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만물상’, 유통업계 판도 바꿀까
21세기 ‘만물상’, 유통업계 판도 바꿀까
  • 김진영 기자
  • 승인 2014.06.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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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진영 기자]
[Global Market] 아마존닷컴, 한반도 상륙 초읽기


21세기 ‘만물상’, 유통업계 판도 바꿀까

급증하는 해외직구족 흡수 vs 온라인 시장 잠식 가능성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닷컴의 하반기 한국진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유통업계 전반에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선두주자격인 옥션이나 G마켓, 11번가 등을 비롯해 쿠폰을 통한 공동구매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국내사들의 대대적인 위기의식마저 감돌고 있다. 다만 아마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해외직구족들의 시선을 사로잡을지에 대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유통공룡’ 아마존닷컴 IN KOREA

  오늘날 온라인을 통해 책을 구입하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지만 불과 20년 전인 1994년 아마존닷컴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처음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파격 그 자체였다.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큰 오프라인의 단점을 극복한 아마존닷컴의 전략은 이후 도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의 구매서비스 확대로 이어지며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10개국에 진출하기에 이른다. 전자책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e-book 리더기의 첫 탄생도 아마존의 킨들(Kindle)에서 비롯됐다. 단순히 물품을 사고파는 가상의 공간, 즉 오픈마켓의 역할을 도맡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제품을 직접 개발, 출시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온라인 시장의 저변 확대까지 기인하게 된 것이다. 2007년 첫 출시된 킨들은 2011년 태블릿 기능을 추가한 ‘킨들 파이어 태블릿’에 이어 2012년 HD디스플레이와 돌비 사운드를 탑재한 하이엔드 사양을 추가하며 사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구입을 희망하는 물품을 입체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3D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과 삼성의 아성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존닷컴의 콘텐츠도 초기와 비교하면 매우 세분화되고 전문적이며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라는 카피처럼 실제 아마존에서는 음원,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부터 프라임 데이터(Prime Data)라는 독특한 요금제를 기반으로 한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AT&T를 통해 독점 공급하는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등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창작자가 직접 자신의 창작물을 팔도록 한 서비스나 작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자신의 글을 바로 책으로 엮을 수 있는 ‘다이렉트 퍼블리싱(Direct publishing)’ 기능까지 구축했다. 이밖에도 클라우드 서비스의 일종인 ‘AWS(Amazon Wep Services)’나 구글스토어 같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응용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 등을 제공하면서 모바일과 PC, 태블릿을 넘나드는 이른바 ‘21세기의 만물상’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중 마지막으로 한국진출이 가시화 된 것은 최근 몇 년간의 움직임에서 나타난다. 아마존은 2012년 한국에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별도의 법인 ‘아마존 코퍼레이트 서비시즈 코리아(AWS)’를 설립해 한국 진출을 예고했다. 또한 염동훈 전 구글코리아 대표를 제너럴매니저(MG)로 선임해 가능성을 키웠다. 하지만 올해 5월 2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된 온라인 수출세미나에 참석한 네이트 앳킨스(Nate Atkins) 아마존 동아시아 세일즈 총괄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이 한국에 마켓플레이스를 여는지 궁금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언급했으나 “이 부분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말할 내용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외직구, 새로운 대안되나

  아마존 측은 한국진출에 대한 입장을 뚜렷하게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진출 가능성 타진 만으로도 해외직구라는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해외 유명 브랜드의 화장품이나 의류, 유아용품 등 현지 가격이 한국에만 들어오면 원가의 몇 배로 불어나 한국 소비자만 일명 ‘호갱’이 되는 사례들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에 ‘직구족(해외 인터넷 쇼핑몰 직접 구매)’들은 비싼 배송비용을 감수하고라도 해외 오픈마켓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규모는 1조 950억원에 이르며 이는 2012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2월 29일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의 해외쇼핑 대행사 이베이쇼핑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70%나 급증하는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직구족의 확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한국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마존이 가지는 장점은 크게 빠른 배송, 원클릭 결제시스템, 다양한 상품의 구성 등으로 요약되는데 세 가지 모두 한국에서는 제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먼저 빠른 배송은 국토 면적이 방대한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을 유인할 우수한 서비스였지만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정서에 따른 당일 주문과 배송이 당연시된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원클릭 결제시스템의 경우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의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언급되면서 정부가 공인인증서 사용 강제 조항을 개정해 유통업체들은 불필요한 결제서비스 절차를 청산할 수 있게 됐다. 세 번째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상품의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21세기 만물상’인 아마존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판매자들이 국내 물류센터를 통해 상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되면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배송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미국 상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와 같은 해외직구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소비자들이 아마존코리아의 설립이 해외직구의 불편함을 해소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으나 실상은 국가 간의 거래 장벽으로 미국 아마존닷컴 사이트에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직구형태를 취해야 한다. 결국 아마존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더라도 사이트에서의 자국어서비스를 제외한 직구가 가진 가격적인 강점은 가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요인 때문이다. 한국에 자체 물류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일반 무역 거래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관세나 부가세 상승 요인은 여전해 원가상승 요인을 안고 있다. 








유통업계 무한경쟁시대 돌입

  BS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그것이 알고싶다: 아마존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이 ▲킨들 염가 배포를 통한 고객 데이터 확보 ▲오픈 마켓 형태의 전자 상거래 사이트 ▲FBA를 바탕으로 한 직매입 및 배송구조 등으로 아마존이 한국진출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 연구원은 “판매자들이 입점할 수 있는 플랫폼 및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 경쟁을 중심으로 한 시장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보며 “따라서 상품 구색을 다양화하고 단독 상품을 강화하는 유통업체의 경쟁력이 돋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영향권 안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기반의 유통업체를 꼽았으며 이어 백화점과 의류업체, 뒤이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지목했다.   

  아마존 한반도 상륙 소식이 들리자 1차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시장이 포화상태에 직면했다는 분석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업체들 간 과열양상도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 아마존의 공격은 설상가상에 직면한 것과 다름없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하듯 옥션과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은 해외직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 중인 옥션은 ‘옥션이베이’를 통해 직구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G마켓과 11번가도 별도의 카테고리를 구성, 할인 이벤트와 함께 소비자들의 관심끌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해외직구의 특성상 제품에 대한 진품여부 및 긴 배송시간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차별화가 안 되고 고객관리에 소홀한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과 이익률 하락으로 결국 도태될 것”이라며 “세계 유통시장은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지역 상권에 기반한 공동구매시장을 형성했던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소셜커머스 업체 등도 최근 경기도 인근에 물류센터를 건립하면서 아마존식 변화를 꾀하고 있다. 쿠팡은 기존 보유 중인 파주시 문발동의 3,300평(10,909㎡) 규모의 물류센터와 더불어 지난 3월 같은 파주시 파주읍에 4,700평(1,5500㎡)의 창고형 건물을 임대하면서 총 연면적 8,000여 평의 물류공간을 확보했다. 위메프도 경기도 광주시에 6,000여 평의 대지를 매입했고, 티몬도 2011년 자체 물류센터에 기반해 지속적인 확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 정책도 아마존의 입지를 좁게 만들 수 있다. 4월 9일 정부는 수입가격을 공개하도록 하고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 ‘독과점적 소비재 수입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통관인증 확대, 물품 신뢰성 제고, 공동 A/S 기반 구축, 중소업체 참여기반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통관인증이 확대되면 현행 236개 상품에서 자전거나 캠핑용품 등 350개로 늘어나고 해외직구의 경우에도 100달러 이하 소액 품목에 대한 통관절차가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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