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를 가다-공주시] 김진호 한국감성과학회장·공주대학교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지방자치시대를 가다-공주시] 김진호 한국감성과학회장·공주대학교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 김진영 기자
  • 승인 2014.10.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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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진영 기자]




감성의 숨결을 불어넣은 미래의 과학


“기능품질 중심에서 감성품질로의 전환”





트렌드의 변화가 가장 빠르게 목도되는 산업분야를 꼽자면 단연 IT 분야일 것이다. 디지털기술의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자기기의 흐름을 눈여겨보자면 ‘사용자’ 또는 ‘인류 친화적’ 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함을 알 수 있다. 이제 과학은 다시금 ‘감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의 과학이 진보적인 기술혁신에 매진했다면 미래의 과학은 인간중심의 ‘감성과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감성을 품은 ‘과학’


  문명의 발생 이래 인류는 눈부신 과학의 발전을 이룩하며 보다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고 있으며 개인 PC를 넘어 스마트폰 시대에의 도래는 정보교류와 소통의 장을 우리 생활 속 깊은 곳까지 끌어왔다. 이처럼 과학은 언제나 인류의 편리성 도모의 목적 하에 진보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급속도의 기술발전은 점차 복잡하고 불필요한 기능의 집약체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인간으로 하여금 기술 피로(Digital Fatigue)를 안기기에 충분했다. 메말라버린 기술과 딱딱하고 삭막한 제품은 다시금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시켰고 오늘날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으로 일컬어지는 자동차, TV, 휴대폰 등 주요 전자제품들은 ‘감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986년 일본 마쯔다(Mazda) 자동차 회사의 야마모토 회장은 “자동차는 문화창조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자동차 문화론’을 전개했다. 이 때부터 ‘감성공학’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감성공학이란 말 그대로 사람의 미묘한 감성을 과학적으로 측정·평가해 각종 제품을 개발하거나 생활환경을 설계할 때 사람에게 큰 만족을 줄 수 있도록 과학적 연구로 이를 뒷받침하는 것을 말한다. 즉 심리학, 생리학, 문화인류학, 사회학, 디자인학, 재료공학, 환경공학, 기계공학 등 매우 넓은 학제적 스펙트럼을 지닌 융합과학에 속한다. 국내에서도 1995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선도기술개발사업(G7 사업)에서 산·학·연 협력으로 감성공학기술개발사업을 추진했으며 이 때 사업에 참여한 300여명의 전문가들이 학술교류를 위해 한국감성과학회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감성과학 연구의 터전을 마련했다. 


  한국감성과학회는 학문의 성격상 여러 분야 간의 체계화된 교류 속에서 과학과 실천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견지해 왔다. 김진호 회장은 “인간의 감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분석하여 이것을 제품개발이나 생활환경에 적용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쾌적하게 도모하기 위해 학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립목적을 밝혔다. 융복합학문의 선두주자로서 약 800여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적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기적인 학술대회를 통해 주목할 만한 학술적 성과를 내고 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는 학문적인 이론을 정립하고 감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노력을 지속해왔으며 그 결과 상품, 또는 제품의 평가가 기능품질 중심에서 고객이 직접 느끼는 감성품질로 바뀌고 있습니다”라며 “감성과학의 가치창조를 위해 앞으로는 산업체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사회의 요구에 부응코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기업-연구소 연계된 감성 표준화 과제 추진해야


  앞으로의 미래 산업은 감성과학 같은 인간중심의 휴먼테크놀로지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일찍이 디지털 기술의 심화와 신기술 확보에 더해 디자인, 촉감, UX(User Experience) 등 구매자의 감성에 영향을 미치는 ‘감성 파워’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스웨덴 자동차 제조업체 볼보는 모든 인테리어 소재에 대해 여름철 차량 실내온도 이상의 가혹한 조건에서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유해 물질 테스트를 실시하며 BMW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엔진음을 만들기 위해 각종 부품의 소재와 형태를 연구한다. 제너럴모터스는 안락함 연구를 위한 인체모형 오스카(OSCAR)를 개발, 엉덩이나 허벅지 등 다양한 체중과 신장으로 변환이 가능하도록 제작해 제품 개발에 응용하고 있다. 이에 김 회장은 “감성기술은 일상생활에서 제공되는 제품과 서비스에 인간의 감성을 도입함으로써 소비자 친화력과 제품의 차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그 필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습니다”라고 지목했다. 


  정부도 최근 산업기술비전 2020, 감성ICT 산업 아웃룩 등에서 감성과학과 관련된 사용자 경험(UX), 감성 인터페이스 산업육성을 신산업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감성은 개인차가 있으며 정량적으로 측정, 분석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규격화된 표준화 작업이 미미한 실정이다. 김진호 회장은 “한국식품연구원은 고추장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함량에 따른 매운맛의 5단계를 표준화했습니다. 이를 감성의 표준화라고 정의할 때 정부-기업-연구소가 연계하여 감성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감성의 측정·분석 기술은 다양한 산업에서 공통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는 감성과학화 연구에 R&D 지원을 확대해 감성 품질을 강화함으로써 산업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나아가 인간의 감성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술에의 모색이 필요하며 감각기관, 측정환경, 인간특성별로 감성을 측정하고 이를 분석한 데이터를 축적, 미래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써 산업체에 보급하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라고 그는 덧붙였다. 


  발전가능성이 높은 학문영역인 만큼 감성과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학과의 설립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 회장은 “미래형 상품은 감성과 디자인, 생산기술을 결합한 것이며 경험의 가치를 강조한 감성품질이 차별적 요소로 대두되고 있습니다”라며 “앞으로의 연구는 인문학적 부드러움과 공학적 정교함을 두루 갖추고 서로 융합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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