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Affairs Ⅱ] 풀리지 않는 숙제, 두 개의 이슬람
[Foreign Affairs Ⅱ] 풀리지 않는 숙제, 두 개의 이슬람
  • 조재휘 기자
  • 승인 2014.11.21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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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사후 시작된 뿌리 깊은 분열…주요 교리는 공유
[이슈메이커=조재휘 기자]

[Foreign Affairs Ⅱ] 수니파와 시아파




풀리지 않는 숙제, 두 개의 이슬람


무함마드 사후 시작된 뿌리 깊은 분열…주요 교리는 공유





수니파와 시아파는 종파라기보다는 정파로 출발했다. 이슬람세계는 마지막 예언자인 무함마드의 사후 후계자 논쟁에 휩싸였다. 그러나 무함마드의 유일한 부계혈통이던 사위이자 사촌 동생 알리가 기대와는 달리 후계자인 칼리프가 되지 못했다. 655년 알리가 겨우 네 번째 칼리프가 되었으나 반대파에 의해 살해당하고, 그 추종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의 기득권을 다투고 벌인 전쟁에서 패배하자 지금 이라크 쪽으로 이주해 가서 시아파가 됐다. 메카에 남아 있던 세력들은 수니파가 되고 스스로 정통을 자처했다. 더욱이 680년 알리의 장남 하산이 독살 당한 후 둘째 아들 후세인마저 수니파 아랍정권에 살육 당하자 두 세력은 정치적 적대관계가 됐다. 종교적으로는 이슬람이라는 한 우산 아래 느슨하게 연대해왔지만, 사사건건 충돌과 갈등이 적지 않았다.




  

성직자의 역할과 정의가 가장 큰 차이


  시아와 수니의 차이점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맘(Imam)에 대한 각 종파의 정의부터 알아봐야 한다. 이맘이라는 말은 수니 무슬림이나 시아 무슬림이나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말이지만 그 말이 지닌 의미는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수니파에서는 이맘을 종교적 집회의 기도를 인도하는 사람 혹은 예배 의식에 숙달된 존경할 만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으며 누구든지 이맘이 될 수 있다. 이맘은 직업이 아니고 단순히 예배를 인도할 때만 이맘으로서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러나 시아 이슬람에서 이맘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맘은 이슬람 세계의 세속적 통치자가 되는 독점적 권리의 소유자일 뿐만 아니라, 이슬람 성법상의 문제에 대하여 절대적 권위를 가지는 '최고 성직자'를 의미한다. 이맘은 알라로부터 자신의 백성을 이끌라는 임무를 위임받은 존재로 이맘 직은 예언자 무함마드 사후 무슬림 공동체의 최고 직책임을 의미한다. 그는 과실 없는 지도자이며 종교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성직자이기도 하다. 이맘에 대한 정의를 기본 바탕으로 시아와 수니의 차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시아 무슬림들의 "이맘은 신에 의해서 선택 된다."라는 믿음이다. 신은 예언자를 선택했고, 그의 혈통에게 통치권을 부여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수니 무슬림들은 이맘 즉, 칼리프는 무슬림 원로들의 회의에서 선택되거나 이전 칼리프에 의해 지명된다고 믿는다. 실제로 수니 무슬림들이 정통 칼리프로 생각하는 아부 바크르, 우마르, 오스만, 알리는 원로들의 회의를 통해 선택되었고, 이후 수니 무슬림 세계는 칼리프들에 의해 지명되었다. 


  둘째, 시아 무슬림은 이맘은 나면서부터 죄가 없다고 믿고 있으며 그의 권위나 능력은 신으로부터 부여 받았기 때문에 어떠한 오류도 없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이맘을 성인처럼 숭배하고 그들의 무덤이나 기념 모스크에 복을 기원하기 위해 찾아가서 기도하기도 한다. 반면 수니 무슬림들은 이맘, 즉 칼리프도 죄를 지을 수 있고 폭군도 될 수 있지만 이들의 권위에 복종하여 이슬람을 유지시키며 폭동을 조장하지 않는다. 


  셋째로는 이맘의 완벽한 능력이다. 지식, 용기, 지혜, 긍휼, 신성함, 하나님에 대한 사랑 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두루 갖춘 완벽함이다. 반면 수니에서의 칼리프는 한낱 인간에 불과하지만, 일반인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칼리프 직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이슬람의 90% 차지하는 수니파


  이 외에도 시아 무슬림들은 무함마드의 동료들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 정통 칼리프라고 불리는 4명 중 알리를 제외한 세 사람 즉 아부 바크르, 우마르, 오스만과 무함마드의 부인들 중의 아이샤 등 초기 무함마드의 동료들이 이야기하는 선지자의 삶과 영적 행동들에 대한 전통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두 종파 간의 종교적 차이를 가져오게 했다. 그 차이는 순례와 단식, 기도 등 세세한 부분까지 차이를 만들어 냈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시아와 수니는 이슬람의 쿠란과 주요 믿음의 원리들을 공유하고 있다. 일반 무슬림들 사이에서 수니-시아는 서로 사업파트너로 통혼이 가능하고, 한 모스크에서 자유롭게 예배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친근한 관계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에서 시아파 소수정권이 수니파 다수 국민을 차별하고, 이라크 전쟁 과정에서 미국이나 이라크 시아파 정부가 수니파를 압박하고 권력에서 배제하면서 수니파의 불만이 커졌다, 저항세력이 종파문제라는 매력적인 도구로 수니파를 부추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반대로 오랫동안 수니 무슬림으로부터 차별과 억압을 받아온 시아 무슬림들은 수니 무슬림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시아와 수니가 함께 거주하는 이라크나 사우디, 이란 같은 곳에서는 서로에 대한 차별을 행하고 있으며, 많은 수니 성직자들은 아직도 시아파를 이단으로 여기고 있다. 


  수적으로 봤을 때 수니파는 전 세계 무슬림 10억 인구의 90%를 차지해 ‘정통’을 자처한다. 각 공동체의 관습을 허용하는 등 세속적으로 교세를 확장한 까닭에 인도네시아와 아프리카 등 새롭게 이슬람교를 받아들인 국가 대부분이 수니파에 속한다. 한편 시아파는 무슬림 전체의 10%를 차지하며 주로 이란·이라크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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