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캘리그라퍼 이화선
[기고] 캘리그라퍼 이화선
  • 이슈메이커
  • 승인 2014.12.0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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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슈메이커]





글씨가 뇌를 움직인다


내 직업은 캘리그라퍼이다.

어떤 이는 내게 캘리그라피스라고 불리우는게 맞다고 권했다.

내 글에는 단순한 글씨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글씨의 예술성을 글로 인정해준 이들로 인해 ‘작가’라는 호칭을 받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캘리그라피스라 불리는 것이 맞는 것도 같다.

문자를 익힌 대부분이 사람들이 ‘글씨’를 쓰기 때문에 아주 평범하고도 낯설지 않는 그 모양 안에 혼을 불어넣기란 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순한 글씨가 아니라 그 사람의 호흡과 에너지가 들어간 글씨는 결코 단순함을 뛰어넘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문자로 인한 언어전달 및 습득 소통은 최첨단 시대에 걸맞게 더 빠르고 정확한 문자 형태를 갖춘 컴퓨터 자판 등에 의해 더욱 편리하게 발전되어가고 있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길들여지기 때문에 익숙하고 편리한 자판사용이 글쓰기의 방법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은 소근육을 사용하는 손 글씨가 어렵다. ‘천재는 악필’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손글씨를 사용할 때 뇌 활동수치가 자판을 이용하여 글을 입력할 때보다 두 배 이상 활발하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글씨를 쓸 때 뇌도 보다 더 능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천재는 악필’이라는 표현을 ‘천재의 개성필’로 표현해야하는 게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다


캘리그라피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은 잘생긴 글씨를 목적으로 생각하고 찾아오지만 나는 잘생긴 글씨를 좋은 글씨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람도 잘생긴 사람이 있지만 반드시 잘생긴 사람에게 매료되는 것은 아니다. 글씨도 그렇다. 가장 잘 생긴 글씨는 컴퓨터 자판체이다.

하지만 우리는 악필과도 같은 필체에서도 외로움을 느끼고 힘을 느끼고 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한 편지글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하게 만들기도 한다. 





악필이 좋은 글씨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의 감정과 생각과 이미지는 글씨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그러한 심미적인 손글씨의 매력을 연구 발전시킨 예술분야가 캘리그라피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사람의 마음은 쉽게 고갈되고 옛것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한구석에 갖게 된다.

경쟁사회로 기술이 발전될수록 인문학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심리적인 영향 때문이 아닐까?

요즘 같은 시대에도 대입논술고사 또는 국가고시, 입시시험은 손글씨로 치르는 곳이 많고, 자필 이력서를 요구하는 곳도 많다.

자필로 써내려간 정성스런 자기소개서를 생각해볼 수 도 있다.








자기이름의 브랜드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이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싫어한다.

그것은 이름이 그 사람을 압도해버리거나, 다보여주지도 못하면서 이런 사람일 거라는 정보를 준 것처럼 브랜드화시켜버리는 것이 이름이기 때문이다

한글을 사랑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우리언어, 우리문자에는 이러한 것들을 보완하고 때론 돋보이게 하는 시각적인면과 감각적인 면을 다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씨의 가로획과 세로획, 자음과 모음, 소리글에는 운동감, 정적 여운과 무게감과 철학 등을 시각적인 디자인으로 재구성해 표현할 수 있다.

기업의 상품이름 또는 기획의 타이틀을 캘리그라피로 제작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학교나 기업 등에서 강연을 요청받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이름의 브랜드’란 제목으로 강연을 하기도 한다. 소리로 불리는 말의 형태를 문자화 시키며 다시 재구성한 이름은 자신을 표현하기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아름답다.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캘리그라피를 예술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아는 것!, 나의 브랜드와 가치를 알고 자존감을 높이는 것!

어쩌면 그것이 가장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이 땅에 사는 예술인으로서, 그리고 다음세대를 준비시켜야하는 의무를 가진 한국인으로서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글의 아름다움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깊다.

나는 나의 브랜드를 알기에 나를 사랑하고, 한글을 사랑하고 한국을 사랑한다.







기고인


평화로운물고기 이화선 

- 한글세계화협회장

- (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센터 이사장   

- 이츠대전 전속캘리그라퍼

- 캘리그라피붓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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