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 한기범 대표
[단독 인터뷰]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 한기범 대표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04.27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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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희망을 전달하는 키다리아저씨


인생의 후반전은 승리보다 나눔을 향해





205cm의 장신을 이용한 고공플레이로 농구대잔치 MVP와 수비상을 연거푸 수상한 리바운드의 제왕 한기범. 명지고, 중앙대, 기아자동차를 거치며 팀을 우승의 자리로 이끌었던 그는 농구대잔치의 202경기에 출전해 통산 1,548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 대표는 화려했던 선수생활에서 은퇴한 후 마르판증후군이라는 심장병과 잇따른 사업실패로 절망을 경험하기도 했다. 어려움을 딛고 희망을 나누는 인생의 후반전을 경기 중인 그를 지난 4월 10일 한기범희망나눔 사무소에서 직접 만나보았다.



전년도에 실시한 농구자선경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경기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떠셨습니까?

 

상당히 좋았습니다. 제가 2011년도에 처음으로 농구자선경기를 개최했거든요. 제가 농구선수 출신이다 보니 동료와 후배 선수들에게 부탁을 했는데 허재나 강동희, 문경은 감독을 시작으로 많은 후배들이 참석해줬습니다. 운영상에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 함께 참가해준 동료와 후배들이 힘써줘서 자선경기도 원활히 진행되었고요. 또한, 참가한 선수들이 농구자선경기의 의미를 좋게 생각해주고 앞으로도 계속 불러달라고 해서 무척이나 고마웠습니다.

 

 

희망재단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저는 만 명당 한 명꼴로 생기는 마르판증후군이라는 심장병을 앓았습니다. 이 병은 유전으로 발생되는데, 저희 아버지도 일찍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고 제 남동생도 2000년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저도 혹시나 해서 검사를 했는데, 이미 증상이 진행된 상태였어요. 그래서 두 번에 걸쳐서 수술을 했습니다. 첫 번째 수술은 선수생활이 끝나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몇 천만 원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수술은 사업까지 실패했던 최악의 상태였기 때문에, 경제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 한국심장재단에 갔습니다. 당시 제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 수술 지원 조건이 되어 무사히 수술을 할 수 있었고요. 이렇게 도움을 받고 살아나니 제가 받은 도움을 어떻게든 갚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심장병의 고통과 어려움을 경험했으니 우선적으로 심장병 어린이들을 돕고 싶었고요, 또한, 제가 농구선수였기 때문에 농구 꿈나무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다문화가정 역시 좋은 취지로 후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희망나눔을 운영하시면서 어려운신 점은 없으신가요?

 

처음에 무(無)에서 시작할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누군가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강한 추진력이 생겨서 준비하는 과정이나 계획 없이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농구자선경기나 성금 전달은 자본이 있고, 누군가가 후원을 해줘야 시작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저는 자본이 없었기 때문에 아는 지인에게 찾아가서 “사장님, 저 희망나눔을 진행할 예정이니 후원 좀 해주세요”라고 부탁하러 다녔습니다. 그 결과 자선경기부터 희망나눔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고, 어린이 심장병 환자들에게 수익금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던 과거가 있었던 만큼 보람찬 순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셨습니까?

 

저는 심장수술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런데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 아이들이 겪는 고통은 제가 겪은 고통보다 훨씬 심각하거든요. 게다가 선천적으로 심장병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은 한 번에 수술을 못하고 다섯 번에서 여섯 번까지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부모님들의 경제적인 어려움도 당연히 따르고요. 이처럼 어려움을 느끼는 가족에게 기부금을 전달해 줄 때 가장 기뻤습니다. 또한, 농구자선경기에 많은 후배들이 참가해주고 관객석이 관중 분들로 가득 찼을 때 정말 보람찼습니다.

 

 

현역시절, 라이벌로 생각했던 선수와 가장 큰 가르침을 주신 지도자를 꼽으신다면 누구일까요?

 

저의 라이벌은 김유택 선수였습니다. 같은 팀에서 활동하며 서로 지는 것을 싫어하다보니까 저도 모르게 실력이 많이 향상되더군요. 라이벌은 실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원동력입니다. 때문에 후배들에게 팀 구별 없이 항상 라이벌을 만들라고 조언을 하고요. 그리고 저의 절대적인 은사님은 중앙대학교의 정봉섭 감독님과 기아자동차의 방열 감독님입니다. 정봉섭 감독님은 대학에서 처음으로 농구를 배울 때 많은 도움을 주셨고, 방열 감독님께서는 프로농구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해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선수시절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십니까?

 

1983년, 중앙대학교가 처음으로 우승을 했을 때입니다. 대학농구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70년이 넘도록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가 서로 번갈아가며 우승을 했습니다. 다른 대학교들은 우승을 쳐다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중앙대학교에서 1983년에 드디어 70년의 아성을 깨뜨렸습니다. 당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강동희, 허재, 김유택 선수들과 끌어안고 좋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은퇴 후에 방송에 많이 출현하셨습니다. 최근에는 대표님의 뒤를 이어 서장훈 선수나 김승현 선수가 예능에 출현하고 있고요.

 

중앙대학교에서 코치로 활동할 때 선수들이 연예인에게 동경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방송사에서 저보고 출현해달라는 요청도 많았고요. 그 때 저는 선수들에게 ‘운동을 열심히 하니 방송에 나갈 수 있는 기회도 생기더라, 너희들도 운동을 열심히 하면 방송뿐만 아니라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라는 부분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때문에 방송에 출현한 이유도 있고요.

 

  지금은 서장훈 선수나 김승현 선수가 방송에 출현하는 점이 농구의 저변을 넓히고 알리는데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하는 농구 경기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때문에 저는 농구자선경기 등의 외부적인 활동을 통해 농구를 많이 알리고 있지만, 스타선수출신들이 예능과 같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농구를 알리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도 계속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에게 농구와 나눔은 어떤 의미입니까?

 

농구는 저에게 인생입니다. 저는 대학 졸업식도 참석하지 못하고 농구시합을 할 정도로 계속 농구만 하며 살아왔습니다. 농구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죽기 살기로 노력했기 때문에 현재의 위치에 올라왔다고 생각합니다.

 

  나눔은 희망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농구라는 재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나눌 수 있습니다. 꿈나무 아이들에게 농구를 직접 지도해주고, 자선농구대회도 개최하고요. 이처럼 운동이나 예술, 공부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누는 삶을 산다면 희망찬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는 희망나눔 법인의 재정적인 안정화가 시급합니다. 저희를 후원하시는 분들이 1만 300여명 정도 계시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아직 후원을 많이 받아야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희 법인의 경제적 안정화를 이루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오지에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저는 ‘도전 지구탐험대’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오지만 5번을 가보았습니다. 오지를 가면 그 나라의 어려운 실상을 다 보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어려웠을 때 많은 도움을 받았듯이 저 역시 농구나 재정적인 면에서 오지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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