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남한산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 이정원 기자
  • 승인 2014.07.24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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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정원 기자]

[Cultural Place] 




오랜 시간 한민족과 함께해온 유구한 산성


수도 한양의 방어선, 남한산성





2014년 6월, 사적 제57호인 문화재 남한산성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국내 문화재로서는 1995년 12월 석굴암과 불국사가 처음으로 지정된 이후 11번째 쾌거이다.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에 위치한 남한산성은 높이 460m, 둘레 약 8,000m의 산성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찾고 있는 수도권 관광 명소이다. 백제 온조왕의 옛 성터를 손질해 조선 인조 2년(1624)에 현재의 모습으로 축성된 남한산성은 수도 한양의 남쪽 요새 역할을 수행했다. 순조 대에 이르기까지 성내의 시설 확장은 계속 되었으며 관아, 군사기관, 사찰 등의 여러 구조물이 자리 잡고 있다.





비상시 임시 수도로서 기능한 산성의 구조


  남한산성은 동서남북에 각각 4개의 문과 장대가 있으며 곳곳에 16개의 암문을 설치했다. 암문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비상시 출입을 위해 은밀하게 설치한 출입구이다. 남문을 나서면 성남 시내가 한 눈에 펼쳐진다. 장대는 축성 당시 4개였으나 현재 남아있는 것은 서장대(西將臺)라고도 불리는 수어장대가 유일하다. 광주부의 시설을 산성 안으로 옮겼기에 성 안에는 왕이 유사시 거처하는 행궁과 함께 많은 관아 건물이 들어서 있다. 좌승당(坐勝堂), 수어청(守禦廳), 제승헌(制勝軒) 등의 관아와 비장청(裨將廳), 교련관청(敎練官廳), 기패관청(旗牌官廳) 등의 군사시설, 승도청(僧徒廳)을 두어 승군(僧軍)을 총괄하였다. 또한 전부터 있던 망월사와 옥정사 외에 개원, 한흥, 국청, 장경, 천주, 동림, 동단의 7사(寺)가 창건되었다. 남한산성 내 사찰의 중들은 승도청 소속으로 전시에 승군(僧軍)으로 동원되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소실되어 지금은 장경사만이 남아있다. 인조 16년(1638)에는 백제의 온조왕묘를 건립했으며 숙종 14년(1688)에는 병자호란 당시 청의 침입에 끝까지 저항할 것을 주장한 척화파 인사들의 위패를 배향한 한절사라는 사당을 세웠다. 축성 이래로 여러 번 개보수가 이루어지며 현재의 모습까지 이르고 있다.





한민족과 함께 숨 쉬어 온 살아있는 유산


  남한산성의 역사는 삼국시대부터 시작된다. 이곳에서 백제의 토기와 화덕 터가 출토되었으며, 통일신라의 토기 또한 출토된 것을 보면 백제에 이어 통일신라시대에도 남한산성이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삼국사기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곳에 성벽을 쌓은 것은 문무왕 12년의 일이다. 또한 고려사(高麗史)에 몽골의 고려 침입 당시 백성들이 광주의 산성에 들어갔다는 기록을 통해 고려대에 남한산성이 몽골군과의 항쟁에도 사용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남한산성은 조선 시대 병자호란의 중심이 되었던 유적이다. 이괄의 난을 계기로 유사시 국왕의 피신 거처로서 남한산성의 중요성이 증대되었고, 조선 인조 대에 2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군사거점으로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병자호란 당시 조선의 왕이던 인조는 청군이 물밀듯이 내려오자 대신들과 함께 이곳으로 피신해 항쟁했고, 남한산성은 주화파와 주전파의 언쟁의 배경이 되었다. 결국 항복을 결정한 인조는 세자와 함께 삼전도수항단에서 청태종 홍타이지에게 삼배구고두의 예를 갖추었다. 청태종의 강압으로 세운 삼전도비(사적101호)는 몽골문자, 만주문자와 한문의 3개 언어로 새긴 세계 유일의 비로 현재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자리 잡고 있다. 비록 조선시대 굴욕의 역사로 크게 부각된 유적이지만 한민족을 곁에서 묵묵히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한 요새로서 오늘날 그 가치가 높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계기로 보존, 관리 위한 운영 재원 확대해야

 

  남한산성은 6월 22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 3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심의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의 결정을 받으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유네스코의 자문기구인 ICOMOS(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 국제기념유적회의)는 남한산성이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조화를 이룬 군사요새라는 점과 시대별 축성술과 방어전술이 결합된 산성이며, 체계적인 관리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남한산성의 관리를 맡고 있는 경기도는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점으로 종합관리에 돌입하며, 오는 2018년까지 5년간 32개 사업에 432억9200만원을 투자해 남한산성의 문화유산과 생태계를 보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가적으로 관리 운영에 관한 조례를 7월 중 제정할 계획이며 정기 모니터링 중심의 사업 방향 전환과 관광관리 및 마케팅, 홍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남한산성 내 유산의 보존관리 계획을 세우고 무형유산 전승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경관 회복을 위한 정비사업과 안내판 정비 및 문화행사의 정례화를 통해 관광 편의성과 남한산성의 가치를 높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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