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는 혁신가, 한발 앞서 미래를 만들다
쉼 없는 혁신가, 한발 앞서 미래를 만들다
  • 경준혁 기자
  • 승인 2014.07.24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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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을 파는 세상엔 없는 가게, 아마존(Amazon)
[이슈메이커=경준혁 기자]
[Cover Story]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쉼 없는 혁신가, 한발 앞서 미래를 만들다

세상 모든 것을 파는 세상엔 없는 가게, 아마존(Amazon)





무인기 ‘드론’을 이용한 택배 서비스 상용화부터 ‘워싱턴 포스트’ 인수까지, 파격적 행보를 거듭해 온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이자 ‘21세기 에브리싱 스토어(Everything Store)’인 아마존(Amazon)의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 스티브 잡스 사후 최고의 혁신가로 불리는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을 연매출 66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비결은 ‘혁신’에 대한 그의 철학 때문이다. 1994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서점을 선보인 이래 전자책 킨들로 ‘책의 디지털화’를 선언한 제프 베조스는 우리 삶의 양식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껏 한 번도 혁신을 멈춘 적 없는 기업인’.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아마존닷컴의 CEO 제프 베조스를 이렇게 평가했다. 전자상거래 업계의 맹주를 넘어 인류의 소비스타일을 뿌리부터 바꾼 그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파격적 행보를 통해 끊임없이 뜨거운 이슈를 만들고 있다.




미래를 읽는 눈과 과감한 실행력

  1994년 ‘세계 최초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2014년 현재, 단순히 온라인 서점에 멈춰있지 않다. 전자제품, 장난감, 옷, 신발,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 ‘온라인 월마트’로 불린다. 또한 아마존에서 개발한 전자책 ‘킨들’은 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와 쌍벽을 이루는 모바일 리더로 각광받고 있다. 킨들은 2009년 아마존이 보유한 수백만 개의 제품 중 판매 1위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흑백 화면에 간단한 기능만 갖춘 ‘킨들’은 ‘독서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장 비슷하게 재현하는 디지털 기기’라고 평가받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지난해 9월, 불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기업 중 하나로 아마존을 꼽기도 했다. 아마존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순익과 매출이 각각 53%, 31% 늘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이러한 끊임없는 혁신 뒤에는 CEO 제프 베조스의 미래를 읽는 눈과 과감한 도전이 있었다. 제프 베조스는 1964년 1월 미국 뉴멕시코 앨버커키에서 태어났다. 당시 그의 어머니는 17세의 고등학생이었다. 그녀는 1년 6개월 후 싱글맘이 되었고, 쿠바에서 탈출한 이민자 미구엘 베조스와 재혼했다. 양아버지인 미구엘 베조스는 부지런한 성품과 뛰어난 두뇌로 훗날 석유기업인 엑손(Exxon)의 경영진까지 오르는 등 그의 든든한 롤모델이 되었고, 향후 아들이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도 큰 영향력을 끼친다.

  제프 베조스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아이로 여겨질 만큼 우수한 재능을 보였다. 어린시절부터 강한 독립심과 아이디어를 자랑했던 제프는 고등학생 시절에는 플로리다대학에서 주최한 과학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실버 기사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그의 또 다른 멘토였던 외할아버지 프레스톤 기스는 미국 핵에너지원회를 이끈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어린 제프의 재능을 더욱 발전시킨다. SF소설과 ‘스타트랙’ 시리즈를 즐겨보던 제프는 ‘거기에 아인슈타인이 있다’는 이유로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한 뒤 이론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최고의 수재들 사이에서 자신의 실력차를 깨닫고 절망하게 된다. 이후 컴퓨터공학으로 전공을 바꾼 그는 1986년 프린스턴대를 수석으로 졸업한다. 졸업반 시절 앤더슨컨설팅, 인텔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그에게 입사를 제안했으나 그가 택한 곳은 작은 신생벤처기업인 피텔(Fitel)이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안정’이 아닌 ‘미래의 가능성’이었기 때문이다. 피텔의 기술담당 이사로서 제프는 제트기를 타고 세계를 누비게 된다. 이후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 뱅커스 트러스트로 자리를 옮겨 최연소 부사장에 올랐던 그는 헤지펀드 ‘D.E.쇼앤컴퍼니’의 대표 데이비드 쇼에게 감화되어 부사장으로 입사하게 된다. 예술적 재능과 직관력, 분석 능력을 두루 갖춘 데이비드 쇼에게 감화된 제프 베조스는 이곳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팀을 이끈다.

  1993년 월드와이드웹 서비스가 시작되고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인터넷 분야에서 유망사업을 찾던 제프는 ‘인터넷 도서 판매 사업’을 구상하게 된다. 하지만 데이비드 쇼는 그의 제안을 현실성이 없다며 거절했고 제프는 미련 없이 직장을 떠난다. 최종 결정 당시 그의 판단 기준이 된 것은 그 유명한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Regret Minimazation Framework)’였다. 여든 살이 되었을 때를 가정해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후회할 일을 가장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 본 것이다. ‘오프라인 서점 중 가장 큰 서점보다 열 배 이상 큰 규모의 초대형 온라인 서점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운 제프 베조스는 시애틀에 자리를 잡고 1994년 7월, 아마존의 전신인 ‘카다브라(Cadabra)’를 설립한다. 




High Risk, High Return

  경영학에서 퍼스트 무버(최초 진입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신규 시장을 창출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후발주자가 모방하기 쉬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를 염두에 둔 제프 베조스는 1995년 2월 ‘아마존닷컴’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강인 아마존강은 아마존 다음으로 큰 강보다 10배나 크다. 제프는 차등 경쟁자보다 10배 이상 큰 회사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A’로 시작하는 이름이 인터넷 검색 엔진 사이트에서 최상위 랭킹에 오를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고 한다. 

