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상가 에머슨은 ‘교육의 비결은 학생들을 존중하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학생에 대한 존중과 인성교육에서 온다고 믿는 남양주시 도농중학교(이하 도농중)의 이경순 교장을 만나봤다. 도농중에선 일 년에 두 번 치러지는 ‘친구 사랑주간’에 이색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학생들끼리 서로 악수 또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교사들은 가면을 쓰고 사탕을 나눠주기도 한다. 학생들이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고, 교사들과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친구 사랑주간은 도농 중학교를 학교폭력이 없는 즐거운 학교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최근 높아진 교육열로 인해, 학교평가에 있어 학생들의 성적이 가장 중요시되는 사회 풍토가 만연하다. 이경순 교장은 인재 양성에 있어 학업능력보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교장은 “학교에서 친구들이 괴롭히거나 때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면 어떤 교육을 통해서도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없습니다. 학교를 오는 발걸음이 즐겁고 가볍다면 공부는 저절로 즐길 수 있습니다”라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이경순 교장은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로 도농중에서는 교사들이 학생에게 ‘사랑합니다’, 학생은 교사들에게 ‘존경합니다’라고 인사한다. 이런 평범한 인사말 하나로도 학생과 교사 사이에는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두 번째 프로그램으론 5월과 10월에 ‘애플데이’를 지정하여 친구에게 사과편지를 쓰며 서로에게 상처 줬던 말들에 대해 반성한다. 또한, 아빠와 다소 거리감을 느끼는 아이들을 위해 ‘아버지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 교실은, 아이들이 평상시에 아버지께 하지 못하는 말과 자식에 대해 느끼는 점을 선생님과 함께 상담하며, 다양한 게임도 함께해 서로간의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경순 교장은 중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자아 정체성이 확립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도농 중학교는 학생들의 인성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정들을 통해 인성과 학업,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특히 진로에 대한 체험수업들을 위해, 다양한 직업을 가진 학부모들을 초청하여 특강을 한다. 이런 체험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공부 이외에도 본인들의 장점과 적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한다.

  도농중학교는 오는 2015년부터 1학년에서 한 학기 동안 정기 고사가 없는 ‘자유학기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한 학기동안 자신의 앞날에 대해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생각하고 목표를 갖고 진로에 대해 생각하고 자존감과 행복감을 갖게 하자는 취지며, 시험 기간엔 다양한 체험위주 교육 활동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것이 ‘자유학기제’의 주된 목표이다. 이경순 교장은 학생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에서부터 학업성취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는다. 이 교장의 바람처럼 모든 학생이 학교를 통해 공부뿐만이 아닌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