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in] “힙합을 알면 청년이 보인다”
[포커스 in] “힙합을 알면 청년이 보인다”
  • 이슈메이커
  • 승인 2014.11.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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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피 못 잡는 청년정책, 힙합에 대한 이해가 우선!
[이슈메이커=이슈메이커]

[포커스 in] 



“힙합을 알면 청년이 보인다”


갈피 못 잡는 청년정책, 힙합에 대한 이해가 우선!






M-net에서 방영된 Show Me The Money 시즌 3가 올해 9월에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회자(膾炙)되고 있다. 아직도 음원차트에 방영됐던 음원이 올라와있을 뿐만 아니라 개그 프로그램에서 인용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지만, 기성세대들의 반응은 냉담하기 만하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음악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힙합이란 음악이 청년들을 이해하기 좋은 요소가 너무 많다. 아직도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 현실 속에 ‘청년들이 왜 힙합에 열광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함으로써 청년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한국 힙합의 태동(胎動)


  힙합은 1970년대 초, 미국 동부의 뉴욕의 한 클럽에서 시작됐다. 이때는 한창 Disco음악이 인기였는데 DJ가 신나는 음악을 틀어 분위기를 달구면 누군가는 그 리듬에 맞춰 이런 저런 지껄임(Rap)을 쏟아내고, 젊은이들은 브레이크 댄스를 추었다. 이것이 힙합이 탄생한 계기가 되어 70년대 후반 DJ 쿨 허크, 힙합의 대부 아프리카 밤바타 등에 의해 대규모 파티와 공연으로 발전했다. 이후 힙합은 젊은이들 중심으로 급속도로 전 세계에 뻗어나갔다. 


  이러한 힙합의 거센 파도는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도 들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민 정서상 바로 정통힙합이 바로 들어오진 못했다. 처음엔 ‘랩 댄스’ 장르가 자리 잡았는데, 랩이 가미된 댄스 음악이 처음 나오기 시작했다. 나미의 ‘인디언 인형처럼’이나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와 같이 90년 리믹스 버전이 위에서 말한 랩 댄스음악을 대표하는 곡이다. 그 이후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본토 힙합의 모양새를 갖춰 가는데, 서태지와 아이들이 92년 발표한 1집 앨범의 ‘난 알아요’가 그 시발점이다. 이후로 정통 힙합을 지향하는 언더그라운드 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현재 대중가요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는 라임(rhyme·운율)이나 플로(flow·흐름)로만 구성된 힙합 음악이 형성됐다.





청년들은 왜 열광하나?


  힙합은 강한 비트와 직설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또한 현란한 춤사위와 개성있는 옷차림, 가수들은 한결같이 삐딱한 자세를 하고 나타난다. 어떻게 보면 느리고 서정적인 트로트나 포크기타를 즐겨했던 기성세대들이 이해하기 힘든 모습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왜 이 젊은 청년들은 어떻게 보면 건방져 보이고, 자극적인 음악에 심취하는 걸까?


  첫째는 힙합의 저항정신이 지금 현 청년들의 심리상태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Mnet 한동철 국장은 “힙합은 억눌리고 소외돼 있던 미국흑인의 역사적 정체성에서 유래된 문화입니다. 자유에 대한 욕구, 억압과 차별에 대한 불만 등을 솔직하고 직설적인 언어에 담아 또래 집단 사이에서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서 출발한 것이지요. 여러 방면에서 심한 압박을 받고 있는 청년들에게 힙합의 이러한 성격은 ‘청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통로’로 다가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한 국장의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학업이나 학교생활에서 오는 압박의 스트레스가 힙합을 도구 삼아 분출된 것이다. 어찌보면 지금 기성세대들이 군사정권의 압박에 못 이겨 록(rock)음악으로 저항을 분출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드러내고 싶어 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힙합을 한다는 뮤지션들은 하나같이 통 큰 바지에 큰 모자, 금장, 치렁치렁한 메탈 장식, 스냅 백 등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한 국장은 “힙합음악을 하던 흑인들은 주류가 아닌 빈곤층이었다. 이들이 돈을 벌고 경제적 여유가 늘어나면서 이를 과시하고 자랑하는 수단으로 금속제 장신구나 액세서리 등을 많이 착용했다. 이 같은 문화가 현재는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 아닌, 힙합을 상징하는 트렌디한 스타일로 자리 잡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우리나라 청년들은 정형화되고 획일화되어 자기표현에 제약을 받는 서정적 음악보다 남들보다 튀고 개성있어 보이는 힙합을 선택한 것이다. 


  셋째 솔직한 것을 좋아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체면과 의식을 챙길 수밖에 없었던 기성세대의 문화와 달리 지금 젊은 세대는 솔직하고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데 주저함 없는 문화이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지금은 예전처럼 조심스럽게 서론을 꺼내거나 돌려 말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던 화법은 인기가 없다. 마음에 안 들면 안 든다고 직설적으로 내뱉는 식의 화법을 선호하기 때문에 힙합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라고 힙합의 인기에 대해 설명했다.





청년을 잡으면 나라의 미래가 보인다


  청년들의 힙합 열광현상을 저항과 과시로 정의한다면 기성세대는 더 이상 청년들에게 다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힙합을 좋아하거나 열광하는 청년들을 걱정하는 기성세대를 향해 김봉현 음악평론가는 “물론 힙합이 공격적이고 거친 면모를 지니고 있는 건 맞지만 그와 동시에 힙합의 여러 면모가 청년에게는 그들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삶의 방식 대변하는 도구라고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허리’로서 가장 건강해야할 청년들이 실업문제와 세대 간의 갈등, 가정문제 등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2013년에 정부는 “재도전이 가능한 창업안전망 구축, 청년 취·창업 활성화 및 해외진출 지원, 주거안정 대책강화 등을 통해 청년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의지를 밝혔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한 청년실업전문가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청년들의 특성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그들의 관심사를 알아주는 넓은 안목이 갖추어 질 때 청년들의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나라 개혁의 중심에는 청년이 있었고, 청년들을 잘 다스리는 리더가 그 개혁의 선봉장이 됐다. 정부와 기성세대들은 청년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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