[이슈메이커_ 알고리즘 사회 I] 플랫폼 사회에서 알고리즘 노동자의 거취는?
[이슈메이커_ 알고리즘 사회 I] 플랫폼 사회에서 알고리즘 노동자의 거취는?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05.0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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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플랫폼 사회에서 알고리즘 노동자의 거취는?
인간 친화적인 알고리즘 연구와 활용 방안 마련 시급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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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대에서 기업의 3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산업이 디지털화되며 기술과 지식, 그리고 브랜드와 같은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이들은 현재 ‘알고리즘’으로 진화하고 있다. 유형자산의 집합인 아날로그 시대가 무형자산의 집합인 디지털 시대, 즉 알고리즘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미래 성장과 발전은 알고리즘과 데이터 영역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서 오는 진통이 상당하다. 유형의 노동 자산이 무형의 노동 자산으로 바뀌며 플랫폼 내에서 급격한 노동 방식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알고리즘 노동자’로 불리는 이들은 플랫폼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온디맨드로부터 야기된 노동 시장의 균형 불안
모바일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즉각적으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활동을 뜻하는 ‘온디맨드’(on-demand)가 세계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그리고 바라는 대로 즉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나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는 온디맨드는 공유 택시, 배송, 자율주행차, SNS, 로봇, AI, Big Data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핵심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한 온디맨드 O2O 형태의 비즈니스로 현대 사회의 대표적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핵심 역할을 한 것은 미국이다. 현재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은 필요에 따라 기업들이 단기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고용 형태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온디맨드 시장의 탄생과 맞물리며 등장한 새로운 고용 형태와 직업 형태에 기인한 현상으로 노동시장의 비주류였던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얻게 한다는 긍정적 평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나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의 고용 형태가 너무나 빠르게 변하며 노동시장의 균형을 깨뜨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필요에 따라 고용되는 노동 형태는 ‘정규직’이라는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에서 2017년에 발표한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알고리즘 노동자들은 개별적인 독립계약자들이 될 가능성이 많다. 새로운 알고리즘 노동자가 늘어나는 경우 노동환경은 천편일률적으로 바뀔 것이다. 무리한 근무 시간, 자율적 휴가 등 다양한 장점도 있지만 보장된 안전망이 없는, 보장된 양질의 일자리가 없는 사회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온디맨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알고리즘 노동자가 증가한다면 실업률은 단기적으로 낮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용의 질을 저하시키고 임금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수학적 공식이 정답은 아니다
알고리즘 노동자라는 개념은 오라일리 미디어의 창립자이자 ‘오픈소스’와 ‘웹 2.0’이라는 IT 개념을 대중화시킨 바 있는 팀 오라일리(Tim O'Reilly)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알고리즘 노동자’에 대해 ‘지속적인 부분고용(Continuous Partial Employment)’으로 표현하며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소속되면서도, 일이 있을 때만 일한다는 측면에서 생산성을 극도로 상승한다. 노동 시간은 실제로 ‘노동’하는 시간만 인정되기 때문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알고리즘 노동자는 알고리즘의 수학적 공식처럼 입력값에 따라 결괏값이 결정되는데, 일례로 소비자의 주문 전화가 입력값이라면 배달이나 운전 대행 등 서비스가 진행되는 상황이 결괏값이 된다.
 
실제로 세계적인 공유 택시 기업 우버는 계약 운전자를 내부적으로 ‘개인 기업가적 소비자’(entrepreneurial customer)로 부른다. 노동이 소비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정의하는 것이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대학원 이광석 교수는 칼럼을 통해 “플랫폼에서 노동은 그저 사고팔기 위해 거래되는 자원들 중 하나일 뿐이다. 완전 고용 없이 독립 계약만이 존재하는 플랫폼의 세계에서는 인간 노동이 교환 자원이나 소비재 정도로 강등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동 시장의 재앙으로 다가올 가능성 존재
일각에서는 알고리즘에 대한 공정성을 논하기도 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학적 사고의 집합체가 바로 알고리즘이기에 사람의 편견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잘못된 말은 아니다. 사람의 힘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알고리즘은 완벽하지 않다.
 
이 같은 조건을 간과하고 알고리즘을 활용해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던 재미난 일례가 있다. 지난 2016년 열린 한 온라인 미인대회가 그 사례다. ‘뷰티닷에이아이’((Beauty.AI)라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했던 이 온라인 미인대회는 전 세계 100개국 6천 명이 제출한 인물사진을 대상으로 얼굴 대칭과 피부 상태, 주름 등을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선정된 수상자 44명 중 43명이 백인이었다.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믿었던 AI 알고리즘에 인물 데이터에 대한 다양한 피부색 사진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데이터의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미(美)의 기준만을 입력한 알고리즘도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사람이 살아가며 수많은 내·외부적 요인으로 달라지는 노동환경을 알고리즘으로 대체한다는 것에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해 경제 관련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알고리즘에 사용되는 단순한 데이터값에 의해 인간 노동의 가치와 효율, 그리고 상황에 맞는 유연함이 온전히 구현될 것이라 전망하지 않는다”며 “다만 알고리즘의 노동 시장 개입으로 인해 편향성이 심화한다거나 직접적인 경영 권한 침해,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노동 시장의 혁신이 아니라 재앙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알고리즘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사람이었고, 이를 활용하는 것도 사람, 이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도 사람이다. 때문에 알고리즘은 보편적인 대중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존재서가나 하나의 산업군 자체에 급격한 변화를 몰고 와서도 안 된다. 플랫폼과 데이터, 그리고 기술과 노동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보다 인간 친화적인 알고리즘의 연구와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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