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용도 폐기와 새 동력 확보 사이 갈림길
[이슈메이커] 용도 폐기와 새 동력 확보 사이 갈림길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8.09.01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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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용도 폐기와 새 동력 확보 사이 갈림길

 

청와대와 여야 입장차 커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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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첫 개각을 앞두고 ‘협치 내각’이 정국의 화두로 부각됐다. 야권 인사를 입각시키는 협치 강화를 통해 집권 2년차 정책 추진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군불을 지핀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안갯속’이다. 협치 내각 성사 여부를 두고 개각 시기는 점점 더 뒤로 멀어지는 분위기다.

‘박선숙 입각설’ 후폭풍으로 좌초 위기

 

당초 청와대 안팎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여름휴가 이후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휴가 중 파열음이 생겼다. 지난 8월3일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의 환경부 장관 기용 검토설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면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논의된 바 없다”며 부인했지만 가뜩이나 ‘협치 내각’에 부정적이었던 야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무슨 국정을 장난하듯이 이야기하면서 야당을 우롱하고 국민을 실망시키고 이렇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나”고 비판했고 당사자인 박선숙 의원조차 부인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협치 내각 구상이 내용의 모호성뿐만 아니라 흘리기 식으로 제안을 반복해온 것에 대한 불만이 있던 야권에 반발만 더 커진 셈이다.

 

더불어 협치 내각이 갈수록 힘이 빠지는 이유는 구상 제안 당시와 현재의 정치 구조가 급변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협치 내각 제안이 처음 제기되던 당시만 해도 민주평화당과 정의의 공동 교섭단체였던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에게 일부 의원 입각을 제안하고 우군을 확보할 여권 입장에선 중요한 카드였지만, 노회찬 전 의원이 별세하며 교섭단체 지위인 20석의 의석이 무너지며 바른미래당이 새롭게 캐스팅 보트를 쥐는 구조가 되면서 협치 내각 카드가 힘을 잃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뒤로 늦춰지는 개각 시기

 

이런 상황에서 이른 시일 내에 ‘협치 내각’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더구나 여야가 각각 연이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고 난 뒤에야 협치 내각 구성 재논의가 가능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자연스레 개각 시기도 당초 구성보다 뒤로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차기 지도부가 구성된 후 자유한국당이나 민주평화당, 정의당과의 협치 내각 구성 논의가 가능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황 상 빠르면 9월 초 개각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여야 협상 논의 과정의 진통을 고려해 연말 또는 내년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개각 시기와 관련해 김의겸 대변인은 최근 “다른 정당 전당대회와 연관돼 있지는 않다”면서 “9월을 포함하는 것이라면 그 시기 안에는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협치 내각에 대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 2기에서 생산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고 협치 내각은 그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협치 내각과 별개로 부분 개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0년 4월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장관인 경우 빨리 지역구를 다지기 위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공석을 메우기 위한 개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보수와 진보 뛰어넘는 국민대통합정부 가능할까?

 

한국 정치사에서 연정이 이루어진 실질적인 사례로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소위 ‘DJP 연합’으로 이루어진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의 연립정권이 있었다. 새천년국민회의의 김대중 총재가 대통령이 된 후 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총리로 입각시켰다. ‘대권을 위한 정치공학적인 이합집산’이라는 비난이 있었지만 연정 초기 1998년 지방선거를 압승하는 등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 했다. 하지만 자민련이 2001년 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안 가결에 참여한 일을 계기로 결별하며 새천년민주당은 여소야대 상황을 맞이하고, 자민련은 교섭단체도 이루지 못하는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2005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제1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게 일명 대연정을 제안한 바 있다. 선거구제 개편을 전제로 한나라당에 국무총리를 포함한 장관 임명권을 할당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거절과 여당인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상당수가 대통령의 안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반대하며 무산되었다. 전문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의 실패는 정책연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협치 내각 논의 역시 진정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성준 평론가는 “내각을 두고 거래를 하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것이 아니라, 여야 구분 없이 좋은 인재를 발탁하자는 기존 취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국민대통합정부’의 필요성을 설파하면서 “대통령 스스로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고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인재를 폭넓게 기용해 대한민국 드림팀이 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국민대통합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우선이다”는 말을 한 바 있다. 이처럼 장관직 ‘누구’가 아닌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지역과 정파, 정당을 넘어서는 묘수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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