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건전한 지구생태계 조성 위한 진취적 연구 펼치다
[이슈메이커] 건전한 지구생태계 조성 위한 진취적 연구 펼치다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01.03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건전한 지구생태계 조성 위한 진취적 연구 펼치다

과학 지식의 대중화 위해 노력할 것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물과 공기, 그리고 토양이다. 이 중 토양은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식량의 터전이자 생태계 물질순환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하지만 토양은 물과 공기에 비해 보전과 관리에 어려움이 많고, 관리에 대한 개념이 다른 요소에 비해 낮아 오염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토양 오염에 대한 전방위적 연구를 펼치며 병들고 있는 지구 토양의 건강을 회복시키고자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펼치고 있는 팀이 있다.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현승훈 교수가 이끌고 있는 토양환경 및 오염물질 제어 연구실이 그 주인공이다.


토양환경의 정확한 진단으로 시간과 비용 절감 기대
고려대학교 토양환경 및 오염물질 제어 연구실은 토양이라는 환경 매체로 유입되는 다양한 화학물질의 거동을 예측하고 이를 제어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펼치며 건전한 지구생태계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생태계 기반으로서 토양이 갖는 매체적 특성에 관한 연구와 폐금속광산, 반환기지, 화학사고 지역 등 오염물질에 장기간 노출된 지역에서 오염물질의 분포와 토양의 질 변화에 대한 연구를 펼치고 있는 그룹이다. 


  현재 이들은 지난 2012년 구미 불화수소산(불산) 가스 누출 사고 이후 제기된 육상생태계 오염에 대한 우려로 시작된 ‘화학사고 후 생태계오염 모니터링 및 생태영향 통합평가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지원으로 광주과학기술원, 안전성평가연구원과 공동연구로 수행되고 있는 이 연구는 화학 사고에 의해 육상생태계로 유입된 화학물질이 생태계 구성요소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피해를 산정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목표로 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오염토양시스템에서 이온성 중금속의 비평형적 거동현상 규명’ 과제를 통해 장기간 방치된 폐금속광산부지를 대상으로 중금속 거동에 관여하는 비평형적 변수를 도출하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현승훈 교수는 “폐금속광산은 주변 토양생태의 건강성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오염원입니다. 국가 차원의 노력으로 폐금속광산에 대한 모니터링이 잘 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폐금속광산이 심각한 토양오염원으로 방치되어 있습니다”며 “연구팀은 지난 10여 년간 화학물질에 의한 토양 오염 거동 예측 및 제어 기술 연구를 꾸준히 펼쳐오며 토양오염의 피해, 영향 범위 산정 및 저감 조치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이 같은 노력은 토양오염에 대해 보다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하기에 더욱더 빠른 복원과 추가 오염 확산 방지, 복원 비용 저감 효과 등을 가능하게 합니다. 나아가 생태계·도시·문명의 기반인 토양의 건전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고 전했다.

토양 오염에 대한 전방위적 연구를 펼치며 병들고 있는 지구 토양의 건강을 회복시키고자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펼치고 있는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토양환경 및 오염물질 제어 연구실. (좌측부터 박민석 박사과정-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법을 이용한 토양 중 퍼클로레이트 분석법 개발, 김찬양 박사과정-남극세종기지 월동대원 근무, 최정민 석사과정, 임혜연 석사과정, 황원재 박사과정-토양생태계에서 온실기체순환 연구)
토양 오염에 대한 전방위적 연구를 펼치며 병들고 있는 지구 토양의 건강을 회복시키고자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펼치고 있는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토양환경 및 오염물질 제어 연구실. (좌측부터 박민석 박사과정-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법을 이용한 토양 중 퍼클로레이트 분석법 개발, 김찬양 박사과정-남극세종기지 월동대원 근무, 최정민 석사과정, 임혜연 석사과정, 황원재 박사과정-토양생태계에서 온실기체순환 연구)

정답 없는 길 걷는 소신 있는 연구자
최근 현승훈 교수가 개발한 ‘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법을 이용한 토양 중 퍼클로레이트 분석법’이 11월 6일 열린 제33차 ‘ISO/TC 190(토양의 질 ISO 기술위원회)’ 총회에서 ISO 신규작업안 제출을 요청받으며 학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점차적으로 환경 시료에 존재하는 퍼클로레이트 미량 분석이 요구되고 있었으나, 현재 이러한 요구수준에 부합하는 국제표준법이 없어 분석 결과에 대한 국가 간 공정성과 국제 공인 성적으로 인증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현 교수팀은 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LC/MS)기술을 이용한 퍼클로레이트 분석법을 개발하여 해결법을 제시했고, 2년간 수행했던 예비 연구 결과와 현재 분석법과 연관된 문제점·해결방안을 발표하여 국제표준안 필요성에 대한 회원국의 동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현승훈 교수는 “이번 ISO로부터의 신규작업안 제출 요청은 매우 뜻깊은 일이이지만, 아직 완성된 결과를 보이지 못한 단계이기에 조심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재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분석 조건을 잡아가고 있기에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좋은 결과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전했다.


  과거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와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극지 육상생태연구’를 펼치며 직접 남극대륙을 방문하여 시료를 채취해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고, ‘비평형적 중금속 자연저감 및 장기거동 평가 기술’ 과제를 통해 폐금속광산 부지에서의 오염의 확산을 인지하고 오염영향반경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하는 등 토양 환경의 회복과 유지라는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 주야불식(晝夜不息) 연구에 매진해온 현승훈 교수. 앞으로 그는 그동안 토양 환경을 연구해오며 느꼈던 공유재(common pool resource)로서 토지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고하고자 고려대학교 오정에코리질리언스 연구원과 함께 ‘세계화 시대에 공유재의 resilience(회복탄력성) 연구’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 교수는 “그동안 공학적 해결책 모색을 위해 한길을 걸어온 제가 이 분야의 연구를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토양을 잘 관리해 양질의 토지를 만들어, 이 토지를 통해 사회적 공동체에 속한 많은 이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이 연구를 통해 찾아낸다면 연구자로서 제가 추구하는 ‘건전한 지구생태계 구축’과 ‘과학 지식의 대중화’와 뜻을 함께한다고 생각합니다”며 소신을 내비쳤다.


  유한한 자원인 토양은 공기·물과 달리 오염에 대한 자연적 정화가 매우 더디고 오염을 인지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토양의 특성상 오염물질의 잔류성도 높아 시민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도 새로운 화학물질 유입이 지속해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때문에 토양 연구는 정답 없는 길을 걷는 어려운 길이기도 하다. 이에 현승훈 교수는 “실패 가능성이 있는 연구에도 투자가 진행되는 연구 풍토가 조성된다면 기초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의 도전은 지금보다 거세질 것입니다”며 “국가 과학기술의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길 바랍니다”는 바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