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Best R&D Group] 유니스트(UNIST) 친환경기능성세라믹 연구실 조욱 교수
우리나라 세라믹 연구를 이끌 차세대 연구자
“내가 깨달은 것을 누군가와 공유했을 때의 쾌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죠”
이럴 때 천상 연구자란 말을 쓰나보다. “제가 이해한 것을 다른 이에게 설명하고 그들이 함께 이해해 나가는 모습을 바라볼 때 가장 행복합니다”라며 13년간 연구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들려 준 유니스트의 조욱 교수. 지난 2월 14일 부임이후 지금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며 한국에서의 연구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 세라믹 연구 부흥에 주역이 될 인물이다.
독일에서의 7년, 그리고 한국에서의 새로운 1년
조욱 교수는 유니스트에 부임한지는 1년이 되지 않았지만 7년 동안 독일에서 세라믹 연구를 진행하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온 연구자다. 그는 “처음 부임한 이후 연구실 구상 및 수업준비를 비롯해 독일에 두고 온 학생들 연구를 화상으로 지도하면서 독일에서 진행하고 있던 연구결과들에 대한 논문을 집필하는 일에 집중했습니다”라며 “독일에서와는 차별화된 연구를 위해 한국에서 관련 분야의 일을 하시는 분들을 수시로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참 바쁜 일상을 보낸 것 같아요”라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친환경기능성세라믹 연구실은 환경 규제 대상이 아닌 원료를 통해 제조된 세라믹스의 특성과 기능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개선함은 물론 신기능의 발견을 통해 미래 세라믹스 산업을 이끌어갈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정착 이후 조 교수는 독일에서 진행하고 있던 강유전 압전(壓電) 세라믹 특히, 그 중에서도 무연(無鉛) 압전 세라믹 재료의 개발 및 관련 현상 규명 연구를 주로 진행했다. 이에 더해 현재 부산에 소재한 모 회사에서 차세대 적외선 인체감지 센서 기술에 사용할 초음파 압전 모터 개발 관련 과제를 수주해서 진행 중에 있다. 조 교수는 강유전 세라믹 재료에서 관찰되는 전기적 그리고 광학적 특성들을 원론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고 제어해서 투명하면서 구부릴 수 있는(flexible) 압전 재료를 개발하는 것이 한국에 정착한 이후의 연구목표라고 밝혔다.
▲조욱 교수가 이끄는 유니스트(UNIST) 친환경기능성세라믹 연구실이 우리나라 세라미연구의 메카가 되길 바라본다. |
응용물리학회지 2012년 최다 인용지수 논문, 1,2위 선정
우연히 동료 연구자와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한 실험이 성공해 논문으로 발표되고 최다 인용지수 논문으로 선정되기까지는 조욱 교수의 연구에 대한 뚝심과 도전정신이 큰 역할을 했다. “선정 소식을 이메일로 접하고 아주 기뻤죠. 이번에 선정된 논문은 제게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논문이었기에 기쁨이 더 컸었죠”라며 “친구와 여담으로 한 이야기에서 출발한 실험을 위해 반 년 정도 준비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죠. 그런데 문제는 결과를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해석을 할 수 없는 거에요”라고 말했다. 그 뒤 특별한 소득 없이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정말 거짓말처럼 아이디어가 하나 떠오르는데, 앞뒤 안 맞는 것 같은 실험 결과가 명확히 설명되더라고요. 정말 신나는 경험이었지요”라며 조 교수는 당시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그는 응용물리학회지에 투고해서 2012년 응용물리학회지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으로 선정됨은 물론 이후 지난 14년간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012년 최다 인용 논문으로 선정될 때, 2위에 선정된 논문 역시 제가 2년여의 시간 동안 고심해서 투고했던 논문이었기에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요. 제가 응용물리학회지에 투고한 두 편의 논문이 2012년 최다 인용 1, 2위로 선정되면서 전 세계로부터의 축전이 연일 이어지고, 축하 파티까지 열었었죠. 아주 특별하고도 재미난 추억이었답니다”라고 소개했다.
“동료 연구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
조욱 교수가 관련분야에서 인정받는 논문을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왜?’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것이다. 거기에 그의 창의적인 사고와 도전정신이 더해지며 엄청난 시너지를 가져왔다. 그는 “대학 강의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주제들이 수업재료이기 때문에 강의를 통해 학생들과 도전적이고 난해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입니다”라며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끊임없이 ‘왜?’ ‘정말 그런가?’ 등의 질문을 하면서 비판적 사고를 하도록 유도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지식을 받아들일 때, ‘그렇다는군’ 혹은 ‘그런가보다’하는 식의 ‘타협’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하죠”라고 교수로서의 철학을 밝혔다.
철저한 검증과 고찰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힌 조 교수는 “제 연구철학의 핵심은 공동연구의 가치추구하고 할 수 있죠. 지금까지 함께해준 수많은 동료 연구인들이 없었다면 제가 이룬 성과들은 결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테지요”라며 연구실 제자들도 연구파트너로 생각하며 존칭을 쓴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석사와, 박사, 박사후 과정 후 연구 환경을 독일로 옮기면서 연구인생에 가장 힘든 시기를 겪었다는 조 교수는 “다행히 격려와 인내로 저를 이끌어 주신 뢰델(Rodel) 교수님이 계셔서 그 전환기를 잘 넘긴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라며 스승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에 덧붙여 독일에서의 성공적인 연구생활과 현재 유니스트에서 꿈을 키울 수 있기까지 석사·박사 과정 동안 연구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고 지속적인 믿음을 준 지도교수 김도연 전 장관의 가르침이 늘 큰 힘이 되었다며 감사의 빼놓지 않았다. “무엇보다 13년간 연구와 사랑에 빠진 남편을 묵묵히 내조하며 아낌없이 지원해 준 제 아내가 없었다면 오늘의 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누구보다도 아내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마지막 인터뷰 멘트를 정리하는 조욱 교수를 보며 천상 연구자 옆에는 천상 그의 아내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왜?’라는 물음이 또 어떠한 놀라운 느낌표(!)를 만들어 낼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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