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10년 만에 새출발하는 남북 경제경협
[이슈메이커] 10년 만에 새출발하는 남북 경제경협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8.12.20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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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10년 만에 새출발하는 남북 경제경협

시작 좋았으나 대북 압박 강화 속 ‘주춤’

 

ⓒPixabay
ⓒPixabay

 

지난 10월15일 남북이 고위급 회담에서 채택한 공동보도문에는 남북 정상이 9월에 평양에서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의 구체적 이행 일정이 명시돼 남북 교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측되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정상화를 비롯해 연내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 추진까지 문화·체육 분야에 국한되던 남북 교류가 경제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감이 고무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효한 가운데 기류가 사뭇 달라지는 분위기다.

 

4·27 남북정상회담 기점 재개된 경협

 

남북경제협력의 역사는 1971년 8월 12일 남북적십자회담 제의를 시발점으로 1988년 7월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7.7 특별선언’과 이어진 ‘남북물자교류에 관한 기본 지침서’ 발표로 본격화되었다. 이후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민간교류의 확대를 위한 제도적인 틀을 마련한다는 원칙에 합의하면서 박차를 가하게 됐다. 하지만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핵실험으로 협력관계는 무너지기 시작했고 지난 10년간 정체상태에 빠지게 된다.

 

남북경협 논의는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재개됐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공동선언 1조 6항을 통해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으로 더욱 구체화된 내용은 평양공동선언문 2조다. ‘금년 내 동해선·서해선(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 등이 담겨 있다.

 

재계에선 남북경협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한다. 이 때문에 역대 정상회담 중 가장 많은 17명의 경제인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길에 오를 정도였다. 이는 약 3,500조원 규모로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하광물이나 사회 전반에 대한 인프라 투자와 소비시장까지 확보할 수 있어서다. 주요 사업들이 원활이 진행될 경우 경제성장효과만 17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보적인 태도로 전환하는 기업들

 

하지만 최근 동·서해선을 주축으로 진행되는 철도·도로 사업의 공동조사가 미뤄지는 등 경협 흐름은 다소 주춤한 분위기다. 남북은 지난 10월 고위급 회담에서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현지 공동조사와 착공식을 연내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북미 간 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매끄럽지 못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지난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미국 측과 부분적으로 약간 생각이 다른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장관은 “공조는 긴밀하게 되고 있고, 협조적인 태도로 하나하나 풀어나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남북경협의 꽃으로 불리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역시 미국의 대북제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정부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대북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는데,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언론 기고에서 “북한에 전례 없는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할 것이다”며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를 포함한 압박 캠페인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더욱이 미국 정부의 ‘세컨더리 보이콧’과 관련해서 대내외 우려가 나오는 등 북한에 대한 온도차가 각자의 입장에 따라 엇갈리게 나타나면서 기업들도 혼란스러운 모습 속에 다소 유보적인 태도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진정한 ‘한반도 물류’ 위해서는?

 

국회 역시 남북교류 촉진 예산안을 두고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여당은 모처럼 마련된 남북평화 분위기에서 남북 경제협력 확대 등 실질적 진전을 이루려면 관련 예산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대북 퍼주기 예산’이라며 삭감을 벼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여론 역시 한쪽으로만 치우지지는 않고 있다. 리얼미터가 조사한 ‘남북경협 예산 편성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결과 남북경협에 대한 ‘찬성’이 51.6%, ‘반대’가 41.3%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 속에 전문가들은 북미관계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어야 남북경협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간 경협에 대한 전망은 북·미간 비핵화를 위한 협상 성과와 그에 따른 경제제재 완화 여부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중요한 고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좋은 출발을 보이는 듯 했으나 첩첩산중 쌓인 과제 속에 기대와 우려감이 공존하고 있는 남북경협. 이로 인해 경협의 본격화와 대륙과의 연결을 통한 한반도 물류로의 발전은 아직까지 먼 이야기로만 여겨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선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는 궁극적으로 북미관계 개선과 성공적인 경제 교류 확대가 자연스레 연결되는 흐름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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