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따로 또 같이’를 실현한 건축사사무소
[이슈메이커] ‘따로 또 같이’를 실현한 건축사사무소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8.12.10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제11회 포항시 건축문화상 선정


‘따로 또 같이’를 실현한 건축사사무소

맛있는 음식이 탄생하기까지 여러 가지 조건이 전제된다. 양질의 재료와 완벽한 레시피는 필수다. 그럼에도 이는 맛있는 음식의 필요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 모두가 같은 레시피와 재료와 음식을 만들더라도 이를 만드는 셰프의 실력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동일한 설계와 건축자재가 주어지더라도 건축사 올바른 시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건물은 세워질 수 없다.

 

고교 동창이 찾아가는 건축이 정답


“우리는 건축물을 만들지만, 그다음에는 건축물이 우리를 만든다” 이는 영국 前 총리인 윈스턴 처칠의 명언 중 하나다. 이처럼 건축물은 우리의 삶을 표현하는 그릇이자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나아가 현대 건축물의 수준은 해당 국가의 수준과 국민의 행복과도 직결된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건축사의 건축 능력과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이다. 포항시 역시 지난 10월 ‘제2회 포항건축문화제’를 개최하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건축에 대한 꿈과 창의력 향상에 힘썼다. ‘도시가 품은 큰 꿈, 건축으로 말하다’라는 주제로 개최된 해당 행사는 다채로운 건축문화 체험을 위해 어린이 과자 집 짓기, 창의구조물 아카데미, 시민 건축아카데미 강연, 녹색 건축물 전시 등의 콘텐츠가 마련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제11회 포항시 건축문화상을 선정하며 지역 건축사의 공로와 업적을 알리는 시간도 가졌다.


 건축사무소 예건 김동효 대표와 소호 건축사무소 강진호 대표의 작품도 이번 포항시건축문화상에 선정됐다. 이슈메이커 12월호 포항시 특집을 준비하며 이번 수상의 의미를 묻고자 두 사람 모두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는 김 대표와 강 대표가 각각 알려준 건축사사무소의 주소를 메모 후 의문이 생겼다. 두 사람이 알려준 주소가 동일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사람에게는 남다른 인연이 있음을 알게 된 기자는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궁금했다. 고교 동창 사이로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며 ‘따로 또 같이’를 실현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 이들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인연이 남다르다
  김동효 대표 : 우리 두 사람은 포항 고등학교 동창이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진 인연이 대학 졸업 후 같은 시기 고향에서 같은 일을 하게 되니 서로 잘 알고 특별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지역 건축 업계에서 각자 자신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했고 건축사 시험도 같은 해 합격했다.

‘따로 또 같이’를 내세운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강진호 대표 : 건축 업계에서도 우리처럼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건축사사무소를 각각 운영하는 시스템이 흔한 경우는 아니다. 건축사 합격 이후 처음부터 함께했으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러지는 못했다. 3년이라는 시간을 각자 보내다 보니 서로의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서로가 필요한 부분은 달랐지만 각자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들은 협력해서 만들어 가고자 했으며 서로의 장단점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따로 또 같이의 실현은 시너지 효과가 충분했다고 본다. 지금도 서로가 지향하는 프로젝트를 따로 진행하기도 하며 하나의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하기도 한다.

11회를 맞은 포항시 건축문화상 선정이 남다른 의미일 것 같다.
  김동효 대표 : 1년 전 지금 형태의 사무실을 운영하며 우리 두 사람의 가장 큰 목표는 각자의 작품으로 함께 상을 받는 것이었다. 누구 한 사람만 이룬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가 상을 받을 수 있어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보람있게 생각한다. 이번 수상작인 대잠동 주택 ‘이순당’은 현행 건축법상 기존 오래된 주택의 수직증축이 어려움을 인지하고 완전히 철거하여 다시 짓는 방법에서 어떻게 하면 기존주택을 보존할 수 있을까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구조체 1층과 2층을 완전히 분리함으로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 것은 물론 기존주택의 보존과 기존 재료의 재사용 등 기존주택의 재활용 방안을 제시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건축사사무소 예건이 좋은 평가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강진호 대표 : 수상 이후 기분이 너무 좋았다. 김 대표의 이야기처럼 1년 전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갔지만 미래에 대한 성공을 확신할 순 없었다. 이번 수상으로 소호 건축사사무소는 단순 설계를 진행하는 사무실이 아닌 기존 건축사사무실과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 이번 수상작 '소행성 K'는 3가구의 가족이 하나의 건물에서 함께 사는 것을 목표로 1년 동안 계획됐다. 가구 간 공용 공간과 사적 공간을 나누어 서로의 충분한 프라이버시를 확보함은 물론 김 대표와 저처럼 함께 다양한 공간을 가진 새로운 주거의 형태를 보여줄 수 있었다. 이는 건축비 대비 주거의 질이 향상되고 가족 간의 새로운 화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건축사로서 본인들만의 강점이 있다면
  김동효, 강진호 대표 : 건축 시공은 이른 시간 안에 마치면 모두 이윤으로 남는다. 하지만 건축주의 의도를 충분히 담고 전달하기 위해 이들과 많은 소통을 나눈다. 비록 오랜 시간 이 일을 했지만 각자의 생각을 모두 헤아릴 수 없다. 기본 계획부터 마감재까지 모든 과정에 있어서 진솔한 소통이 이뤄져야 모두가 만족하는 건축물이 될 수 있다. 건축주와의 소통에서 비록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이는 더 나은 건물을 완성하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우리 두 사람의 지향점이 동일하기에 지금까지 건축주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좋은 건축물은 무엇인지
  김동효, 강진호 대표 : 흔히 좋은 건축물의 3대 요소로 구조, 기능, 미를 꼽는다. 하지만 건축주와 소통이 되고 스토리가 만들어지며 건축사의 지향점을 잘 반영하는 좋은 시공자가 만났을 때 좋은 건축물이 완성된다. 덧붙여 단순히 튼튼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아닌 내가 이 공간에 들어섰을 때 편안함과 쾌적함을 느끼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 좋은 건축물이다.

건축사사무소 예건, 소호 건축사사무소와 함께 이루고픈 바는
  김동효, 강진호 대표 :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오며 지역적 한계를 느끼는 부분과 어려움도 분명 있다. 그럼에도 건축물이 완성되며 건축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거나 좋은 건물로 평가받을 때 건축사로서 무한한 직업적 매력을 느낀다. 앞으로도 ‘포항에서 제대로 건축설계가 이뤄지는 사무실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고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고 안주하기보다 초심을 유지하며 지금처럼 작지만 건축주와 건축사가 모두 만족하는 좋은 건축물을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통해 밤낮으로 함께하는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고 가족들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디자인 십계명 중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하다”라는 명언이 있다. 건축 역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외관 디자인부터 내부구성,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만족 되어야 하는 작업이다. 건축사사무소 예건 김동효 대표, 소호 건축사사무소 강진호 대표와 이야기 나누며 두 사람은 건축주가 필요로 하는 목적과 공간의 가치를 중요시하며, 이것이 모든 부분에서 세심하게 시공될 수 있도록 돕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처럼 두 사람이 이뤄가는 건축에는 포항을 넘어 한국 건축의 미래가 담겨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