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쓸어 담는 차이나 머니
제주도 쓸어 담는 차이나 머니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4.08.25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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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중국 투자···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
[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투자자, 관광객, 이주자 몰리는 新 삼다도 제주


‘양날의 검’ 중국 투자···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







한국 투자를 모색하는 중국 자본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이틀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돌아간 후 자본 유입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전까지 개인 투자가 많았다면 방한 후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러한 중국 자금의 유입 현상은 유독 제주도에 집중되고 있다. 급증하는 차이나 머니와 중국인 관광객. 제주 경제 활성화에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내고 있지만 그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운다. 







중국의 새로운 키워드 ‘요우커’와 ‘왕서방’


  중국인 관광객을 뜻하는 요우커는 국내에서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명동과 동대문 등 주요 쇼핑몰 인접 지역에서는 이곳이 중국인지 한국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요우커가 몰려들고 있다. 거리 곳곳의 중국어 간판과 중국어로 호객행위를 벌이는 상인의 모습도 낯설지 않다. 이러한 모습은 제주도에서도 다를 바 없다. 올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월 말 집계 기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이전 가장 빠른 시기보다 41일 앞당겨진 것이다. 제주도 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중국인은 약 29만 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67.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5월 중국인에 대한 `무비자 제도`가 시행된 이후 방문객 증가 추세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우커가 단순히 관광객이 아니라 국내 내수시장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중국 유입 여행객이 1,000만 명을 돌파하게 된다면 이는 소비성향이 높은 새로운 소비자가 유입되고, 대략 250억 달러에 달하는 소비지출을 창출하는 효과를 동반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세계은행에 따르면 올해 요우커 전체 구매력은 16조7,000억 달러로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로 부상할 예정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여행지출 내역 중 중국인의 평균 소비지출액은 2,270달러로 전체 평균 대비 38%나 높다. 




  중국인 투자자를 뜻하는 왕서방의 국내 투자는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중국의 국내 투자액은 7억 6,600만 달러로 지난해 전체의 4억8,1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투자가 7억 800만 달러로 92.4%를 차지했다. 이중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92.3%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제주도에 4억 9,700만 달러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강원도에 1억 5,000만 달러의 중국 돈이 흘러들어 갔다. 이 중에서도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시 노형동에 지상 56층짜리 드림타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2017년 3월까지 호텔 등 숙박시설과 함께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지을 계획이다. 녹지그룹이 1차로 분양한 콘도 188실 계약자 중 95%가 중국인일 정도로 왕서방의 투자가 두드러진다.




차이나 머니의 어두운 그림자


  차이나 머니가 제주도로 대거 유입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영주권 때문이다. 흔히 투자이민이라고 불리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는 2010년 국내에 도입됐다.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에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면 국내 거주자격(F-2)을 주고 5년이 지나면 영주권(F-5)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제주도의 경우 5억 원 이상을 콘도·리조트·펜션 등에 투자하면 3년 기한의 거주 비자를 발급하고 5년을 체류한 뒤 결격 사유가 없으면 영주권이 지급된다. 한국 영주권이 있으면 세계 120여 나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며 자녀들의 해외 유학에도 용이해 중국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는 2018년 폐지 예정이라 그전까지 더 많은 차이나 머니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은 물론 싱가포르와 홍콩과 같은 아시아 지역과 비교해도 투자금액이 저렴해 영주권의 가치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제주도의 차이나 머니 유입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많아지는 추세다. 최근 중국 암웨이 관광단 관련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 5월 중국 암웨이 우수사원 1만 7,000여 명은 총 5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다. 제주 도청은 제주 칠성 시장에서 3시간 이상 쇼핑을 하는 조건으로 성산 일출봉에 암웨이의 조형물과 함께 이들을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일반 관광객의 출입을 통제 시킨 것은 아니지만 세계자연유산이자 천연보호구역인 성산 일출봉에 중국 기업 조형물이 들어선 자체만으로도 비판을 받기 충분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제주 칠성로에서도 발생했다. 암웨이 관광단이 쇼핑하는 동안 이 지역에 일반차량 통행을 금지시켜 특혜가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비난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도 제주도 내 중국인 투자 문제가 이슈화 되었다. 중국자본이 갑자기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부동산을 매각하고 나갈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각종 세제혜택을 받아 건물을 지은 뒤 이를 매각 후 중국으로 돌아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지역의 부동산시장도 요동치게 된다. 주변 집값이나 상가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해 지역 주민들이 큰 손실을 떠안게 된다. 과거 중국의 투기성 자금이 국내 주식·채권시장에 몰려들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던 부정적 상황과 비슷한 구조다.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 기업의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중국 자본 모두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다만, 어떤 성격의 투자인지 그 투자가 지역 경제와 주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는 있다. 이에 대한 정부와 제주도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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