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PLAN KOREA-의료부문] 삼천포제일병원 정판준 병원장·김송자 행정원장
[2014 PLAN KOREA-의료부문] 삼천포제일병원 정판준 병원장·김송자 행정원장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4.09.0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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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2014 PLAN KOREA-의료부문] 삼천포제일병원 정판준 병원장·김송자 행정원장




“의사가 바라보는 모든 생명의 가치는 동일합니다”


양질의 진료서비스와 봉사정신을 통해 2차 의료기관 선도




최근 통념적으로 ‘의술(醫術)’과 ‘인술(仁術)’을 달리 구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인술은 국어사전에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 의술을 이르는 말’로 정의돼 있다. 그러니까 인술이라는 말은 원래부터 그 자체가 의술을 뜻하는 것이다.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삼천포제일병원의 정판준 원장. 그는 인술을 펼치며 지역민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어가면서 ‘나눔의 삶’을 실천해가는 인물이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3차 진료기관과의 동등한 양질의 진료서비스를 위해 2차 의료기관으로써 구축하기 어려운 종합의료체계를 완성한 정 원장에게는 의술과 인술의 구분이 없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하나다. “모든 환자와 가족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전국 유일 ‘제일 아름다운 병원’을 꿈꾸다


  전국 병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름이 ‘제일병원’이란다.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병원 저마다의 목표들이 있겠지만 ‘제일 아름다운 병원’이 지향점인 병원은 단 한 곳일 테다. 공동체가 놓치고 있는 양질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내에서 아름다운 역할을 기꺼이 감당하고 있는 삼천포제일병원은 하루 60여 명의 건강검진프로세서를 갖춘 종합검진센터와 한강 이남에서 손꼽히는 규모인 58병상을 갖추고 인공신장센터를 운영 중이다. 더불어 지역 내 최초 소아청소년과 전문병동 운영을 시작으로 내과, 외과병동을 분리·운영함으로써 전문병동 입원을 통한 고객치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인근의 3차 진료기관과의 긴밀한 협진을 통한 효율적인 진료체계를 통해 2차 의료기관을 선도하고 있는 삼천포제일병원의 정판준 원장은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10시까지 근무한다. 직원 200여 명을 거느린 병원장의 일과라곤 믿기 힘들지만 이조차도 최근에 바뀐 근무 표다. 신장실 각 팀의 의료진들과 주 1회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이곳만의 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그는 팀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양질의 진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정 원장은 인구 12만에 불과한 작은 도시에 정판준내과를 개원하면서 지역 내 최초로 신장투석실을 운영했고,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각종 질환별 소책자 13종류를 만드는 등 지역사회 건강증진을 위한 토양 마련에 힘썼다. 특히 인공신장센터는 본인의 뜻이라기보다는 환자들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봉사의 결정체다. 결국 3년 8개월 만에 종합병원인 삼천포제일병원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감기는 가까운 병원이나 약국을 찾고, 조금 심하다 싶으면 시간과 거리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지역사회의 풍토에서 대도시 못지않은 규모와 첨단 의료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 하지만 ‘모든 생명은 부와 명예를 떠나 소중하다’는 정 원장의 의료철학은 그의 마음을 굳건히 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인데 말만으로는 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환자의 질환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되기 때문이죠. 바로 장비와 전문 인력이 절실했던 이유입니다. 더불어 의사가 바라보는 생명의 가치는 동일합니다. 병원설립을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봤다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수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오롯이 생명을 바라봤을 때 이 지역에는 첨단 의료장비를 갖춘 병원이 절실한 상황이었고,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결심이 섰을 때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부가 함께 꾸는 꿈 ‘연속적인 의료 서비스와 봉사활동’


