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알고리즘 사회 Ⅱ] 우리의 삶 지배하는 알고리즘
[이슈메이커_알고리즘 사회 Ⅱ] 우리의 삶 지배하는 알고리즘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05.0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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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우리의 삶 지배하는 알고리즘
‘노예’ 대신 ‘주인’되기 위한 면역력 필요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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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이 들 때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현대인들은 뉴스를 확인하거나, 업무를 보며 자료를 찾고 SNS 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위들을 모바일로 진행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는 ‘알고리즘’이 작동한다. 플랫폼이 이용자의 취향과 선호도 등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검색의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자신들이 알고리즘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까?
 
알고리즘의 집합체, 유튜브와 페이스북
전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으로 꼽히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의 집합체다. 이용자의 각종 정보는 물론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좋아할 만한 자료와 영상을 끊임없이 추천한다. 초기만 하더라도 이와 같은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고루 접해 사회가 균형 있게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현실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일례로 페이스북의 경우 플랫폼에 서식하는 범죄 조직들을 검색하면 자동화 알고리즘을 통해 다른 단체도 추천해주고 있어 논란이 되었다. 이로 인해 불법적인 물품 판매나 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며 페이스북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유튜브의 경우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유튜브가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논쟁의 공간으로 바뀌면서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되거나 자동 재생되는 영상들이 편향을 강화하고 사회 극단화를 초래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유튜브는 추천 알고리즘으로 이용자들이 체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음모론적인 내용까지도 빈번하게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극단주의자들이 추천 알고리즘을 악용해 가짜뉴스를 유튜브 이용자들에게 교묘히 심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인 영상에서부터 점차 수위를 높이는 영상이 추천되도록 해 사람들이 그 내용에 빠져들게 한다는 것이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이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하는 콘텐츠들이 확증편향을 부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Pixabay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이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하는 콘텐츠들이 확증편향을 부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Pixabay

 

극단적 사고 부르는 ‘필터 버블’ 우려 꾸준히 제기
이와 같은 콘텐츠 배열과 추천 알고리즘이 ‘확증편향’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용자를 특정 정보의 거품에 가두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과도 같은 개념이다. 자동생성 된 콘텐츠에 한번 발을 내딛게 되면 진실은 사라지고 ‘보고 싶은 뉴스’만 보게 되면서 자신의 생각이 진리라는 오류에 깊게 빠질 수밖에 없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기계라지만 사람이 편견을 갖는 이상 데이터를 모아 작동되면 공정성 대신 알고리즘도 편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EU의 알고리즘 규제 이슈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단계에서 개발자의 성향과 판단, 사회적 풍토, 외적인 압력이 개입되기 때문에 알고리즘은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플랫폼이 단순히 필터버블을 초래하는 것을 방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부추긴다는 점이다. 유튜브의 엔지니어 출신인 기욤 샬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체류시간에만 집중된 유튜브 추천 시스템은 필터버블과 페이크뉴스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효율’과 ‘수익 증대’라는 목표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튜브는 지난 1월 음모론이나 허위정보의 경계에 있는 정보를 추천 영상에 뜨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뢰할 수 있는 매체의 정보가 우선적으로 노출되고, 혐오표현을 미리 식별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다만 이와 같은 가이드라인이 한국에도 도입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보와 소문의 출처 및 의도 확인하는 자세 요구
대한민국 국민들이 뉴스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포털인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웹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가 빠지고, 뉴스서비스에선 자체 편집 기능을 없앤 것이다. 지난해 ‘드루킹 사건’이 발생하며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가 여론 조작 수단으로 오용됐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타개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 첫 페이지와 PC 뉴스 홈 상단 기사 제공방식도 인공지능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인 ‘에어스(AiRS)’ 기반으로 대체했다.
 
에어스는 지난 2017년 네이버가 처음 선보인 이용자별 콘텐츠 소비패턴 분석 기반 기술이다. 이용자와 비슷한 관심사의 사람들이 많은 본 콘텐츠를 먼저 보여주는 ‘협력 필터’와 문서 충실도 및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품질모델’이 결합된 방식이다. 경쟁업체인 구글과 카카오 역시 AI 기술 기반으로 뉴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 위원회는 에어스를 검증한 결과 이용자의 기존 관심사와는 다른 분야의 기사도 함께 추천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필터 버블’ 문제를 최소화 하고 있다는 검증 결과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성공을 단정할 수는 없다. 유튜브나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이용자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많이 본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면서 생기는 ‘뉴스편식’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떤 이유로 이 기사가 이용자에게 추천됐는지 이해할 수 있는 정보제공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플랫폼이 우리 삶을 지배하는 현실은 벗어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용자 스스로의 노력이다. 끊임없이 정보와 소문의 출처를 확인하고 의도를 의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알고리즘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나갈 때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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