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구독 개념의 차세대 e커머스 쇼핑
정기 구독 개념의 차세대 e커머스 쇼핑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4.08.25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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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선택권 없는 ‘복불복’ 문제도 뒤따라
[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정기 구독 개념의 차세대 e커머스 쇼핑


소비자 선택권 없는 ‘복불복’ 문제도 뒤따라  



온라인 쇼핑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쇼핑계는 1세대 온라인 쇼핑으로 불리는 ‘오픈 마켓’과 공동 구매 형식의 ‘소셜커머스’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다품종 대량 생산의 쇼핑시장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통모델인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정기 구독을 뜻하는 ‘서브스크립션’과 거래를 뜻하는 ‘커머스’의 합성어인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매달 구독료를 지불하고 상품을 받아보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경화되어가던 온라인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급격한 시장 성장세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시장은 2010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매월 10달러를 내면 화장품 견본을 4~5개씩 제공한 ‘버치박스(birchbox)’가 시초이다. 파티슈즈로 유명한 슈대즐(Shoedazzle)과 남성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스포케포스트(Bespokepost) 등의 업체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인기비결로 첫째, 전문가가 골라주는 제품이라는 것과 둘째, 어떤 제품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 박스’ 전략을 꼽았다.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시박스’는 2011년 6월 국내에 처음 등장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이다. 이후 월 매출 1억 원을 돌파한 ‘미미박스’를 비롯해 불과 3년 만에 관련 업체 수는 100여 개로 늘어났으며 시장 규모는 600억 원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뷰티 산업 분야로, 20여 개의 유사 동종 업체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제는 푸드, 의류, 잡화, 유아용품 등으로 그 영역이 다양화되는 추세다. 더욱이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은 가산 디지털 단지에 위치한 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를 방문해 젊은 청년 사업가들과 간담회를 나누며 “창의적인 열정과 아이디어를 바탕에 둔 다양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들이 창조경제의 모범사례 중 하나”라고 독려했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다수가 공동으로 구매해 가격을 낮췄다는 점에서는 소셜커머스와 유사하다. 하지만 업체 측에서 제품을 선별해 보내준다는 것이 차별화된 전략이다. 이처럼 새로운 유통 산업이 주목받는 것은 소비자와 공급업체, 양측의 요구사항을 최적으로 충족시킨 덕분이다.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문지식을 갖춘 구매 담당자(MD)가 자신을 대신해 우수한 상품을 선정해줘 신제품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시간과 노력을 덜 수 있다. 정기구독 형태이므로 반복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다. 여러 제품이 한데 어우러진 박스 형태로 구매하기 때문에 개별 상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며 실속 구매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공급업체에서도 이는 매력적인 유통채널이다. 사업자는 상품 홍보 효과가 크고 고객 평가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어 마케팅 효과가 크다. 특히 신생 업체의 경우 전문가가 추천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품질 검증을 받을 수 있으며, 구매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복 구매 형태여서 안정적인 매출도 보장한다. 



상위사업자 위주로 시장 재편될 것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산업은 다양한 장점으로 가파른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전문가가 골라주는 것 이외에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의 한계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업체들은 첫 박스와 시즌별 특별 박스의 경우에만 풍성하고 세심한 제품 구성을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비자들은 첫 박스에 대한 만족감과 이후 도착할 상품의 기대감으로 과감히 정기결제를 하게 된다. 하지만 부실하기 짝이 없는 구성과 성의 없는 태도에 더욱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다. 용인에 사는 김미경 씨는 꽃 배달과 화장품 등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통해 구매했다. 하지만 그는 비매품인 화장품이 포함된 상품을 받아보고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김 씨는 “공짜 상품을 구매했다는 생각에 정기 구독 서비스를 철회했습니다. 또한 럭키박스처럼 복불복 쇼핑의 일종으로 느껴져 평소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고 개인 취향이 뚜렷한 소비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서브스크립션의 할인율은 50~70%인 만큼 마진이 높지 않은 구조인 데다 경쟁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더더욱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어려워진 것도 지속적 성장의 걸림돌이다. 전문가들은 유료회원이 최소 1만~1만 5000명, 일반회원은 5만 명 정도 돼야 지속적 사업 유지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업체들은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성뿐 아니라 대중성도 갖춘 ‘스타 큐레이터’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월 정기구매 형태가 아닌 건별 구매 형태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업체도 늘어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이다. 한국유통물류정책학 오세조 회장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회원 수를 확보하고 사업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선 업체 간 통폐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며 “조만간 소셜커머스처럼 여러 업체가 난립하다가 상위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입니다”고 내다봤다. 한 달에 한 번 설렘과 기쁨을 전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새로운 유통 채널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태풍일지, 아니면 잠시 스쳐가는 바람에 그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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