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on Culture] 철공소 골목 문래동, 예술인 창작마을 되다
[Focus on Culture] 철공소 골목 문래동, 예술인 창작마을 되다
  • 이영현 기자
  • 승인 2015.03.12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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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영현 기자]




철공소 골목 문래동, 예술인 창작마을 되다


쇳소리와 예술이 공존하는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있는 곳







1970년대 문래동 철공소 골목은 쇳덩어리 부딪치는 소리로 가득 찼다. 쇠를 깎고 녹여 제조업의 부품과 소재를 만드는 철공소가 모여 있어 ‘뿌리산업’의 메카라고 불릴 만큼 문래동은 활황을 맞이했으나 제조업의 쇠퇴로 인해 쇳소리는 점점 줄어갔다. 하지만 예술인들이 ‘아날로그 감성’으로 예술품을 창작하고 있어 서울의 대표 관광지로 제2의 문래동 활황기를 누리고 있다.



‘쇳덩어리를 예술작품으로’ 의미 있는 문래동의 변신


  서울 문래동 철공소 골목은 경제발전의 태동기인 1960년대 문을 열기 시작해 국내 산업발전과 궤를 같이해왔다. 쇠를 깎고 녹여서 부품과 소재를 만드는 철공소가 밀집한 문래동의 철공소들은 1970~1980년대까지 절정을 누렸으나 제조업 활황의 날개가 꺾이면서 이곳 철공소 골목은 쇠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빈 철공소에 예술인들이 모이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 꿈을 가진 청년 예술가들이 문래동에 모여 예술촌을 형성하면서 문래동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통한 창조경제의 확산에 이바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1960년대풍의 낡은 공장이 밀집한 문래동에는 금속가공 장인 1,3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속가공 장인들과 함께 문래동에는 회화 설치미술 연극 음악 행위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250명의 작가가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예술인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문래동으로 몰려들었다. 이곳에 있던 공장들이 떠나면서 빈 공간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고 예술인이 많은 홍익대 앞과 가까운 것과 값싼 임차료도 예술인들이 몰리는데 한몫했다. 이에 문래동의 한 금속가공업자는 “젊은 예술인들이 문래동에 예술창작촌을 구성해 칙칙한 분위기가 밝아지고 각지의 젊은이들이 몰려 생기가 돌고 있다”며 최근 문래동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젊은 예술인들이 문래동에 예술창작촌을 구성해 칙칙한 분위기가 밝아지고 각지의 젊은이들이 몰려 생기가 돌고 있다”




  이러한 문래동의 예술촌으로의 변신은 해외 유명 외국 예술인들도 문래동의 매력에 이끌려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영국의 사이먼 휘트햄과 호주의 제러미 나이덱이 공연 준비와 강연을 위해 문래동에 오기도 했다. 문래동의 변신은 자연스럽게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이끌어냈다. 현재 많은 예술인들이 철공소 골목에서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회화·조각·영상·연극·마임·거리 퍼포먼스 등에서 창의적인 변화를 지속하면서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들이 주체적으로 문래동을 거점으로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문래동의 희망찬 미래에도 걱정거리가 있다. 문래동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불편함이다. 문래동의 문화·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오랫동안 문래동을 지켜온 많은 지역주민에게 어색하기만 하다. 최근 1,000만을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으로 부산의 명소로 떠오른 ‘꽃분이네’는 주변 상가에 피해를 줄 정도로 인파가 몰리는데도 정작 매출로는 이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했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도 전에 건물주인이 가게 운영자에게 권리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해 폐업 위기에 처했다. 문래동에서 제2의 ‘꽃분이네’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관광객들의 매너와 서울시와 정부의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문래동을 찾은 관광객들은 곳곳에 그들이 만든 벤치, 간판 등 설치미술 작품들도 즐길 수 있으며 연극이나 공연 등의 행위 예술도 경험해 볼 수 있다




창의적인 예술가들의 ‘소통과 상생’의 공간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갤러리와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또한 문래동을 찾은 관광객들은 곳곳에 그들이 만든 벤치, 간판 등 설치미술 작품들도 즐길 수 있으며 연극이나 공연 등의 행위 예술도 경험해 볼 수 있다. 고급스러운 극장이 아닌 문래동 골목가에 위치한 극장은 갖춰 입은 옷차림이 아닌 편안한 복장과 가벼운 슬리퍼를 신고서도 충분히 문학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골목길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이러한 예술가들의 활동으로 인해 침체돼 있던 철공소들도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해 문래동을 철공소 골목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 개소를 계기로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일자리를 주던 문래동의 영광을 철공인 여러분들과 함께 다시 재현해 드리고자 한다”며 “앞으로 이곳을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발상을 통해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가꿔 같이 만들어 나가려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추후 두산인프라코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문래동을 연계해 기술개발이나 사업화, 활로 개척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문래 소공인특화지원센터 확대이전 개소식과 더불어 문래동을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시킨 문래동 예술가들이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창조경제박람회’ 참가하는 등의 다양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문래동 예술가들과 철공소는 대한민국의 특별 관광구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고의 기술을 가진 문래 상공인들과 예술인들의 감각이 접목된다면 산업과 예술이 만나서 문래동만의 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고 이런 제품들이 공공조달 시장이나 전자상거래 등으로 판로가 다각화된다면 기존에 하청 중심으로 가던 것을 넘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숱한 위기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 자리 잡고 추운 겨울에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예술가들의 활동으로 문래동 예술촌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문화와 예술의 발전을 꿈꾸며 이곳에 새로운 창조의 색을 입히는 예술가들의 움직임이 창조경제의 원동력이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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