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Issue] ‘블래터의 FIFA', 언제까지 지속될까?
[Sports Issue] ‘블래터의 FIFA', 언제까지 지속될까?
  • 조재휘 기자
  • 승인 2014.12.23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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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째 권좌 유지… 잇단 잡음 속에 반(反)플래터 움직임
[이슈메이커=조재휘 기자]

[Sports Issue] 제프 블래터




‘블래터의 FIFA', 언제까지 지속될까?


16년째 권좌 유지… 잇단 잡음 속에 반(反)플래터 움직임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축구'(뉴욕타임스). 축구는 70억 인류가 열광하는 만국 공통어다.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축제인 월드컵에는 수조원대의 천문학적인 돈이 오간다. 세계 축구를 관장하는 FIFA(국제축구연맹)의 회원국은 209개국으로 UN(국제연합, 193개국)보다 더 많은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다. 1년 예산 약 2조 5000억 원을 쥐락펴락하는 남자가 있다. 스위스의 제프 블래터(78) FIFA 회장이다.   





비리 의혹 가운데 ‘5선 도전’ 의사 표명


블래터 회장은 현재 16년째 FIFA의 일인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1998년 브라질 출신인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권력의 정점에 올라 4년 임기의 회장 자리를 4번 연달아 차지했다. 앞선 2011년 회장 선거에선 91%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하루 종일 일하며 반기를 든 인사는 가차 없이 내친 결과다. 그는 지난 6월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FIFA 총회에서 5선(選) 도전에 나서겠다고 뜻을 밝혔다. 그런데 최근 블래터의 ‘영원한 제국’에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블래터의 ‘철권통치’에 금이 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2022 카타르월드컵 개최 논란이다. 카타르는 2010년 12월에 진행된 개최지 투표에서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을 따돌리고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이후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유권자가 매수됐다는 의혹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 환경도 도마에 올랐다. 40도가 넘는 날씨 때문에 6~7월이 아니라 대회를 겨울에 개최하거나 새벽 시간에 경기를 치르자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다. 


  비리 의혹은 지난 6월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모하메드 빈 함맘 전 AFC(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이 당시 FIFA 관계자들에게 카타르를 지지하는 대가로 500만달러의 뇌물을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과 편지, 은행 거래 명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아디다스와 비자카드 등 FIFA의 공식후원사들은 기업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FIFA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세계 각국에선 비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개최지를 새로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최근 FIFA는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350쪽 분량의 조사 보고서는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비리 가담자들에 대한 제재 권고, 다른 위원회로 넘길 사안, 월드컵 개최지 선정 방식 개혁안 등 네 부문으로 구성됐다. 비리 혐의자 75명의 인터뷰, 20만 건에 달하는 서면 증거도 함께 담겼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이 조사 보고서 공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블로터 제국, 과연 무너질까?


유럽에선 그의 낙선 운동에 나서겠다고 반기를 들었다. 축구 종가인 잉글랜드의 그레그 다이크 축구협회장은 최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이 계속 FIFA 수장을 하면 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며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블래터 회장에게 더 이상 출마하지 말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미셸 플라티니 UEFA(유럽축구연맹) 회장은 “FIFA 조직은 물갈이가 필요하다”며 “유럽 회원국들은 더 이상 블래터 회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FIFA는 주앙 아벨란제 전임 회장 시절부터 ‘복마전’으로 악명이 높은 조직이었다. 독일의 스포츠 전문기자 토마스 키스트너는 FIFA의 치부를 들춘 저서 ‘FIFA 마피아’에서 “아벨란제 회장은 당시 아디다스 호르스트 다슬러 회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회장 선거에서 임원들에게 돈을 뿌려 권력을 유지했다”며 “당시의 부패상은 아벨란제 회장의 금고지기 역할을 하던 블래터가 회장 자리를 승계하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좌에 오른 블래터 회장은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다. 매년 수익을 회원국에 동등하게 분배하는 정책으로 축구 약소국의 환심을 샀고, 매 선거 때마다 아시아·아프리카 등의 표를 독식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의 지지기반은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유럽 세력의 반발에도 블래터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버티는 이유다.


  블래터 회장과 반대세력의 힘겨루기는 어떻게 막을 내릴까. 내년 5월 치러지는 회장 선거까지는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유력한 대항마로 미셸 플라티니(59, 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꼽혔지만 그는 일찌감치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영국의 가디언은 지난 11월 26일(한국시간) 요르단의 왕자로 현재 요르단축구협회장 겸 FIFA 부회장인 알 후세인이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지만 출마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축구계에는 “신만이 블래터 제국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말이 떠돌 만큼 ‘블래터의 FIFA’는 견고했다. 반(反)플래터를 부르짖는 세력의 기세가 어떤 파람을 일으킬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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