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R&D Group] 부산대 집적회로 및 시스템 연구실 남일구 교수
“기술과 인성 갖춘 훌륭한 공학도 배출하고 파”
우연히 들어 선 공학도의 길, 반도체와의 운명적인 만남
[Best R&D Group] 부산대 집적회로 및 시스템 연구실 남일구 교수
“기술과 인성 갖춘 훌륭한 공학도 배출하고 파”
우연히 들어 선 공학도의 길, 반도체와의 운명적인 만남
의사를 꿈꾸던 남일구 교수가 공학도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원래 의대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시험 전날 잠을 한숨도 못 자 본고사 시험을 잘못 보게 되어 아무 생각 없이 2지망으로 지원한 전자공학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라며 우연히 공학도의 길에 들어선 계기를 소개했다. 그에게 우연은 필연이 되었다. 남 교수는 대한민국 반도체 미래를 일궈나가고 있음은 물론 관련 분야 우수한 인재들을 키워내는데 앞장서고 있다.
반도체산업 위기, 산·학·연이 한마음으로 이겨내야
“최근 대만이나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엄청난 연구 지원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실정은 다소 어려운 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운을 뗀 남일구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반도체산업의 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산·학·연이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잘 대응해야 합니다. 정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반도체 산업분야에 지원을 꾸준히 하고, 학교에서는 기업에서 필요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더 힘쓰고, 팹리스 반도체설계 기업체들은 더 활성화됨으로써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발전이 앞으로도 계속 되길 바랍니다”라며 각각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때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의 이런 진정성 있는 멘트는 그가 직접 관련분야의 연구를 하고 관련 산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원 과정 때 아이디어가 작은 칩으로 만들어져 실제 동작하는 것을 보면서 RF(RADIO FREQUENCY:무선주파수) 집적회로 연구의 매력에 빠졌다며 반도체를 만들고 측정하고 분석하는 그의 연구 과정들을 소개했다.
실생활에 도움 되는 연구로 기술의 상용화 이끌어
우연히 공학도의 길에 들어섰듯 교수의 길 또한 그가 처음부터 바라던 바는 아니었다. 그는 “회사에 다니면서 전문연구요원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미국대학 박사후 연구원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부산대학교 교수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부산대라는 명문 국립대 교수로 임용이 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과 부임이 안 되면 도미(渡美)하자는 생각으로 지원을 하게 되었는데, 운이 좋아서 2007년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부산대 교수로 재직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2007년부터 운영된 부산대 집적회로 및 시스템 연구실은 무선 통신용 RF/밀리미터/아날로그 집적회로와 센서 인터페이스 집적회로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단말기용 및 위성용 GPS/Galileo 수신기, 임플란트용 및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위한 MedRadio 송수신기, 차세대 무선 통신을 위한 5G용 밀리미터파 수신 회로 연구, 센서 인터페이스 회로 연구,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를 위한 저전력 RF 송수신기 연구 과제 등을 수행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집적회로 RF/아날로그 회로 관련 특허 12편 등록, SCI급 논문 18편, 수상 8건 등의 꾸준한 연구 성과가 바로 그 증거다. 남 교수는 “요즘 연구실에서 가장 집중하는 연구는 5G 밀리미터파 회로 연구와 MedRadio 송수신기 연구입니다. 5G 밀리미터파 회로 연구 결과는 초고속 모바일 라이프가 가능케 할 초고주파 전송 기술에 기여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MedRadio 송수신기는 앞으로 임플란트 의료용 기기 등에 탑재되어 장애 극복이나 질병 치료 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라며 연구의 파급효과를 설명했다.
공학의 ‘맨파워’ 진가를 보여주는 연구실
남일구 교수는 공학에서의 맨파워를 강조한다. 연구실 소속 최치훈 학생팀이 2011년 ‘캠퍼스 특허전략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상을 받고 남 교수는 이를 통해 지도교수상을 받는 등 그의 연구력과 교육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훌륭한 학생들 덕에 상까지 받는 것은 교수로서의 복인 것 같습니다”라고 웃어 넘겼다. 최근 9월에는 최치훈 박사과정이 제14회 RF(고주파)/아날로그 집적회로 워크숍에서 우수논문상을 받으며 연구실의 경사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남 교수는 자기 주도적인 학습과 ‘왜’라는 질문에 대한 끊임없는 사고, 협업능력과 유연한 사고, 꾸준함과 자신감 그리고 겸손함이 공학도의 기본소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꾸준함과 자신감을 갖고 한 분야를 파면 어느새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왔다고 자만하고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소홀히 할 수 있는데, 상대방의 의견이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겸손함을 잃지 말라는 이야기를 합니다”라고 제자들을 향한 진심어린 충고를 전했다.
기술적으로도 인성적으로도 훌륭한 공학도를 배출하는 것이 계획과 비전이라고 밝힌 남일구 교수. 기자는 훌륭한 선생 밑에 훌륭한 제자가 나듯, 남 교수 스스로가 기술과 인성을 갖춘 공학도이기에 기필코 이뤄질 수 있는 바람이라 생각한다. 우연을 자신의 운명으로 만든 남일구 교수에게 또 어떤 우연 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