  삼천포제일병원의 또 다른 경쟁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판준 원장은 자신의 배우자를 소개한다. 사천관내 최초로 소아청소년과를 개원한 김송자 행정원장. 당시 아동들이 입원할 만한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가 진료실 한편에서 직접 수액을 맞히고 밤낮으로 보살핀 아이들만 수백 명에 이른다. 삼천포제일병원이 개원한 이후 소아청소년과 전문병동이 마련된 기쁨도 잠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과의 특성 상 새벽에도 병실에 달려오기 일쑤였다고. 이후에도 환자들을 향한 그녀의 따뜻한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간호사들을 직접 교육하는 그녀의 열정은 환자들에게 오롯이 전해져 현재 삼천포제일병원은 지역사회 소아환자의 90%이상을 담당한다. 이제는 숨을 돌릴 때도 됐지만, 그녀의 하루는 여느 직원들보다 일찍 시작된다. 원장실 한쪽 벽면을 차지한 ‘직원현황판’에 놓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명패를 어루만지며 축복하는 것으로 일과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내부직원이 만족하지 않는다면, 어느 환자가 저희 병원에 만족하겠어요?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내게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처럼, 아침마다 제 입술을 통해 불린 직원들이 삭막한 병원에서 기쁨과 평안의 향기를 전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병원 곳곳을 둘러볼 때 너 나 할 것 없이 마치 주인처럼 병원을 소개하고 웃음으로 반기던 직원들의 모습이 그제야 이해되기 시작했다. 부부가 하나의 꿈을 향해 한마음으로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는 것, 이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하는 정 원장. ‘나눔의 가치’를 공감하는 이들은 지역사회를 위한 자신들의 역할에도 몸을 사리는 법이 없다. 소외계층 밑반찬 나누기, 5,000여 점이 넘는 장수사진 촬영, 경남도립거창대학과 MOU을 체결하고 우수인재양성을 위한 장학금 기탁, 사천시 아름다운가게 후원 및 차량기증 등 이들에게 나눔은 일상이 된 모양새다. 특별히 지난 1월 특화된 소아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케냐에 방문한 김 행정원장. 그녀는 “한국의 의료가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생수병이라면, 제 3세계의 아이들에게는 생명수입니다”라며 “봉사는 어려운 이들에게 기쁨을 전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기쁨의 수혜자는 제 자신이더라고요”라고 행복감을 드러냈다. 지역 내에서 아름다운 역할과 봉사정신이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삼천포제일병원을 세운 정 원장 부부는 대를 이어 연속적인 의료 서비스와 봉사활동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다행히도 이들의 세 자녀들은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진로결정과 지속적인 나눔을 위해 애쓰는 중이다. 





교육의 가치 공감, ‘제 31대 경상대학교 총동문회장 선출’


  개인과 사회를 위해 교육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판준 원장은 최근 제 31대 경상대학교 총동문회장에 선출됐다. 야간당직도 불사하는 그의 빠듯한 일과 가운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 하지만 그는 교육만큼 희망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것은 없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꿈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어떤 봉사보다 의미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인물 중심에서 벗어나 개척인의 정신으로 모여야 연속성이 있고, 많은 동문들이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정 원장은 분명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 힘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2010년 의과대학동문회장학회를 창립한 주역으로 창립 때부터 현재까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임기 동안 차세대 인재를 위한 장학사업에 힘을 쏟게 된다. 교수들의 연구지원 및 저명교수 초빙을 위한 발전기금 마련, 거점 지역별 조직의 정비 및 활성화를 통해 동문회비 납부를 1만 명을 목표로 하는 제 31대 총동문회는 농업대학이 모태인 경상대학교가 의생명까지 포함한 생명과학을 선도할 수 있는 기틀을 조성하게 된다. 경제적인 지원은 본인들의 몫이지만 이를 이루는 것은 재학생들의 꿈이라고 밝힌 정 원장. 그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전했다. 


  “‘개척정신이 살아 숨 쉬는 대학’을 표방하는 경상대학교의 정신을 되새겨 보시길 바랍니다. 기성세대가 걸어간 길을 답습하거나 모방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더욱이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의 격차가 심화되는 현실에서는 꿈을 쫒는 것도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길을 개척한다면 판이 바뀌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창조적인 시각과 도전정신으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는 후배들이 경상대학교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그와의 이야기를 마치면서 ‘성취’와 ‘행복’에 대한 고민을 했다. 많은 이들이 혼동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성취에 비례해 더 큰 행복을 누릴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행복의 완벽한 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어쩌면 부를 축적하려는 무수한 노력보다 자신의 자리에서 나눔과 행복을 추구하는 시도들이 더 값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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