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단독인터뷰 - 번개맨 배우 서홍석
[이슈메이커] 단독인터뷰 - 번개맨 배우 서홍석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8.09.04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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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어린이의 영원한 히어로 번개맨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번개 파워 쏘다

 

 

번개맨이 아이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

우리는 누구나 어린 시절 TV 속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의 모습에 환호하고 응원해 본 적이 있다. 친구들과 악당과 영웅을 번갈아 맡으며 TV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자라서 그들처럼 세상을 지키는 영웅이 되겠다는 큰 꿈을 꾸기도 했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며 아이들이 사랑하는 영웅도 변했다. 하지만 우레매, 후레시맨, 파워레인저, 백터맨 등 당시 우리를 웃고 울렸던 추억 속 영웅들은 아직도 우리 가슴 깊숙한 한 쪽에 여전히 동심으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최근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영웅은 누구일까? 대한민국 유일한 실사 영웅 ‘번개맨’이 아닐까 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평일 아침 아이들을 깨워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는 일이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주말 아침이면 아이들을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는 기적 같은 경험을 하곤 한다. EBS 어린이 프로그램 ‘모여라 딩동댕’을 켜놓으면 아이들은 잠에서 덜 깬 상태로 TV 앞에 앉아 번개 체조를 따라 하고 번개 파워를 쏜다. 이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번개맨은 최고의 영웅이다. 어린이를 위한 행사에 번개맨이 나타나면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번개맨 옷과 기념품도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번개맨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는 파급력이 상당하기에 번개맨은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사업 홍보대사 등 다양한 공익 활동도 진행 중이다.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수많은 어린이 콘텐츠가 아이들을 유혹하지만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번개맨이 아이들의 영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찾아 3대 번개맨을 맡은 배우 서홍석을 이슈메이커가 만나 보았다.

Q. 최근 새롭게 선보인 ‘번개맨과 블랙홀 대모험’이 아이들에게 큰 인기입니다.
- '번개맨과 블랙홀 대모험'은 번개걸의 옛 고향 사랑별에 블랙홀이 생겨나 온 은하계가 위험에 빠지고, 번개맨과 친구들이 사랑별과 은하계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내용입니다. 이번 뮤지컬은 아이들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즐기기 충분한 공연으로 이전 공연보다 세트, 음향, 영상, 레이저 등을 한층 업그레이드했으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 뮤지컬에서는 가상의 설정이긴 하지만 ‘캔디 나라’, ‘사랑별’ 등의 행성을 만들어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 번개맨이 20년 가까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 번개맨은 국내 유일의 실사 영웅입니다. 실물 캐릭터는 애니메이션보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 한계가 많지만 실제로 사람이 연기하고 따라서 공연장이나 행사장에서 아이들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자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또한 20년 동안 매년 전국을 다니며 공개방송을 진행한다는 것이 요즘 시대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야 한다는 EBS와 스태프, 배우들의 노력과 사명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3대 번개맨을 맡고 있지만 이전에 활동한 선배 번개맨들의 노력과 20년째 같은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노력이 있었기에 연속성이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이 아이들과 부모님께 진정성 있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합니다.

Q.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던 캐릭터였기에 3대 번개맨을 맡으며 부담은 없었을까요?
- 다른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보다 부담이 컸습니다. 예전 황정민 선배님이 한 시상식에서 이야기한 수상소감처럼 잘 차려진 밥상에 제가 숟가락을 올린 격입니다. 이전에 선배 번개맨이 워낙 잘해왔고 인기도 많았기에 그 부분을 유지하며 저만의 색깔을 나타내는 부분이 부담이자 어려움이었습니다. 시청자들도 처음에는 반가움보다 거부감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경우도 가짜 번개맨이라 할 정도였습니다. 주변에서도 잘해야 본전이라고 걱정했지만 저 역시도 두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입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다른 친구들도 좋아하겠다는 생각으로 용기 내고 부담을 이겨냈습니다.

Q. 3대 번개맨으로서 기존 번개맨과 어떤 차별화를 두고자 했을까요?
- 처음에는 PD님께서 저만의 색깔을 내는 것에 거부반응이 있어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번개맨과 최대한 비슷하게 해주길 원했기에 저 역시도 선배 번개맨들의 동작과 목소리를 흉내 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자유롭지 못하니 이는 마이너스요소였고 저만의 스타일로 번개맨을 연기하는 것이 필요함을 제작진과 공감하게 된 시기가 왔습니다. 우선 선배 번개맨들과 달리 저는 목소리가 성악의 베이스처럼 상당히 두껍습니다. 목소리에서 차별화를 두며 번개 파워 동작도 변화시켰습니다. 이때부터 저만의 번개맨 스타일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번개맨으로서 이루고 싶은 바와 번개맨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해주고픈 이야기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제가 처음 번개맨을 맡았을 때부터 선배 번개맨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저를 만나 악수하고 하이파이브를 나눴던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서 번개맨과의 만남을 추억하며 그들의 인생에서 조금이나마 긍정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생각의 연장이 아이들에게 영상을 선물해주는 것이었습니다. EBS 게시판 또는 팬레터를 통해 부모나 아이들이 번개맨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주면 저는 짧은 휴대폰 영상으로라도 그들에게 답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아이들에게 조금 더 정의롭고 슬기로우며 현명한 번개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번개맨은 악당보다 힘이 더 세서 영웅이 된 것이 아니며, 악당을 무찌르거나 잘못한 친구를 제압하는 방법은 폭력적 액션이나 힘의 논리가 아니라는 것을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는 아이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친구에게도 폭력이 아닌 바른말로 깨우쳐주고 다시금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번개맨을 통해 비춰주고자 노력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번개맨처럼 친구를 사랑하고 양보하며 배려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서홍석이 대중에게 남기고픈 이야기
배우 서홍석은 번개맨으로 알려지기까지 오랜 시간 소위 무명 배우의 길을 걸었다. 2002년 데뷔한 그는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는 꽤 훌륭한 배우로 평가받았지만 대중적 인기를 얻기란 쉽지 않았다. 번개맨이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번개맨은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그 어떤 유명 연예인보다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번개맨 옷을 벗는 순간 배우 서홍석은 여전히 무명에 가깝다. 실제로 번개맨이 된 이후 그를 거리에서 알아본 사람은 두 명뿐이었다고 한다. 그는 배우 서홍석의 이름으로도 대중에게 기억되고 싶지 않을까? 번개맨이 아닌 배우 서홍석의 이야기가 궁금한 이유이다.

