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물-서예진흥 부문] (사)국제여성한문서법학회 이성숙 이사장
[한국의 인물-서예진흥 부문] (사)국제여성한문서법학회 이성숙 이사장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4.09.04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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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50년 은은한 묵향으로 학회를 품겠습니다”


제 2대 (사)국제여성한문서법학회 이사장 취임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수(數)와 함께 6예(六藝)의 하나인 서(書)는 인격 완성과 정신 도야에 중요한 요소다. 문자문화의 꽃인 서예는 동양 인문정신이 생동하는 예술로써 동양에서는 서법(書法)이 인격을 반영한다고 믿어 서여기인(書如其人·글씨는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을 해왔다. 실용이나 예술을 떠나 정신 도야에 기여하는 서예의 중요성은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卷氣)라는 한마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사)국제여성한문서법학회 제 2대 소농 이성숙 이사장은 서예의 매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서예는 문사철(文史哲)을 두루 갖춰야 이룰 수 있는 분야라 50여 년 붓을 잡은 지금도 여전히 그 매력에 빠져있어요. 모름지기 10여 년을 한 우물만 팠다면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잖아요. 하지만 서예는 인내하며, 꾸준한 노력의 끝에서도 만족감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 매력입니다. 즉 평생을 배우면서 실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셈이죠."





5개 분과위원회 구성, 체계적인 활동의 기틀 마련


  누구나 한번 쯤 따스한 봄날 처마끝자락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바라보면서 어느새 저만큼 고요한 속으로 파묻혀 속내모를 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힌 감정이 있을 테다. 마음에 고요히 퍼져나가는 아지랑이처럼 붓을 잡으면 벼루에 스며들었다 토해내는 진한 묵향이 코끝을 타고 전신에 퍼져가는 것을 느낀다는 이성숙 이사장. 그는 은은하게 자신을 감싸는 묵향을 잊을 수 없어 5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붓을 내리지 못했다. 더불어 삶의 철학, 작품세계가 농축된 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그는 (사)국제여성한문서법학회 제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새 화선지를 꺼내 들었다. 


  “대한민국 여성 한문 서예가들의 위상 확립과 학회 회원들 간의 상호발전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를 위해 5개 분과위원회 구성을 완료했으며, 작업실에서 좋은 글을 학습하면서 삶의 전부를 붓과 씨름하고 있는 여성 작가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학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국제여성한문서법학회는 10여 년 전 국내 서예단체 초대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여성 한문 서예인들의 발전과 교류를 위해 세워진 곳이다. 신뢰성을 잃어버린 국전과 각 단체들의 공모전을 떠나 순수하게 공부하자는 목적으로 창립된 만큼 국제전과 학술세미나에 주력해온 이곳의 제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회원들이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틀 마련과 내실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기획·전시·홍보·의전·친교 등 5개 분과위원회 구성을 통해 원활한 학회 운영과 친목 도모는 물론 여성 한문 서예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더불어 학술연구회, 국제교류전, 문화탐방 등의 사업을 연계함으로써 공부할 學, 모임 會, 즉 공부하는 모임의 소임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필묵에 젖어, 묵향에 취해 걸어온 50년


  황해도 태생으로 중학교 때 처음 붓을 잡고 여초선생과 구당선생을 만난 이성숙 이사장은 한문서예를 통해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경기도 자문위원, ㈔한국예총 하남시지회장, 국제서법예술연합 한국본부 이사, 경기미술상과 대한민국 서예대전(국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경기도전 초대작가 운영·심사위원, 하남미술대전 대회장 등을 역임했고, 서실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평생을 묵향과 함께 보냈다. 


  ‘소년 문장가는 있어도 소년 서예가는 없다’는 말처럼 부단한 자기 수련과 세월을 켜켜이 쌓아야만 하는 서예. 하지만 한글전용으로 인해 한자가 사라져가는 분위기가 고착된 데다 붓은커녕 연필조차 잡으려 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 또한 서예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여기는 그는 “중국에서는 서법(書法)이라고 하고, 일본은 정신적 수련의 한 과정으로 생각해 서도(書道)라고 하는 데 비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서예(書藝)로 칭합니다”라며 “서예는 노후에 고상해지기 위해 배우는 단순한 문화과정이나 예술 활동이 아니라 끊임없이 학습하며, 오랜 연마를 통해 얻어지는 배움의 산물임을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해요”라고 강조했다. 노후에도 매 순간을 보람되게 보낼 수 있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자녀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배움이 곧 서예라는 뜻이다. 


  글씨를 보면 쓴 사람의 성품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이 이사장의 50여 년의 세월을 몇몇의 작품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단아하고도 흐트러짐 없는 그의 성품은 작품에 투영되어 “완벽하고 예쁘다”는 감상평을 듣는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어수룩함이 보일지라도 바라보고 있으면 내면이 편안해지는 글을 지향한다고. 판소리에서 득음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처럼 하나의 선(線)을 얻기 위해 평생을 바치고 있는 이성숙 이사장. 앞으로 그가 (사)국제여성한문서법학회에서 써내려갈 한 획, 한 획이 여성 서예인들의 붓 끝을 단단하고도 찬란히 빛나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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