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바다와 어업인을 위한 외길 인생
[이슈메이커] 바다와 어업인을 위한 외길 인생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8.12.06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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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바다와 어업인을 위한 외길 인생

“저는 대한민국 대표 뱃놈입니다”

원양어선은 한 번 떠나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을 바다에 머문다. 그럼에도 원양어선의 물고기들은 육지에 도착할 때까지 대부분 싱싱한 상태로 살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천적 물고기를 함께 넣어 오기 때문이다. 물고기들이 천적을 피하고자 필사적인 노력을 하기에 오히려 오랜 기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안주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동해 바다와 어업인을 끊임없이 노력하고 치열하게 살아온 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과메기와 오징어빵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다

포항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무엇인지 포항시민에게 묻는다면 어떤 답변을 할까? POSCO와 호미곶 상생의 손, 동해 바다 등 가장 먼저 생각나는 포항의 상징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포항의 대표 먹거리는 무엇일까? 해당 질문에는 포항시민이라면 주저 없이 ‘과메기’를 꼽을 것이다. 꽁치가 동해 바다의 겨울 해풍에 마르고 녹길 반복하며 만들어지는 과메기는 포항을 넘어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포항의 대표 먹거리다. 특히 과메기는 쫀듯한 식감과 특유의 감칠맛은 물론 불포화지방산과 다량의 아스파라긴산 함유로 숙취 해소에도 최적이기에 겨울이면 전국의 주당들에게 가장 인기 안주로도 꼽힌다.
  포항의 대표 별미인 과메기를 지역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역에 알리고자 불철주야 노력 중인 구룡포 과메기 영어조합법인 남양수산·남양푸드(이하 남양수산·남양푸드) 김성호 대표를 만나고자 겨울 바다의 매력은 더해주는 겨울비가 흩날리는 11월의 어느 날 포항의 어촌마을인 구룡포로 향했다. 김 대표를 만나기 전 ‘평소 좋아하는 과메기를 먹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자의 기분 좋은 상상은 이곳에 도착하며 의문으로 바뀌었다. 남양수산 입구에 다다르니 과메기 특유의 냄새는커녕 향긋한 빵 굽는 냄새만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궁금증이 더해질 때쯤 본인을 ‘대한민국 대표 뱃놈’이라고 소개한 김성호 대표가 인사를 건넸고 뒤이어 기자를 빵 냄새가 더욱더 짙어지는 곳으로 안내했다. 이곳에 도착하니 빵 냄새의 궁금증이 해결됐다.
 

김 대표와의 본격적 인터뷰 진행에 앞서 그는 기자에게 오징어를 꼭 닮은 빵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 그는 “남양수산은 수산물의 1차 단순 가공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남양수산을 통해 동해 바다의 싱싱한 오징어와 겨울이면 과메기가 완성됩니다. 반면 남양푸드를 통해서는 수산물의 1차 가공을 넘어 이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그중 하나가 남양푸드의 대표 먹거리인 오징어빵입니다”라고 밝혔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으니 오징어빵에 오징어가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남양푸드의 오징어빵은 원재료의 분말 형태가 아닌 생물 오징어를 갈아서 어육을 첨가한 건강 간식이다. 김 대표는 “오징어빵은 세계 최초로 오징어 어육을 함유한 빵입니다. 비록 지금은 오징어 어획량이 줄었지만 매해 동해 바다는 오징어 풍년이었기에 오징어 소비 촉진과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간편 먹거리를 만들고자 오징어빵을 개발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남양푸드 오징어빵에는 오징어 어육이 30% 이상 포함됐지만 이를 미리 알지 못했다면 오징어가 어육이 들어갔다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오징어 풍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김 대표는 오징어 특유의 맛을 잡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 개발을 이어갔고 이제는 완성궤도에 올랐다고 한다. 현재 오징어 빵은 전국의 휴게소와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입점하며 새로운 건강 간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성호 대표는 오징어빵의 대중화에 이어 남양푸드를 통해 더 간편하고 맛있는 수산물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해바다 발전 정책포럼 발족

김성호 대표와의 본격적 인터뷰를 위해 장소를 옮겼다. 이곳은 김 대표의 작은 박물관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인증패와 상패, 그리고 사진들이 그의 지난 삶을 짐작게 했다. 김 대표는 어디를 가나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신을 대한민국 대표 뱃놈이라고 소개한다. 혹자는 ‘놈’이라는 글자의 어감상 비하하는 의미로 생각하지만 김성호 대표는 바다 사나이로서 자부심을 나타내기에 이 정도로 좋은 단어는 없다고 강조한다. 바다와 어업인을 향한 그의 순애보 적 사랑은 끝이 없다. 김 대표가 지금까지 맡았거나 맡는 관련 직함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지인과 가족들은 그의 거침 없는 행보가 본업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김성호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김 대표는 “누군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최근 점점 이러한 일을 맡으려고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인 제가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바다가 건강하고 어업인이 성장한다면 제가 운영 중인 남양수산·남양푸드는 자연스레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확신했다.
 

최근 김성호 대표는 12월 발족 예정인 ‘동해 바다 발전 정책포럼’ 상임대표직까지 맡아서 활동 중이다. 이는 경상북도와 포항시, 그리고 지역 인근 9개 수협장뿐 아니라 지역 대학과 기관의 연구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포럼이다. 이는 지역에서 형성된 포럼이지만 수산 포럼 중 국내 최대 규모일 정도로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련 산업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중국 어선들의 동해바다 점령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막연하게 어업인들의 어려움과 피해가 알려졌다면 동해 바다 발전 정책포럼을 통해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힘을 모아 정책화하고 어업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바다와 함께 살아온 매 순간이 클라이맥스라는 김성호 대표. 그가 꿈꾸고 만들어갈 새로운 클라이맥스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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