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공유경제Ⅰ] 공유인가 약탈인가, 진지한 사회적 고민 필요
[이슈메이커_공유경제Ⅰ] 공유인가 약탈인가, 진지한 사회적 고민 필요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01.28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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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공유인가 약탈인가, 진지한 사회적 고민 필요
곳곳에서 마찰 발생하며 먹구름 드리워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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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모빌리티 자회사의 ‘카풀’ 서비스가 택시 노동자의 분신사망이라는 비극을 남긴 채 도입이 무기한 연기됐다. 작금의 카카오 카풀 논란은 단순히 이용자의 편의성 증대나 택시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국한돼 벌어지는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공유경제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풀을 통해 국내에서 공유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되기 때문이다.

 
‘시대적 흐름’이냐, ‘생존권 위협’인가
 
카풀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논란에 불이 붙은 건 2017년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에서 이를 의제로 삼으면서부터다. 당시 IT 업계에서는 국내 공유경제 확산이 지지부진한 데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고, 다방면에서 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 4차위는 정부와 관련 업계가 모여 카풀 서비스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서비스가 출퇴근 시간대에 발생하는 교통난 완화에 도움이 되며, 택시가 부족한 시간대에만 운영해 기존 시장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택시 업계는 카카오라는 플랫폼이 갖는 위력을 우려하며 ‘생존권’이 위협받을 것이라 주장했다. 3년 만에 택시 시장을 평정한 카카오택시의 사례에서 보듯 카풀 역시 점차적으로 운행을 늘려가며 업계를 잠식하게 될 것으로 본 것이다.
 
갈등이 고조되던 상황 속에서 카카오가 지난해 12월 베타 및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며 화약고에 불이 붙어버렸다. 택시업계가 대규모 파업을 통해 강하게 반발하고, 그 과정에서 택시기사 2명이 분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여론이 출렁이기도 했다.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자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1월15일 “택시업계와의 협력과 사회적 합의를 우선으로 해 원만한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다”며 시범 서비스를 잠정중단한 상태이다.
 
카카오의 ‘무리수’가 화를 불렀나
 
카풀사태를 계기로 한국은 ‘공유경제의 무덤’이라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성장세도 크게 두드러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7년 국내 공유경제 규모를 820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는데, 이는 GDP 대비 0.005%에 불과한 수치다.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기존 경제주체의 반발과 정부의 규제 장벽에 막혀 좌초되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이미 글로벌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가 불법 판정을 받고 사실상 퇴출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자가용으로 승객을 태우고 대가를 받는 행위가 불법행위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 2016년 국내 스타트업 ‘풀러스’가 출시한 최초의 카풀 서비스 역시 택시업계의 반발과 정부의 소극적 대응으로 인해 성장을 지속하지 못하며 사업을 대폭 축소한 상태이기도 하다.
 
차량공유 외에 공유숙박 문제 역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9일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통해 도시 지역에서 내국인에 대한 숙박공유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국회에 계류 중인 공유숙박 서비스 제공을 골자로 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수면 아래 있던 기존 숙박업계의 불만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숙박시설의 공실률이 50%에 달하는데, 공유숙박까지 더해지면 살아남는 숙박업계는 절반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숙박업중앙회 정경재 회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결사적으로 집회, 토론회 등을 통해 공유민박(공유숙박) 도입을 막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정부는 숙박업 세제지원 확대, 품질인증을 받은 숙박업소에 대한 융자지원 등 여러 당근책도 함께 제시했지만 큰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약탈 경제’ 논란 앞으로가 더 문제
 
공유경제를 둘러싼 갈등은 옹호론자들이 내세우는 가치와는 달리 약탈성이 높다는 주장에서도 나온다. 단순히 형태가 다른 플랫폼이 등장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기존의 시장을 대체 잠식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운영주체가 시장의 절대적 지배자 위치에 있는 대기업들이 많다는 점 때문에 ‘약탈경제’가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이나 공유로 포장됐지만 카카오 카풀의 실상을 뜯어보면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기존 중소사업자의 시장을 흡수해 독식하는 방식으로 흐르게 된다”며 “결국 대기업이 중소상인의 먹거리를 빼앗아가는 약탈 경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공유경제의 약탈 논란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거대 기업들이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동안 기존 사업자의 피해 발생과 노동자의 기본권 문제나 착취 논란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상업성을 목적으로 하는 업체들이 ‘선한 가치’를 지닌 바람직한 사회 용어를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결국 공유경제라는 거대한 흐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것도 사실이다.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회적 대타협’의 방안이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계속해서 상생하고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지금처럼 방관하고 정부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다면 혁신성장은 요원해진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득권과 새로운 사업자 사이에서 뾰족한 묘수가 나오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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