Q. 번개맨이 되기 전 오랜 시간 무명 배우로 무대 위에 섰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에 후회한 적은 없었을까요?
- 아직 배우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물론 힘든 순간은 많았습니다. 그것이 금전적인 문제일 때도 있고, 내 마음처럼 연기가 되지 않는 순간일 수도 있고 스태프와 관객이 저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배우의 길을 후회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게끔 좋은 배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대중적 인기를 떠나, 수입의 많고 적음을 떠나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자 합니다.

Q. 배우로서 어렵고 힘든 시간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 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관객에게 박수받을 때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은 스스로 느끼는 거보다 관객이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슬플 때 내가 우는 것이 아니라 관객을 울릴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원하는 방향과 반응을 관객을 통해 바라볼 때 배우로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사실 부모님은 제가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반대가 심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걷다 보니 이제는 제 공연도 보러 와주시고 잘했다는 칭찬도 해주십니다. 특히 번개맨이 되고나서 부모님도 그렇고 아이들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일 때 역시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Q. 배우로서 본인이 가지는 강점은 무엇입니까?
- 저는 스스로 늘 부족하지만 늘 열심히 하는 배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공연을 하더라도 연습실에 가장 먼저 가서 제일 늦게 나오는 편입니다. 배우는 타고 나는 것을 무시할 수 없는데 저는 동료 배우들 보다 타고난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타고난 사람들도 노력하는데 저는 그들보다 더 큰 노력을 해야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들에게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고 피해를 주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더불어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큰 키와 목소리도 배우로서 강점이지 않을까 합니다.

Q. 지금 이 순간에도 배우가 되고자 노력 중인 후배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을까요?
- 배우는 연기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절실해야 합니다. 진심으로 좋아하고 절실하면 자신이 이후에 배우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길이 쉽게 보입니다. 다음으로 누구나 말하지만 많은 경험을 해보길 바랍니다. 다양한 무대에 서며 느꼈던 부분이 해보지 않은 일을 연기하는 경우와 다양한 경험에서 그 순간을 떠올리며 하는 연기는 전혀 다른 결과물로 나타납니다. 나는 배우가 되고 싶으니 끼만 있으면 되고 연기학원만 열심히 다니면 생각은 접어두길 바랍니다. 나중에 어떤 역할이 오더라도 경험에 비춘 연기를 하려면 경험과 배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Q. 본인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 100점 만점에 49점을 주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기회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데뷔 당시에는 유망주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당시 주위의 칭찬에 자만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잘할 줄 알았는데 시켜보니 별로네’라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아졌고 어느 순간 나는 다른 사람보다 타고난 것이 없는 부족한 배우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배우가 됐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더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연기 인생에서 스스로가 아닌 외부에서 더 인정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인간 서홍석이 배우 서홍석에게 남기고픈 메시지가 있을까요?
- 조금 더 치열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오지랖이 넓고 배려가 많은 성격입니다. 누구를 만나도 제 주장보다는 같이 있는 사람이 편하고 좋으면 저도 좋은 것 같습니다.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조금 불편해도 상대방에 맞춰 연기를 이어가는 것이 편합니다. 이는 인간 서홍석의 성격인데 무대에서 배우 서홍석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동료 배우를 경쟁자로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배우 서홍석은 상대 배우를 적은 아니지만 선의의 경쟁자로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더 치열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배우 서홍석은 이슈메이커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번개맨 그리고 배우 서홍석을 응원하고 사랑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작은 선물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이슈메이커 독자분 중 번개맨을 좋아하는 아이나 조카가 있다면 아이들에게 남기고픈 메시지를 EBS를 통해 전달 부탁드립니다. 남겨주시는 모든 독자분에게 영상 메시지로 답장해드리겠습니다. 제가 보내는 메시지로 아이들이 잠시나마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제가 번개맨으로서 그동안 받은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모든 독자분께 보내 드릴 테니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꼭 연락처를 남겨 EBS 게시판에 남겨주시기 바랍니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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