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y finance technology] 장난감 재테크 열풍
[Toy finance technology] 장난감 재테크 열풍
  • 민문기 기자
  • 승인 2015.04.27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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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민문기 기자]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취미를 넘어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돼


​일부 판매업자들 매점매석(買占賣惜)통해 영리 취하고 있어…



 

  

최근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족들이 증가하고 있다. 20~40대의 구매력을 가진 성인들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향수를 그리워하며 그 경험을 다시 소비하는 문화현상인 키덜트 문화는 꾸준한 성장과 함께 현재 시장 규모가 5,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장난감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며 특정 제품들은 품귀 현상과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일부 전문 판매업자들은 장난감을 대규모 구매 후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등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한다.



키덜트 마케팅 전성시대


지난해 5월 전국의 맥도날드 매장 앞에 새벽부터 많은 소비자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일명 ‘해피밀 대란’이라 불리게 된 이 날은 한국 맥도날드가 판매한 해피밀 슈퍼마리오 장난감 세트를 구매하려는 과정에서 생긴 해프닝이었다. 해당 장난감 세트는 1차 판매분이 단 3일 만에 품절되며, 맥도날드의 판매랑은 평소보다 8~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난감의 사용권장 연령이 3세인 것에 반해 실제 구매자들은 성인들로 나타났으며 무분별한 사재기를 위해 구매한 햄버거는 버리는 모습들도 나타났다. 또한, 몇몇 소비자는 3500원가량에 구매한 장난감을 중고거래 사이트에 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했다. 국내 최다 회원을 보유한 중고제품 거래사이트 ‘중고나라’는 과도한 구매경쟁을 막고자 자체 규정에 따라 해당 장난감 판매를 금지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졌다. 이런 현상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치열한 경쟁사회에 내몰린 어른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던 어린 시절에 누렸던 문화로 회귀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많은 기업은 구매력을 갖춘 키덜트족의 증가에 발맞춰 그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들이 해당 특수를 많이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겨울왕국’의 캐릭터를 케이크로 구현해 판매에 나섰으며, 던킨도너츠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트롤을 형상화한 ‘무민’ 모양의 한정판을 판매해 30% 이상의 매출이 증가했다. 외식업체뿐만 아니라 음료나 식품에도 인기 있는 캐릭터를 그려 넣는 제품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삼립식품은 ‘카카오톡’으로 인기를 끈 카카오 캐릭터 호빵을 출시해 하루 평균 1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키덜트 상품들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판매가격이 높은 편이다. 주요 키덜트 상품으로는 프라모델, 무선 조종 자동차(RC 카), 애니메이션 캐릭터 제품들이 있다. 온라인 구직사이트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키덜트족의 관심분야는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이 1위를 차지했고, 프라모델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 무선 조종 자동차, 캐릭터 제품, 피규어와 미니어처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해당 제품들은 그 가격이 수십만 원을 웃도는 상품들도 있어 경제력을 가진 어른들의 취미로 자리 잡았다. 현재 국내에는 피규어 관련 동호회만 300여개가 있을 만큼, 계속되는 증가추세에 있다.

 

 

 

돈 되는 장난감? 과도한 구매 경쟁으로 피해보는 소비자들


장난감의 수요증가와 함께 몇몇 제품들은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티라노킹’ 합체로봇은 최근 어린이들이 가지고 싶은 장난감 1순위에 꼽힐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많은 수요 때문에 정가 7만5,000원의 제품이 인터넷 쇼핑몰에선 최저 15만원에서 최대 30만원까지 재판매가 되고 있다. 정가대비 2~3배가 넘는 가격에 장난감 되팔기가 가능하다보니 일부 판매업자와 소비자들은 사재기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일각에선 공정위원회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기도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상직 의원은 이같은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난감을 통해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입소문 때문에 ‘레테크’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레테크란 덴마크의 블록완구인 레고와 재테크를 합성한 단어로, 단종된 레고 제품을 판매해 몇 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얻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서 레고에 관련된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 수는 1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사람들이 레고에 관심을 가지면서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레고사에서도 키덜트족에 초점을 맞춘 모델들을 출시하거나 한정판 모델을 선보이며 과열 양상은 더해갔다. 레고가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 이유는 단종된 제품을 덴마크 본사에서 추가 제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정가 70만 원에 출시됐던 ‘10179 밀레니엄팔콘’이란 제품은 단종 후 중고거래 카페 등에서 4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일명 ‘모듈러’라 불리는 건축물 시리즈 제품들은 판매가 20만 원 선에 출시되지만, 단종과 함께 2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몇 배가 넘는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에 일부 판매업자들과 마니아들은 마트에서 같은 제품을 싹쓸이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런 행위들로 평범한 레고 동호인들은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레고 커뮤니티 사이트의 한 회원은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곳의 마트를 돌아다녔지만 번번이 제품들은 품절이었고, 카트에 같은 제품을 몇 개씩 쌓아서 사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며 “이런 행태들로 정작 평범하게 레고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정가보다 높은 금액을 주고 구매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레테크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표현했다.


  이처럼 희소성 높은 장난감이 정가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정작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할 아이들은 제품을 구할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존재해야 할 장난감이 어른들의 욕심으로 돈벌이 수단에 이용되는 세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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