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인터넷을 품다
사물, 인터넷을 품다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4.07.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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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충격, 현실로 다가오다
[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IT Focus] Internet Of Things



사물, 인터넷을 품다 


신선한 충격, 현실로 다가오다



최근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oT)을 앞으로 삼성을 이끌어갈 새로운 먹거리로 공식 선언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사물인터넷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IT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은 초기 원격검침 등에서 사용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정류장에서 버스가 도착할 시점을 알려주거나, 무인비행로봇으로 결혼식 장면을 생중계해주는 등 실생활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의사결정까지 직접 내리는 주체적 존재로 격상되고 있다. 우리 주변의 사물이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사람과 공존하는 세상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 생활에 녹아든 사물인터넷


  “세탁기는 빨래 바구니와 협력하여 향긋한 새물내가 나는 깨끗한 옷을 정해진 시각에 수 킬로그램씩 토해냈다. 그러면 스팀다리미는 베토벤 교향곡 9번을 휘파람으로 연주하면서 이 옷들을 다리고 여러 번 풀을 먹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나무’에 나오는 구절이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로 들리지만, 현대의 과학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은 우리 생활에 빠르게 침투해 오며 우리 생활 속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더 나아가 모든 사물에 인터넷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이란 바로 그런 시도인 것이다.


  이미 사물인터넷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수년 전부터 우리가 항상 손에 쥐고 다니는 휴대전화에 인터넷이 연결되었으며, TV와 냉장고, 외장 저장장치 역시 무선으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다. 집 안의 가스 밸브 개폐장치와 조명기구 점멸, 자동차의 스마트 키 등과 같은 모든 것이 넓은 의미로 사물인터넷인 셈이다. 한 때 IT계에서 자주 사용하던 유비쿼터스(Ubiquitous)도 다양한 가전기기나 사물에 PC와 같은 기능을 추가해 서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정보기술의 패러다임인데, 이 역시 사물인터넷과 의미를 같이 하는 부분이다.


  김창곤 한국디지털케이블원장은 “2020년이면 세계적으로 240억 개의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융·복합화가 일어나고, 약 1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선진국보다 앞서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이끌어 냈고, 그 결과 우리는 세계 정보통신강국으로 자리매김 했다”라며 “미래창조과학부가 사물인터넷 기본계획으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나선 가운데 정부의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라고 전했다.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품다


  사물인터넷은 계속해서 진화 중이다. 전구를 무선 인터넷에 연결시켜 스마트 폰으로 켜고 끄거나 색상까지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는 제품은 이미 상용화되어 판매되고 있고, 신발에 운동량과 충격각도 등을 측정해서 자세를 교정하거나 헤드기어에 센서를 내장해서 외부 충격 강도와 축적된 피로도를 미리 체크할 수 있는 제품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선보였다. 국내를 대표하며 세계적으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삼성과 LG도 자사의 스마트 가전 솔루션을 이용한 사물인터넷과 M2M(Machine to Machine)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홈’이라는 명칭으로 M2M을 통한 사물인터넷 개념을 도입하고 있으며, LG전자는 ‘홈챗’이라는 명칭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양사는 스마트 폰으로 전자제품을 원격 제어하는 기능에선 공통점을 보였지만, LG전자는 제품과 소통을 강조했고 삼성전자는 제품에 대한 제어·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세계 최초로 제네럴모터스(GM)의 신형 차 모델 30여 종에 적용할 차량용 LTE 요금제를 내놓았다. 도로상황 실시간 정보제공은 기본이고, 전방 사고 때 경고를 하거나 무선인터넷 기지국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렇듯 일반 가정에서만 사물인터넷이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분야에서든지 사물인터넷은 사용될 수 있으며 실제로도 점차 많은 곳에 적용되고 있다. 시장규모 확대에 맞춰 미래창조과학부도 최근 ‘사물인터넷 혁신센터’를 개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2조 3,000억 원 규모인 국내 시장을 2020년까지 30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사물인터넷의 기반이 되는 센서 산업 등을 육성하기 위해 ‘2014년도 RFID 등 센서 시범사업’의 11개 신규과제를 선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이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외 IT업체마다 관련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국가별로 정부정책과 맞물려 2∼3년 안에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과 애플의 끝 모르는 경쟁


  세기의 라이벌 삼성과 애플 경쟁에서 스마트 폰은 전초전일 뿐이었다. 스마트 폰은 기본, 네트워크로 연결된 모든 생활영역을 포함한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제대로 맞붙는다. 단순히 두 회사 간 자존심 대결이 아닌 ‘전자·IT 시장의 판’을 뒤엎기 위한 표준 싸움이 될 전망이다. JVC의 VHS와 소니의 베타 간 VTR, IBM과 애플 간 개인용컴퓨터(PC) 전쟁 등 과거 사례를 보면, 시장에서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이 되려면 소비자의 선택 못지않게 업계의 지지가 필요하다. 삼성과 애플이 초기 시장인 사물인터넷을 잡으려는 것은 자사 기술을 지지하는 영역을 넓혀 ‘표준’으로 선택받기 위함이라 해석된다.


