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Ideology] 디즈니의 이데올로기적 환상
[Culture Ideology] 디즈니의 이데올로기적 환상
  • 민문기 기자
  • 승인 2015.03.03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민문기 기자]



애니메이션,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선 ‘함의’를 지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반(反)하는 작품들도 등장해


▲라이온킹 ⓒ 구글


1923년 설립된 월트디즈니사는 최초의 유성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를 시작으로 ‘라이온킹’, ‘토이 스토리’ 등 수많은 애니메이션들이 성공하며 현재에는 테마파크, 방송사를 가진 거대 복합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했다. 연간 2억 명 이상의 관객들이 디즈니 영화를 관람하며, 5천만 이상의 사람들이 테마파크를 방문한다. 해당 기록들을 통해 디즈니의 영향력은 미국을 넘어선 전 세계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디즈니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들이 은연중에 미국적 환상과 다양한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킨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중심의 보수적 이데올로기로 표현되는 ‘라이온 킹’

  ‘라이온 킹’은 디즈니 스튜디오가 기존의 문학작품이 아닌 오리지널 스토리로 만든 첫 창작물이다. 1994년 개봉당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흥행실적에서 3억 41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1위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라이온 킹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주인공인 사자 심바의 탄생과 그의 모험, 사랑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라이온 킹을 통해 할리우드가 추구하는 미국 중심의 이데올로기가 주입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첫 번째로 볼 수 있는 이데올로기는 강자중심의 계급주의이다. 극의 배경이 되는 프라이드 랜드에선 태어난 시점부터 계급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이런 상하관계는 뒤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대표적인 계급주의적 설정이다. 관객들이 무의식적으로 이런 이데올로기를 습득하게 되는 것은 공식 포스터를 통해 처음 이뤄진다. 바위산과 암벽에 서있는 심바가 중심이 되어 배치되며 그를 우러러 보는 동물들은 아래 혹은 뒤쪽에 배치된다. 이런 구도를 통해서 절대 권력을 지닌 지배자층과 피지배자 층의 계급적 분리를 정당화 시킨다. 포스터뿐만 아니라 OST에서도 이런 계급주의 이데올로기를 볼 수 있다. ‘자연의 섭리’란 이 곡의 가사로는 “이것이 삶의 순환, 우리가 각자의 자리를 찾을 때까지, 삶의 순환”란 내용이 이어진다. 해당 OST를 통해서 자신의 위치와 계급은 정해진 것이며 거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뉘앙스를 느끼게 한다. 

  두 번째로 나타나는 이데올로기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선 여성 캐릭터의 수동적 역할이나, 순종적 모습을 많이 발견 할 수 있다. 라이온 킹에서 여성 캐릭터로 대표되는 암사자들은 프라이드 랜드의 지배자가 수사자임을 당연시 받아들인다. 프라이드 랜드에 위기가 닥치더라도 암사자들은 본인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장면들은 사회 속 여성의 모습을 남성을 위한 보조자의 역할 혹은 순종적 대상으로 여기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라이온 킹에선 백인 중심의 인종차별적 요소 역시 나타난다. 주인공인 심바는 황금 빛 갈기와 밝은 피부색, 강한 힘을 가진 백인의 모습을 연상하게 그려진다. 반면에 악역으로 표현되는 스카는 검은색 갈기와 어두운 피부, 왜소한 몸과 비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스카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동양인이나 흑인과 같은 인종을 떠올리게 한다. 캐릭터의 외적인 모습 이외에도 말투에서 역시 이런 인종차별적 모습은 계속해서 보인다. 지배층 계급의 사자들은 정통 영어를 구사하지만, 피 지배층인 하이에나들은 히스패닉 스타일의 영어와 슬럼가의 흑인 어투를 모방했다는 분석까지 이어지며 논란을 더하고 있다.

▲드림웍스의 캐릭터들은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왕자와 공주의 외형과는 차별화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안티디즈니 전략에 맞춰 변화하는 디즈니 캐릭터

  전 세계적으로 500개가 넘는 안티디즈니 웹사이트가 존재한다. 꿈과 희망을 내세운 디즈니 만화가 실상 백인우월주의와 성차별, 맹목적 애국주의를 부추긴다는 것이 주된 비난사유다. 이런 안티디즈니 현상은 디즈니사의 사장으로 있다가 쫓겨난 ‘제프리 카젠버그’가 만든 애니메이션 ‘슈렉’을 통해 극명하게 나타났다.

  슈렉은 디즈니의 경쟁사인 드릭웍스의 작품으로, 제프리 카젠버그를 포함해 디즈니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애니메이션이다. 제작진은 고정된 이미지의 디즈니 캐릭터들이 아이들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 이를 고쳐보고자 슈렉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그들은 왜곡된 모습을 관람한 주 관객층인 아동들은 결국 아름다운 사람은 선할 것이며, 꿈을 이루게 되고,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악한 인물이란 잘못된 인식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반하여 드림웍스는 캐릭터의 내면이 중요하지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전달을 위해 슈렉이란 괴물을 주인공으로 탄생시켰다. 슈렉은 여타 디즈니의 주인공들과 달리 못생기고 냄새가 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주인공인 피오나 공주 역시 마법에 걸려 밤이 되면 괴물로 변한다. 하지만 피오나는 아름다운 모습일 때 보다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 더 착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공주는 마법이 풀리지만, 괴물의 모습으로 남아 디즈니의 결말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드림웍스가 슈렉에 담고 싶었던 의미를 ‘외적인 모습보다 내면의 모습이 더 중요한 것이다’라고 해석한다.

  디즈니사 역시 이런 비난에 맞서기 위해 캐릭터들이 점점 진보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30~60년대에 제작된 신데렐라, 백설공주와 같은 주인공들은 착하고 예쁜 외모 이외에는 특징이 없었으며 현실을 이겨낼 방법은 전혀 고민하지 않고 왕자가 본인을 구해주길 기다리는 캐릭터였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 때문인지 80~90년대 인어공주와 뮬란에서는 디즈니의 공주들도 조금씩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2013년 ‘겨울왕국’에 와서 더 큰 변화로 이어졌다. 극 중 안나는 엘사의 마법을 풀기 위해 모험을 떠나며, 두 명의 여성 캐릭터들은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이런 디즈니 캐릭터들의 변화가 과거 수동적이던 모습으로만 비추던 여성의 모습을 이전보다 훨씬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변화시킨 것으로 해석한다. 애니메이션의 본래 목적인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작품들이 가진 함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정찬민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