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불통’의 어울리지 않는 조화 만들어내는 프로 코스프레 팀
‘소통’과 ‘불통’의 어울리지 않는 조화 만들어내는 프로 코스프레 팀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04.08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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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소통’과 ‘불통’의 어울리지 않는 조화 만들어내는 프로 코스프레 팀

철저한 분석, 뜨거운 열정, 높은 기술력으로 탄생된 종합 예술 콘텐츠

(좌측부터) 박정훈 실장, 크리스티 벨 대표, 공승용 창업자
(좌측부터) 박정훈 실장, 크리스티 벨 대표, 공승용 창업자

 

유명 게임이나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모방하여 그들과 같은 의상을 입고 분장해 행동을 흉내 내는 놀이, 일종의 퍼포먼스를 일컫는 ‘코스프레’. 원래의 명칭인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를 줄여 불리고 있는 이 코스프레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캐릭터 산업의 발전과 ICT 산업의 부흥이 맞물리며 점점 대중화에 다가서고 있는 코스프레가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스프레 팀 중 하나로 코스프레를 통해 문화계 이슈를 이끌어가고 있는 ‘Team CSL’(공승용 창업자, 크리스티 벨 대표, 박정훈 실장)을 찾아보았다.


코스프레 편견 없애고 건전한 문화로 정착시키고파

코스프레 시장은 매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때 애니메이션의 서브컬쳐 중 하나로 분류됐던 코스프레 시장은 세계적으로 그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를 바라보는 인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의 흐름에 힘을 싣고자 코스프레와 관련된 많은 단체는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고, 이 같은 노력으로 이제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문화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고 있다. 또한, 문화영역과 상업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분야로 각광받고 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 영향력을 높아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코스프레 산업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코스프레에 대한 편견이 아직은 남아있는 실정이다. 이에 코스프레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건전한 문화로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프로 코스프레 팀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스프레 팀 중 하나인 ‘Team CSL’에 대한 소개를 해 달라.

(공승용 창업자) “Team CSL은 ‘코스프레 무대 연구소’(Cosplay Stage Laboratory)의 약어로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코스프레 팀이다. 국내 코스어(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할지 모르지만, 아직 일반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팀일 것이다. 하지만 처음 Team CSL이 탄생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코스프레의 창의성과 우수성을 해외에 알려 시장 발전을 이끌어가고자 노력해오고 있기에 빠른 시일 안에 일반 대중들도 Team CSL의 존재를 알아가기 시작할 것이라 믿고 있는 팀이다”

(크리스티 벨 대표) “Team CSL은 지난 2014년 LOL(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과 롤드컵에 참가해 20개의 캐릭터를 소화하며 명성을 얻은 바 있는 팀이다. 코스프레 문화가 발달한 중국과 일본, 태국, 필리핀 등에 게스트와 심사위원으로 꾸준히 활동할 정도로 국내보다는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에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팀이다. 국내에 현존하는 프로 코스프레 팀 중 가장 많은 모델이 활동하고 있으며, 사진만이 아닌 영상을 감미한 아트워크 위주의 작품들을 생산해내며 코스프레 산업의 발전과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영상을 감미한 아트워크 작품이 생소하다. 어떤 작업들이 이뤄지고 있는가?

(박정훈 실장) “Team CSL이 작업하는 아트워크 작품들 중 ‘시네마그래프’(cinemagraph)라는 작업이 있다. 이는 ‘Cinema’와 ‘Photograph’의 합성어로 뉴욕의 사진작가 Jamie Beck과 그래픽아티스트 Kevin Burg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한 촬영 기법인데, Team CSL은 코스프레 업계에서 최초로 이 기법을 적용해 단순히 정지된 사진을 넘어 사진 위에 동영상이 접목되도록 작업하고 있다. 사진에 생동감을 줄뿐만 아니라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모델 중심의 사진이 주가 됐던 기존 코스튬플레이 화보와 달리 장소와 공간 연출, 오브제의 콘셉트에 맞춰 보다 진보한 형태의 화보를 제작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 코스프레에 관심 있는 대중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고, 나아가 한편의 영화 같은 완성도 높은 영상을 추가로 제작해 클라이언트에게도 높은 만족감을 주고 있다”