  사물인터넷의 핵심은 기기 간의 ‘연결성’인데, 연결의 범위는 인간이 사용·경험·접촉하는 모든 것들이 포함된다. 연결성에 있어서는 삼성전자의 우세로 보인다. 부품, 디바이스, 솔루션 등 사물인터넷의 많은 영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계 1위 스마트폰을 비롯해 웨어러블 스마트워치, TV, 백색가전 등 디바이스 경쟁력과 건설·의료·중공업·플랜트·호텔 등의 각 분야 계열사의 역량을 통합한 인프라 구축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경제적 가치를 높여줘야 한다는 대주제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반영된 것이 지난달 서비스를 개시한 ‘스마트홈’이다.


  한편, 애플 역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TV를 통해 추구해왔던 가치 또한 ‘연결성’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애플이 삼성에 비해 비교우위를 점해왔다. 독자 운영체제(OS)를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 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한 덕분이었다. 스마트 기기에서 구축한 경쟁력을 그대로 확장시킬 수 있다면, 애플도 더 큰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LIG투자증권의 IT 전문가는 “사물인터넷이 본격화되려면 디바이스의 대대적인 보급이 이뤄져야 하며, 관련 데이터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속도 또한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한다”라며 “삼성전자는 이미 5세대(5G) 네트워크를 개발해 테스트베드를 완성하고 관련 기술 특허를 주도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애플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는 애플이 헬스케어와 피트니스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는 M7 코프로세서를 지난해 9월 공개했으며, 이어 블루투스 통신 기반 아이비콘(iBeacon)을 발표하는 등 기술 개발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한 또 다른 필요충분조건 


  사물인터넷은 이름에서처럼 인터넷의 연결이 기본전제가 된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Wi-Fi와 블루투스, NFC, 광대역 인터넷 등 무선통신의 발전이 바탕 되어야 한다. 시스코가 사물인터넷을 미래를 이끌 신기술로 지목하고 2020년에 370억 개의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리라 전망한 부분도 네트워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도기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사물에 센서와 인터넷 연결에 필요한 부속이 삽입되어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유기적·능동적으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 반도체와 센서의 소형화도 필요하다. 더불어 표준화 또한 시급하다. 지금까지의 홈 오토메이션 기술은 제조회사의 제품들끼리만 호환되기 때문에 단순하게 같은 제조사의 일부 제품들만 연동할 수 있었지만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서로가 정보를 주고받으며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모두가 호환 가능한 하나의 표준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강력한 표준안이 있어야 우리 생활 전체가 진정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서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철저한 보안이 바탕 된 완전한 스마트 홈 실현


  사물인터넷이 미래 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인 것은 분명하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들도 많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기기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며 사물인터넷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지만, 보안 수준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사물인터넷의 보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의 단말(센서·CCTV 등)은 패스워드 정도의 낮은 보안수준만 적용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해킹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PC의 경우에는 다양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과 보안 프로그램들이 축적되어 있는 반면 사물인터넷은 기기도 다양한 데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보안 위협 요소가 생길 경우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사물인터넷 보안 문제가 가져올 수 있는 최악의 경우는 사생활 침해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국에서는 감시 카메라와 유아 모니터(Baby Monitor)를 통해 700개가 넘는 카메라에서 전송된 실시간 영상 링크가 인터넷에 유포되는 사고가 터졌으며, 스마트 기기를 통해 수집되는 심박동, 의료 기록, 혈당 정보 등 기업의 데이터 센터에 저장된 소비자 정보가 해킹되면서 대량 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 보안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광택 시만텍코리아 이사는 “스마트 카, U-헬스케어, 스마트홈 등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물인터넷의 해킹으로 인한 피해 시나리오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Security by design’이란 슬로건이 요즘 트렌드이듯, 디바이스를 디자인할 때부터 보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이 앞다퉈 사물인터넷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홈 오토에서부터 꿈꿔온 세상이 이루어져서 완전한 스마트 홈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 그 미래는 생각보다 가까이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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