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Ⅱ] 2015 대한민국 청소년 보고서
[Special ReportⅡ] 2015 대한민국 청소년 보고서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5.03.0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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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청소년, 그 위태로운 세상의 균열

청소년들의 성장통을 그린 예술작품들




흔히들 예술은 시대를 반영한다고 한다. 즉, 예술작품을 보면 현 시대의 이슈와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청소년을 아이템으로 선보인 다수의 작품들에도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하이틴 로맨스 장르를 많이 찾아볼 수 있었던 반면, 최근에 선보여진 작품들에서는 조금 더 무거운 소재가 주로 다뤄지고 있다.


난무하는 어두운 이야기

  유난히도 청소년 사건사고가 많은 요즘,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도 어둡기만 하다. 자살은 중요한 소재가 된 지 오래 됐으며 폭력, 범죄가 청소년 영화에 난무하는 등 대부분의 작품은 청소년 사회의 부조리를 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8월에 개봉한 이송희일 감독의「야간비행」을 들 수 있다. 해당 작품은 입시경쟁과 왕따, 자살, 폭력으로 뒤엉켜 괴물로 변해버린 청소년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배신하고 이용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로 대구 고교생의 자살직전 CCTV 영상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했다고 한다. 감독은 “정글 같이 성적 경쟁만 요구하는 학교 사회에서 어떻게 우정이 부서지고 서로를 배신하고 약자들이 배척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10대들을 고립시켜가는 사회의 모습들을 묵직하게 통찰한 영화로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국내 작품으로 유일하게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또 다른 예로 지난해 4월, 이수진 감독이 연출한 「한공주」가 있다. ‘밀양 여고생 성폭생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쫓기듯 전학 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을 담아냈다. 영화는 피해자를 지키지 못하는 사회의 무능함을 비판하고 청소년 성폭행 문제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냈다. 사회 현실을 반영해 그려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사람들은 가슴이 먹먹하다 혹은 보기 힘든 영화다라는 반응을 내놓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해다.

  2011년 3월에 개봉한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도 청소년의 심각한 문제를 표현한 영화 중 하나이다. 해당 작품은 고교생들의 예민한 감성과 소통방식을 잘 표현해냈으며 학교는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여주기 최적의 무대이다. 즉, 작은 사회의 압축판이자 세계로 이 안에서 모든 일이 발생한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건 자기 세계의 전부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윤성현 감독은 “코소보나 소말리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보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것이 개인에게는 더 큰 절망으로 다가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통의 엇갈림과 관계 문제를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관객들이 수업, 선생님의 존재, 입시문제 등을 학창시절에 다 겪어봤기 때문에 영화에서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관계에만 집중해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라며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청소년의 일상을 들여다보다

  청소년의 문제점만이 작품화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소재와 일상을 담은 작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제 12회 푸른문학상 청소년소설집을 들 수 있다. 해당하는 소설집 안에는 
김정민 작가의 「스키니진 길들이기」과 김미애 작가의 「파쿠르 소년 홍길동」, 김지민 작가의 「어느 별 태양」 등이 실려있다. 「스키니진 길들이기」은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 봤을 외모와 이성 친구, 형제 자매에 대한 생각들을 '스키니진'이라는 하나의 소재로 엮은 작품이다. 다이어트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청소년들의 고민을 발랄하고 재미있게 풍자한 표제작을 비롯해 아직 미완성이라 더욱 완전한 '나'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가슴 깊은 외침을 그려낸 소설이다. 해당 작품으로 인해 투명한 장벽으로 숨 막힐 듯 압박해오는 세상을 나만의 방식으로 길들이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파쿠르 소년 홍길동」은 자신을 표현하고 인정받고자 하는 남학생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어려운 삶의 지혜를 깨닫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며 「어느 별 태양」은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서 온다는 단순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움을 그리며 그것을 깨닫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6월 개봉한 김경묵 감독의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도 있다. 12시간 동안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47인의 이야기로 짝사랑, 이별, 취업 등의 고민에 빠지거나, 편견과 괴롭힘에 힘들어하는 이 시대 젊은 얼굴들의 일상이 담겨있습니다.


청소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다

  청소년의 시선을 가장 잘 반영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어느 기성작가도 아닌 청소년 본인들이다. 실제로 각종 청소년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경험을 하는지에 대하여 쉽게 접할 수 있다.

  한 예로 2013년 경기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 영화연출을 전공하고 있던 성나연씨가 연출한 단편영화 「Comma」를 들 수 있다. 「Comma」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치열한 입시전쟁에 속 아이들이 흔히 느끼는 감정을 녹여낸 영화이다.

  이 외에 학창시절 경험할 수있는 첫 사랑과 풋풋한 감정을 잘 녹여낸 「설렘주의보」도 있다. 2013년 경기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 영화전공 3기로 재학 중이던 김현진씨가 연출한 작품으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털털한 소녀 수경이 같은 동아리인 방송부 선배에게 반한 이야기를 그렸다.

  성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도 있다. 지난해 수원대학교 연극영화학부 재학 중인 이소윤씨가 연출한 「파라다이스 완성의 공식」이 이에 해당한다. 성적 호르몬 활동이 활발한 남학생들의 '자기위로 행위'를 파라다이스에 가는 과정으로 가정하고, 파라다이스에 도달하는 과정을 수학 공식에 비유한 작품이다. 특별한 상징적 소품으로 영화의 재미를 더했고 쇼트 편집과 다양한 몽타주 기법을 활용하여 청소년의 성적 호기심을 독특하게 다룬 영화다. 


▲12시간 동안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47인의 이야기로 짝사랑, 이별, 취업 등 이시대 젊은이들의 일상을 다룬 영화「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에 출연한 배우들


  청소년들이 직접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긍정적이다. 한 영화 평론가는 “누구보다 그들의 문화와 생각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기성작가는 없습니다. 청소년이란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풀어냈을 때, 어떤 작품보다 훌륭한 완성도를 갖게 됩니다”라고 말하며 그들이 영화를 제작에 참여하는 현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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