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을 빛낼 인물]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민병경 교수
[2015 한국을 빛낼 인물]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민병경 교수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5.02.0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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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21세기 가장 중요한 도전, ‘뇌·인지 융합 기술’

“미래 사회에는 뇌를 중심으로 하는 최첨단 통신 시대가 열릴 것”




  양쪽 귀 사이에 있는 1.4kg짜리 신비. 바로 신경계의 중추로 신체 각 부분을 통솔하고, 생각과 기억, 상상 등 인간의 고차원적인 정신 활동을 지배하는 ‘뇌’를 지칭하는 말이다. 현재까지 인류의 뇌과학에 대한 도전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 단계이니, 미지의 영역을 두고 전 세계가 소리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전문가들은 뇌 연구를 21세기 과학·기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도전이자 최후의 과제로 지목했다. 이에 우리나라 뇌공학의 현재와 미래를 걸머진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민병경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가올 정신문명 시대의 핵심 기술은 ‘뇌공학 기술’입니다. 뇌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응용된 뇌공학 기술을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고, 인공 시스템에 구현함으로써 사회적 생산성 증대를 유발할 뿐 아니라 삶의 더 큰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뇌·인지 융합 기술 개발

  고려대학교는 지난 2009년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WCU) 사업의 일환으로 일반대학원에 뇌공학과를 설립하고 국내외 석학들로 교수진을 구성했다. 이후 뇌 연구 분야의 잠재력 있는 신진연구자들을 선발했는데, 그 중 한 명이 민병경 교수다. 그는 ‘뇌’에 관해서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하면서 연구 주제를 찾아왔다고 했다. 석사과정 시절 ‘생체 시계의 신경 생리학적 원리’에 관심을 기울이던 중, ‘뇌파’를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말하는 민 교수. 이후 뇌파의 알파파가 사람의 의도를 반영한다는 내용으로 박사 연구를 진행, 현재 그의 연구실(Min lab)에서는 뇌파를 통해 인간의 의식적 속성과 인지 기능을 연구하고, 나아가 사용자의 의도가 반영된 뇌파 성분을 이용, 기계를 동작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 Machine Interface: BMI)’ 기술을 개발한다. 특히, 인간의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이 반영된 전두엽 뇌파를 사용한 인지로봇 움직임 연구와 박사후 과정에서 습득한 초음파를 이용한 신경기능 제어 기술에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융합적 연구에 대해서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다른 분야 연구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융합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내 연구 분야를 다른 분야의 연구자에게 알기 쉽게 소개하고, 다른 분야 연구자의 이야기를 마음을 열어 들을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사실, 쉽지는 않지요. 예를 들어,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자와 이공계 연구자 간의 학문적 언어 자체부터가 다른데, 쉬울 수가 없습니다. 이 점이 학문간 융합의 어려운 점입니다. 공통의 연구 관심사를 가지고, 친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서로 즐겁게, 때로는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다학제적 융합 연구를 위한 민 교수의 노력으로 연구실은 미국 Parsons 디자인 학교 및 성균관대 인터렉션 사이언스과와 공동으로 국가 이미지가 상품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뇌파 분석으로 연구했고, 뇌파 분석을 통한 신경 언어학 연구를 건국대 커뮤니케이션학과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또한, 기초 과학과 임상 연구의 융합으로, 신촌 세브란스 신경외과교실과 수전증 환자에 대한 초음파 치료의 MEG 연구를 수행했다. 뇌파를 사용한 연구가 뇌로부터 신호를 추출해 연구하는 부분이라고 한다면, 뇌 속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기술은 초음파 연구를 통해 이루어진다. 저강도 (low-intensity) 초음파 에너지를 두개골을 열지 않고 비침습적으로 신경계에 자극함으로써 해당 뇌 인지 기능이나 신경 기능을 제어하고, 치료 및 재활에 활용하는 것이다. 나아가, LG 전자 연구소의 위탁을 받아 LED 조명이 인간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뇌파 분석을 통해 연구했고, 빛이 주의 집중과 작업 기억(working memory)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파란색 조명이 식곤증을 쫓는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에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이처럼 그는 다학제적 융합 뇌·인지 연구 프로젝트를 활발히 수행 중이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현재 그의 연구실은 뇌파 측정 장치, 분석 프로그램, 초음파 신경 제어 장치, 뇌파 기반 BMI 로봇 구동 시스템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뇌-뇌 인터페이스 장치 및 방법’, ‘뇌파를 이용한 의도 인식용 두뇌 기계 인터페이스 장치 및 방법’, ‘신경 기능 제어를 위한 초음파 에너지 출력 시스템 및 방법’ 등이 국내 특허가 등록된 상태이고, 이와 관련한 해외 PCT 특허 2건이 출원 상태다. 더불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시스템 기반의 인지 뉴로 피드백 방법’ 특허가 국내와 미국에서 동시에 출원 중에 있다. 여기에서 나아가 민 교수는 인간의 의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단독저자로 의식의 해부학적 위치를 뇌 중심부에 있는 시상(thalamus)을 감싸고 있는 막(TRN)에 있다는 이론 논문을 출판했고, 해당 연구 내용은 MIT에서 출판하는 책에 인용되고 있다. 




‘뇌-뇌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

  뇌를 연구한다는 것은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모두 이해하려는 것으로, 한 가지 분야 기술로는 접근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에 기술 융합을 통한 뇌 연구는 의학·공학 분야뿐 아니라 마케팅, 교육, 인공지능 개발 등 무수한 분야에서 인간 삶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민병경 교수는 뇌파와 초음파, 이 두 가지 축을 융합, 뇌파-기반으로 뇌로부터 추출된 신호를 초음파-기반으로 뇌 속으로 전달하여, 해당 신경 기능을 제어함으로써 뇌로부터 뇌로의 직접 신호 전달 체계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는 ‘뇌-뇌 인터페이스 (Brain-Brain Interface: BBI)’ 기술로 민 교수가 꿈꾸는 궁극적인 연구 방향이며, 재활이나 신경기능 제어 등의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생물학 교과서 맨 뒷장에, 뇌과학의 존재도 모르는 상태에서 ‘정신과 물질이 교차하는 영역을 연구하고 싶다’는 일기를 쓴 이후, 지금의 뇌 연구를 진행하기까지 ‘꿈과 열정’을 놓지 않고 달려온 민 교수. 그의 꿈은 국내에 뇌에 대한 관심이 전무했던 시절부터 다양한 학문분야에 있는 학자들이 뇌를 연구주제로 삼고 있는 오늘날까지 묵묵히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더불어 많은 이들의 꿈이 담긴 뇌 연구의 발전을 위해 그는 “현재 우리나라가 잘하고 있는 분야도 중요하지만, 미래 가치를 생각해서, 우리나라가 잘 해야 할 분야를 파악하고 선택과 집중의 원리로 지원해 주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또 해당 분야에서 꿈을 키우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확충과 미래를 내다보는 많은 기업의 노력으로 졸업 후 뇌연구 관련 진로가 보장된다면, 우리나라는 뇌연구를 중심으로 한, 미래의 정신문명을 세계적으로 선도할 중심에 있게 될 것입니다”라고 조언의 말을 덧붙였다. 

  아침부터 강추위가 몰아친 가운데 진행된 인터뷰에도 민병경 교수는 뇌 연구에 대한 즐거움으로 추위를 잊은 듯 보였다. 마치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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