Team CSL은 모델 중심의 사진이 주가 됐던 기존 코스튬플레이 화보와 달리 장소와 공간 연출, 오브제의 콘셉트에 맞춰 보다 진보한 형태의 화보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은 Team CSL이 작업한 ‘Overwatch - Soldier, Reaper’
Team CSL은 모델 중심의 사진이 주가 됐던 기존 코스튬플레이 화보와 달리 장소와 공간 연출, 오브제의 콘셉트에 맞춰 보다 진보한 형태의 화보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은 Team CSL이 작업한 ‘Overwatch - Soldier, Reaper’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내용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공승용 창업자) “코스튬플레이 화보뿐만 아니라 촬영을 위한 기본 소품부터 모델 섭외, 의상 제작, 세트 제작까지 아우르는 사업영역을 갖추고 있다. 일반 모델은 물론 아이돌 스타와도 작업하며 코스프레 문화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박정훈 실장) “코스플레이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다. 비록 긴 시간이 아닌 짧은 액션 퍼포먼스에 가깝지만 하나의 행사에 참여하는 Team CSL의 코스플레이어는 기본적인 캣워크와 무대 포즈, 그리고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를 위한 음악 BGM 작업은 덤이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크리스티 벨 대표) “롤플레잉 비디오 게임 시리즈 중 ‘발키리 프로파일’이라는 작품이 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지난 2013년, 한국에 약 한 달 정도 체류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공승용 창업자님과 이 작품을 만들어 볼 기회가 생겼었다. 저 역시 싱가포르(고향)에서 코스어로 활동을 해왔고, 의상과 소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흔쾌히 작업을 함께하게 됐는데, 한국과 싱가포르의 코스튬 색깔이 달라서인지, 저와 공승용 창업자의 코드가 맞지 않아서인지 제작하는 데 의견 차이가 상당히 많았다. 발키리프로파일에 대한 기대와 열정이 컸던 만큼 한 달이라는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 그때의 기억이 남아 제가 한국으로 들어와 본격적으로 코스프레 사업을 펼치게 된 것 같다”

(공승용 창업자) “카카오에서 서비스하는 ‘음양사’라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에서 최고의 캐릭터 중 하나인 ‘고획조’라는 캐릭터의 코스프레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처음으로 사진 작업을 함께 했던 작품이기도 했고, 시네마그래프를 처음으로 적용해본 작품이기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시네마그래프에 익숙하지 않았었기에 작업 속도는 매우 더뎠고 힘들었지만, 당시 촬영물 전부를 시네마그래프로 만들어냈다. 열정과 집념의 산물이라 저 뿐만 아니라 Team CSL에게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Team CSL이 작업한 ‘Valkyrie Profile’
Team CSL이 작업한 ‘Valkyrie Profile’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코스프레 팀으로 활동해오며 어려움은 없었는지?

(공승용 창업자) “저는 원래 조경디자인을 하는 사람이었다. 코스프레와는 연관이 없는 일들을 해왔었지만 유년 시절부터 코스튬플레이를 취미로 해오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더 늦기 전에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을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저와 함께 시작했던 박정훈 실장님도 원래는 콘도에서 회원 관리 업무를 하셨던 분이다. 2011년에 Team CSL을 만들며 제가 제일 먼저 ‘보쌈’해온 분이기도 하다. 그렇게 Team CSL을 결성한 후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당시 코스프레는 하나의 사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단순한 취미나 괴짜들이 하는 마이너한 문화로 인식되던 시절이었기에 프로젝트 수주가 쉽지 않았었다. 설령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하더라도 장소를 섭외하거나 모델을 섭외하는 일, 그리고 이들과 원만하게 의견을 조율해 작업을 마치는 일 등 모든 것이 난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코스프레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해보고자 시작한 팀이었기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만 집중했다. 클라이언트가 만족해할 때까지 소통했고 결과물을 검토했다. 코스프레를 활용한 마케팅에 반신반의했던 클라이언트들은 조금씩 그 효과와 영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당시 인연을 맺었던 클라이언트들과는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가고 있다. Team CSL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도 해주고 있다”

 

Team CSL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박정훈 실장) “기획력이라고 생각한다. 모델 사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Team CSL에는 영상 CG 사업부를 따로 두고 작업을 하고 있기에 다른 코스프레 팀과는 차별화된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크리스티 벨 대표) “작품을 만들다 보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과 Team CSL이 추구하는 바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클라이언트에 맞춰 작품을 만들게 되는데, Team CSL은 그렇지 않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결과물과 Team CSL이 원하는 결과물 모두를 작업한다. Team CSL은 하나의 기업이기에 수익적인 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코스프레라는 하나의 종합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같은 신념을 지켜나가고자 ‘소통’과 ‘불통’의 어울리지 않는 조화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해나가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촬영물 전부를 시네마토그래프로 만들었던 Team CSL의 ‘고획조’ 코스프레.
촬영물 전부를 시네마그래프로 만들었던 Team CSL의 ‘고획조’ 코스프레.

대중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공승용 창업자) “대중들이 과거보다 코스프레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크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고 기쁜 일이다. 다만, 한 가지만 첨언하자면 코스프레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나 예술의 한 분야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Team CSL뿐만 아니라 다른 코스프레 팀에서 생산되는 콘텐츠들은 많은 이들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바탕 되어 탄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코스프레가 더 이상 마이너한 문화가 아닌 메이저한 문화로 인식될 수 있도록 코스어들은 끊임없이 노력해갈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을 색안경 없이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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