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단독인터뷰- 크라잉넛
[이슈메이커] 단독인터뷰- 크라잉넛
  • 임성지 기자
  • 승인 2018.12.20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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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지 기자]

얽매이지 않음을 표현하는 한국 대표 펑크 록밴드

정규 8집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온 크라잉넛

 

 

1996년 조선 펑크를 표방하며 ‘말 달리자’로 데뷔한 크라잉넛은 20여 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펑크 록밴드이다. 항상 새로움을 표현하고 기존 음악에 얽매이지 않았던 크라잉넛이 5년 만에 <리모델링>을 발표하며 팬들의 흥을 돋을 준비를 마쳤다. <리모델링>이란 앨범 제목처럼 기존 음악적 뼈대를 제외한 많은 시도를 앨범에 담았다는 크라잉넛을 이슈메이커에서 인터뷰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조선펑크’의 시초 크라잉넛의 2018년 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5년 만에 정규 8집<리모델링>을 발표하기 위해 음악 작업을 열심히 했습니다. 더 일찍 앨범을 발표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작업을 했습니다. 음악 작업과 함께 싱글앨범도 꾸준히 발표했고, 공연도 지속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과 대만 등 해외의 록 페스티벌에 참가했어요.

 

7집 이후 5년 만에 정규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8집 <리모델링>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과거 데뷔 당시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음악은 테이프가 대부분이었고, 지금처럼 유튜브도 없었어요. 그렇기에 과거처럼 음악을 하면 도태되는 느낌이 들었고, 세상 변화에 따라 크라잉넛도 새롭게 리모델링을 하고 재정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말 그대로 크라잉넛의 음악적 토대는 그대로이고 그 외적인 부분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최근 홍대도 하루 자고 나면 가게가 사라지고 높은 건물이 지어지고 있어요. 추억이 깃든 장소나 사람들이 사라지고 겉만 번지르르한 모습만 있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다 부수고 바꾸는 ‘재건축’이 아닌 좋은 것은 보존하고 트렌드에 맞는 것을 더하는 의미로 <리모델링>을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이번 <리모델링>의 타이트곡인 ‘내 인생 마지막 토요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타이틀곡인 ‘내 인생 마지막 토요일’은 말 그대로 마지막 날처럼 즐겁게 인생을 살자는 음악입니다. 거창한 뜻 보다는 하루 오늘 밤 신나고 즐겁게 인생을 살자는 의미가 있어요. 사실 이 노래는 점점 변하는 홍대의 모습을 보며 과거와 헤어짐을 하는 모든 것을 그리는 느낌으로 시작했는데 완성하고 보니 고민 말고 술 마시고 죽자는 노래가 되었네요.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앨범에 담았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앨범에 크라잉넛의 토대인 펑크를 기본으로 재즈, 셔플리듬의 폴카, 샹송 등 총 12곡에 9가지 장르를 섞었습니다. 터줏대감처럼 홍대를 지켜온 라이브클럽들이 문을 닫고, 힘없는 서민들이 강제철거 당하고,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향하는 것을 보며 만든 ‘이방인’이라는 곡을 비롯해 ‘심장의 노래’는 아이리시느낌의 백파이트, 시타르 등 다양한 소리를 내는 악기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번 앨범 중 지상파 3사 방송금지를 받은 ‘똥이 밀려와’는 생리현상으로 이별의 아픔을 담은 곡으로 애착이 가는 곡 중 하나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보컬은 메인보컬인 박윤식이 담당하지만, ‘똥이 밀려와’는 드럼을 연주하는 이상혁이 메인보컬을 맡아 의미가 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음악으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아온 크라잉넛을 대표하는 곡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사실 크라잉넛을 알리게 된 결정적인 노래는 ‘말달리자’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기존의 음악과는 차별성이 많아 대중의 관심을 받았죠. 또한, 서정적인 멜로디인 ‘밤이 깊었네’도 크라잉넛의 음악적 범주를 넓힌 곡입니다. 생각보다 서정적인 멜로디를 좋아하는 팬분들도 많이 있어요. 또한, ‘룩셈부르크’역시 크라잉넛 다운 곡으로 노래방에서 많은 팬분이 불러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곡, 다양한 노래가 있지만 그래도 가장 크라잉넛을 대표하는 곡이라면 2집 발표곡이던 ‘서커스 매직 유랑단’이라고 봅니다. 처음 데뷔를 한 이후 여러 번 사기를 당하거나 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 당시 전국을 돌며 무대가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가 노래를 했죠. 가사 중 ‘한 많은 팔도강산 유랑해보세. 마음대로 춤을 추며 떠들어보세요. 어차피 우리에겐 내일은 없어’라는 부분이 있는데 당시 우리의 심정을 잘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멤버 모두 40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대의 크라잉넛과 40대의 크라잉넛은 차이가 있나요?

일단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은 사실이에요. 원래 펑크보단 메탈적인 사운드를 지닌 록을 하려고 했는데 당시 악기를 다루는 스킬이 부족해서 펑크를 선택한 것도 사실이에요. 20여 년 동안 음악을 했는데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벌써 세월이 이렇게 지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20대와 40대의 차이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아무래도 관객과의 교감, 그리고 40대가 느끼는 현실적 어려움, 그리고 그 어려움을 록으로 해방구를 찾고자 하는 이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 같아요. 20대의 크라잉넛은 ‘객기’와 ‘똘기’였다면, 40대의 크라잉넛은 ‘자유’를 추가하고 싶어요. 또한, 록으로 가슴 속 스트레스를 분하는 이들에게 해방구이자 가까운 친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서 그런 분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그래서인지 공연이 더 즐겁습니다.

 

20여 년 동안 불화가 없는 밴드로 유명합니다. 또한, 당시 드물던 동반입대를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밴드로 20년 넘게 활동했지만, 친구로 지낸 것은 30년이 넘습니다. 물론 갈등이나 다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서로 이해하고 또한, 오래 지낸 사이다 보니 서로 조심하는 부분도 있어요. 특히, 밴드의 특성상 각 멤버마다 음악적 견해가 다른 부분도 있지만, 그것에 대해 조언을 하면 했지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 작곡을 하면 멤버들에게 먼저 들려주는데 만든 사람만의 감정이나 영감이 있으니, 좋은 부분을 최대한 잘 살리도록 조언합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크라잉넛을 20년 넘게 활동하는 밴드로서의 원동력이지 않을까 합니다. 군 입대의 경우 당시 도입 초장기였던 동반 입대를 했어요. 두 명 이상 같은 부대에 입대하는 것이 불가했지만, 멤버 중 두 명이 쌍둥이였고 또한 두 명이 친구여서 함께 입대가 가능했습니다. 생각보다 군 생활은 열심히 했습니다. 크라잉넛의 음악적 특징을 볼 때 왠지 범상치 않게 생활했을 것 같지만, 모범이 되는 군 생활을 하고자 노력했고 사격, 유격 등 훈련에 적극 참여해 포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앞으로 10년 뒤 크라잉넛을 그려본다면?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펑크 록밴드인 것처럼 10년이 지난 뒤에도 계속 음악을 하는 밴드이지 않을까요. 멤버들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언제나 밴드로 활동하고 기억되고 싶습니다.

 

1995년 홍대 클럽 ‘드럭’에서 ‘말달리자’를 외치던 크라잉넛.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펼치는 그들의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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