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뒤흔드는 제2의 ‘자본론’
세계를 뒤흔드는 제2의 ‘자본론’
  • 이슈메이커
  • 승인 2014.10.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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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개천에서 용 날 수 없는 세습자본주의 시대
[이슈메이커=이슈메이커]

[Economic Point] 소득불평등




세계를 뒤흔드는 제2의 ‘자본론’


1:99, 개천에서 용 날 수 없는 세습자본주의 시대




19세기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자본주의의 생산양식을 분석, 잉여가치와 계급투쟁의 과정을 겪고 공산주의가 도래할 것이라고 제창했다. 자본론 출간 146년 후인 2013년, 파리경제대학의 토마 피케티 교수는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저서를 통해 소득불균형 문제를 제시했다. 그는 이 책에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자본가는 항상 더 높은 소득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소득의 불평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 주장은 20세기 경제를 지배해온 성장 위주의 자본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라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금 기록 분석 통해 밝혀낸 빈부격차의 과정과 원인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통해 단순히 경제학계뿐만이 아니라 19세기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분야까지 아울러 시대 전반을 뒤흔드는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와 같은 제목의 책으로 토마 피케티 교수는 21세기의 국제 사회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이 난해한 경제학 서적은 지난 2월 미국 번역 출간 이후 3개월 만에 이미 20만부 이상 팔려나갔고 전 세계에 분배 논쟁을 촉발시켰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로 꼽히는 미국의 폴 크루그먼은 피케티의 저서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없던 최고의 경제학 서적’이라고 극찬했다.


  그동안 경제학계에 소득불평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케티와 그의 저서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15년간 조사, 분석해 얻어낸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분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기존 주류 경제학계의 주장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00년간의 유럽, 미국, 심지어 일본까지 여러 국가의 방대한 세금 통계 데이터를 분석해 소득과 부를 둘러싼 격차를 수치화했다. 이 작업을 통해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추론해 낸 피케티는 그 격차가 선진화된 자본주의 국가일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즉, 노동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이자, 부의 세습, 임대수익 등의 자본으로 얻는 수입이 더 크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형태의 성장은 경제성장이라는 큰 관점에서 봤을 때 분명 문제의 소지를 지니고 있다. 


  피케티는 이러한 세습자본주의, 부의 집중 현상에 대해 부자증세인 ‘글로벌 부유세’와 같은 과세 제도를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확보한 세금으로 연금, 복지 등의 정책을 수행해 불평등을 해소해야한다는 것이다. 





국제 사회 전반에 퍼진 피케티 패닉


  피케티의 자본론은 경제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전역을 뒤흔들고 있다. 이미 2011년 빈부격차 심화에 대한 불만의 표출로 미국에서 시작된 ‘월가점령’ 시위가 전 세계로 확대되었던 사례로 볼 때 소득불균형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문제였다. 당시 월가점령이 ‘99%의 시위’라고 불렸던 이유는 비율에 비해 막대한 자본을 소유하고 있는 1%의 부유층에 대한 서민층의 반발이라는 점에서였다. 현재 프랑스에서 연간 ‘상속되는 자산의 가치’는 총 GDP의 15%로 1950년대의 5%미만에서 시작해 점점 최고 수준이던 19세기의 25%에 근접해가고 있다. 일부 계층에 몰린 대형 자본이 대물림되는 19세기의 ‘계급사회’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예외 없이 적용된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후 돈을 모아도 내집마련의 꿈은 요원하기만 하다. 하지만 모 기업의 자녀들은 수십억 원대의 주식을 어린 시절부터 이미 보유하고 있다. 피케티의 이론을 도화선으로 문제를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서민 여론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계에서도 소득불평등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논지의 특성상 진보 진영은 피케티의 자본론의 내용을 옹호하며 환영하고 있고 보수 진영에서는 저서의 잘못된 시각과 분석에 대해 비판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21세기 자본론의 한국어판 출간과 피케티 교수의 방한을 앞두고 일반 독자층은 물론 정·재계에서도 관심이 높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5월 22일 ‘21세기 자본론의 글로벌 반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피케티의 저서에 대한 각국의 석학 및 정책 당국자들의 반응을 전하며 향후 전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서 피케티의 저서에 주목하는 이유는 21세기 자본론이 주요국의 정책 또는 사회에 영향을 미칠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 민생정치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피케티 21세기 자본론,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국내 실정에 맞는 적용 방안 연구를 위해 학계 및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토론회를 지난 8월 20일 개최했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토마 피케티의 주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부자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돈이 돈을 벌어들이는 현상은 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기회의 평등조차 주어지지 못할 정도로 불균형이 심화되어서는 안 된다. 피케티가 주장한 세금 부과를 통해 근본적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고는 기대할 수 없지만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지금, 모두가 하나 되어 해결책을 고민해 볼 가치는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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