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겨냥하는 ‘Made in KOREA’
중국 시장 겨냥하는 ‘Made in KOREA’
  • 경준혁 기자
  • 승인 2014.11.20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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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54억 4천만 달러 관세절감 효과... 대중 수출 청신호
[이슈메이커=경준혁 기자]

[Cover Story] 한-중 FTA




중국 시장 겨냥하는 ‘Made in KOREA’


연간 54억 4천만 달러 관세절감 효과... 대중 수출 청신호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 중국이 우리나라의 51번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국이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유럽연합(EU)·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맺게 됐다. 경제영토도 칠레(85.1%), 페루(78.0%)에 이어 세계 3번째 규모(73%)로 커졌다. 이번 타결을 통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우리의 제2 내수시장으로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고, 이는 향후 우리 경제 발전의 새로운 활력소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 ‘중국’, 무역 빗장 풀었다


  지난 11월 10일, 우리나라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9조 2,403억 달러로, 미국(16조 8천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세계은행은 국가별 물가와 환율을 감안한 ‘구매력 기준 GDP’에서 올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인 13억 5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단일국가로는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이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의 수출액(5,596억 달러)의 26%(1,458억 달러), 수입액(5,156억 달러)의 16%(830억 달러)가 중국을 상대로 한 것이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는 수출입을 합쳐 2005년 당시 1천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8년 뒤인 지난해에는 갑절을 넘는 2,288억 달러에 달했다. 


  제1의 교역국인 중국과의 FTA는 국내 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주력 수출품군인 공산품의 관세 장벽을 낮췄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중국은 수입 관세율이 평균 9.7%로 미국(3.5%)이나 유럽연합(5.6%)보다 높다. 이번 한중 FTA는 이런 수입 관세를 품목별로 철폐하거나 단계별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 발효 5년 후에 0.95∼1.25%, 10년 후에는 2.28∼3.04%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FTA로 대 중국무역시 절감할 수 있는 관세는 연간 최대 54억 4천만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중 FTA에 따른 관세 철폐가 모두 이뤄지면 한·미 FTA의 5.8배, 한·유럽(EU) FTA의 3.9배에 이르는 관세 절감 효과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번 FTA 발효 즉시 연간 87억 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철폐되고, 향후 10년 내에 458억 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 철폐로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을 비롯해 패션, 건강·웰빙제품, 생활가전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제품도 특혜 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내수 소비재시장 진출 가속화 예상


  한중 FTA의 합의 내용에는 금융, 서비스, 투자, 통신 등 양국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총 22개 챕터가 포함됐다. 양국은 품목 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농수산물의 경우 쌀이 완전 제외된 가운데, 자유화율은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합의됐다. 나머지 초민감 품목은 양허 제외가 30%, 자율관세할당 16%, 관세 감축 14% 수준으로 조정됐고, 고추와 마늘 양파 등 국내 주요 양념채소류와 쇠고기·돼지고기·사과·배 등 총 610여 개 품목이 양허 제외됐다. 이와 함께 48시간 내 통관 원칙, 700달러 이하 원산지 증명서 면제, 원산지 증명서 미구비시 수입 후 1년 내 특혜관세 신청 가능 등의 사항에 합의가 이뤄졌다.


  우리 주재원의 중국 최초 체류기간 2년 부여대상(기존 1년)도 확대하기로 합의됐으며, 양국 공동제작 영화 및 방송 프로그램에 국내산에 준하는 혜택을 부여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활발한 교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공연자와 음반제작자의 손실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보상청구권 규정,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의 기술보호조치 및 권리관리정보 보호가 명문화됐다. 또한 기존 20년에 머물러 있던 방송보호기간을 50년으로 확대했다.




  청와대는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 의미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54억 4,000만 달러의 관세 절감 효과가 생기며 농수산물 개방수준도 역대 FTA 최저”라며 “중국 내수 소비재 시장 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중 정상회담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한중 FTA 실질 타결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세계경제에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고 희망을 드러냈다. 시진핑 주석 또한 “한중 FTA 타결은 상호 이익의 균형을 맞춘 것으로 한중 경제 발전의 이정표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 전반에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번 한중 FTA는 미국이나 EU 등 다른 거대 경제권과의 FTA보다 관세 철폐 및 완화 비율이 높지는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중 FTA에서 양국이 20년 내에 관세철폐를 하기로 한 범위는 품목 수 기준으로는 중국이 91%, 한국이 92%다. 수입액 기준으로는 중국이 85%, 한국이 91%이다. 이는 무역 자유화를 대하는 중국의 경직된 태도에 비춰 일정 정도 예견된 사안이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한중 FTA 부작용 우려도...


  약 30개월 만에 타결된 한중 FTA의 부작용에 대한 여러가지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 한중 FTA의 발효로 중국 제품의 수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시장점유율 하락과 중국의 경쟁력 있는 가격 등으로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중국의 기업들이 한국에 대거 진출함에 따른 경쟁 심화와, 직접투자 확대로 인한 국내 산업공동화 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한중 FTA에서 농수산물 개방 수준을 역대 FTA 최저 규모로 ‘방어’했고 쌀은 아예 양허 품목에서 제외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 농수산업계의 피해는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의 농수산물 수입액은 2008년 28억 2,2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7억 1,400만 달러로 5년 새 67.0%나 증가했다. FTA 수혜 품목으로 여겨지는 공산품 역시 중국산 물량이 국내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특히 섬유·의류와 생활용품 등 중소기업들의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경우, 당장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에 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의 기술혁신 속도를 감안하면 전자제품 등 우리가 기술적 우위를 점한 품목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공세가 점차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있어서는 자국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가 명문화되면서,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중국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도 있다.





거대한 시장 or 거대한 공장


  전문가들은 대 중국 수출 증가 등의 효과를 기대하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양국이 경제적인 결속을 강화하면서 불안한 동북아 정세의 정치적 안정성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의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인정해 특혜 관세를 적용받도록 한 부분을 의미 있는 성과라며 높이 평가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큰 나라이고 북한에서 만든 상품을 팔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국익을 고려해 민감한 분야의 품목을 FTA 대상에서 빼면서 다소 낮은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농수산물 등 분야에서는 우리 농어민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경제적인 차원에서뿐 아니라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미국 등 여러 나라처럼 농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국회 비준을 위해서라도 피해 분야 대책은 철저히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투자·서비스 분야 등은 협상 타결 그 자체보다도 앞으로 중국이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지 지켜보고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최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 자본의 흐름을 살펴보면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 투자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부동산,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결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서비스 산업만큼은 기대하는 바가 큰 분야로 의료, 법률, 교육, 문화산업 등에서는 우리 기업이 중국에 진출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확실히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한·중 FTA를 통해 우리나라는 글로벌 3대 경제권과 FTA 네트워크를 완성해 명실상부한 FTA 허브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국내 투자 유치 확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 10대 교육 국가 중 처음으로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은 성과는 우리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촉진하고, 국제통상 무대에서 우리 경제력에 걸맞는 위상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FTA 허브 국가로의 부상은 이미 체결된 한·EU, 한·미 FTA 활용을 희망하는 중국기업들의 대 한국 투자 확대와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미국·EU·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의 투자 증대 및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아가 한·중 FTA는 동북아 지역 통합 활성화 움직임 속에서 우리나라가 핵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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