  창업 자금 모금은 제프에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난생 처음 창업하겠다고 100만 달러를 구하는 20대 중반의 젊은이에게 벤처투자자들이 지갑을 열 리 만무했다. 1995년만 해도 인터넷의 상업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부모님은 제프가 가진 ‘창업자의 뛰어난 자질’을 높이 평가하며 10만 달러를 투자한다. 그는 실패 가능성을 대비해 가족에게 “10만 달러를 모두 날릴지도 모른다”고 미리 경고했다고 한다. 이러한 ‘리스트 테이킹(risk-taking)’의 자질은 지금의 제프를 있게 한 원동력 중 하나다. 높은 연봉의 안정된 직장을 떠나 성공이 불확실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강심장’은 많지 않다. 위험천만해 보이는, 끊임없는 시도에 대해 제프는 “미래의 어느 순간, 이번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숫자를 기반으로 치밀하게 분석하는 업무 스타일은 이러한 위험감수 성향의 반대급부였다. 제프가 투자자들을 설득한 비결은 바로 객관적인 자료였다. 그는 존 쿼터먼의 인터넷 사용 연구 조사 자료를 인용하며 “매년 200~300%씩 인터넷 사용인구가 성장하고 있다면, 비록 오늘은 보이지 않더라도 내일은 코앞에 닥쳐온다”고 말했다. 이후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아마존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1997년 5월 1주당 18달러로 상장한 아마존의 주식은 1년도 안 돼 1주에 100달러에 거래됐다. 아마존 사이트 오픈 초기에 주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고객이 주문할 때마다 벨이 울리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으나, 끊임없이 울려대는 벨소리에 다시 벨이 울리지 않도록 수정한 일화도 이때 탄생했다. 

  제프는 출판업계 평정에 만족하지 않았다. 1997년 6월에는 CD와 DVD를 파는 음악 사이트를 시작했으며, 1999년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전자상거래 1위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판매영역을 장난감과 게임, 소프트웨어, 스포츠용품, 보석과 가죽제품 등으로 늘려갔으며 이베이(eBay)에 대항해 옥션 사업까지 시작했다. 그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제프 베조스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며 “사람들의 삶의 양식은 물론, 미래로 가는 길을 닦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제프 베조스’가 곧 ‘아마존’이다

  아마존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가격경쟁력’이었다. 1999년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서점 반스앤노블(Barnes&Noble)이 온라인 서점을 개통하며 역공에 나서자 아마존은 ‘베스트셀러 50% 할인 판매’에 돌입한다. 뒤늦게 온라인서점을 연 반스앤노블과 보더스닷컴이 아마존의 할인 전략을 따라했으나 최후의 승자는 고객 웹페이지 구축에 꾸준히 투자하고 온라인 서점에 맞는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한 아마존이었다. 

  그의 ‘고객중심 철학’은 아마존 경영의 핵심 이념이다. 고객의 구매이력에 따라 관심 있을만한 책이나 CD, DVD를 알려주는 맞춤형 서비스는 수많은 고객들을 아마존으로 이끌었다. 제프는 80세 넘은 할머니 고객이 “포장을 뜯기 어렵다”며 e메일을 보내자 곧바로 포장재 디자인을 바꾸기도 했다. 그는 불평 많고 시끄러운 고객도 참을성 있게 응대하는 직원을 선호했다. 우수하고 똑똑한 인재를 고용하는 일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승승장구하던 아마존에도 위기는 있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로 아마존의 주가는 주당 100달러에서 6달러까지 곤두박질친다. 그러나 제프 베조스는 “단기간의 주가 변동에는 관심 없다. 고객에게 집중하자”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종합 인터넷 쇼핑몰’ 구축을 위한 사업 다각화도 꾸준히 진행했다. 결국 창업 후 9년이 흐른 2003년, 아마존은 창업 이후 최초로 3,5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인터넷 기업의 거품 붕괴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최고의 기업으로 평가되었다. 

  항상 한발 앞서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내는 것은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이 가진 최대 장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고 불안정하다고 피할 때, 아마존은 더욱 강력하게 도전하고 핵심에 집중하면서 난국을 돌파하는 힘이 있었다. 그가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자하며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할 때 전문가들은 이를 비판했다. 그러나 결국 제프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고 아마존은 당시 투자했던 클라우드 컴퓨팅과 웹스토어 서비스 부문에서 큰 수익을 내는 중이다. 2007년 선보인 전자책 킨들(Kindle) 또한 마찬가지다. 전자책은 자칫 아마존의 주요 수입원인 종이책의 판매를 잠식하는 ‘카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의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제프는 “책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디지털화될 뿐”이라며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고 결국 전자책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흔들었다. 






  아마존은 여러 경쟁사를 인수합병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2008년 3억 달러에 오디오북 컨텐츠 제공사인 ‘Audible.com’, 2009년 12억 달러에 신발 전문 유통기업 ‘Zappos’, 2013년에는 독서 특화 소셜 네트워크 ‘Goodreads’와 굴지의 미디어업체 ‘Washingtonpost’를 인수한다. 흥미로운 점은 상당수 마케팅 전문가가 이러한 인수를 ‘강자가 약자를 먹어치우는’ 보통의 인수합병이 아닌 ‘경쟁자를 동료로 만드는 일’로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항상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행보를 거듭해왔던 제프 베조스이기에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꿈의 크기는 성공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격언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제프 베조스의 힘으로 아마존은 끝없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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