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 1,000만 시대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 1,000만 시대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4.06.2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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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 1,000만 시대


제도 마련보다 시민 의식 성장이 우선시 되어야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과시용으로 데리고 다니거나 집을 지키는 존재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반려 동물을 기르는 국내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지금, 애완동물은 더 이상 부의 상징이나 단순한 애완용에 머물지 않게 됐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라도 애완 동물과 함께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게 됐으며, 말 그대로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라는 의미로 ‘반려 동물’인 셈이다. 





반려 동물의 명(明)과 암(暗)


  일산에 사는 신혼 주부 최 모 씨(32세)는 최근까지도 결혼 후의 낯선 환경 적응과 생활 습관 변화 등으로 우울증 초기 증상을 겪었다. 하지만 지인의 권유로 강아지를 입양한 그는 한 달 만에 심적 안정은 물론 잃었던 웃음까지 되찾았다. “반려 동물을 키우며 정서적 안정이 찾아왔고 외로움도 극복했습니다. 남편과도 사이가 좋아졌고 이제 우울증 증상은 거의 없습니다”라고 답한 그의 말 속에서 반려동물의 긍정적인 효과를 엿볼 수 있다.  


  리서치 전문 기관인 ‘엠브레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려 동물을 키우면서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 중 가장 큰 부분은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 같다’는 답변이었다. 웃을 일이 많아지고 가족 분위기가 활기차졌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고 외로움을 달래주거나 정서 함양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도 다수를 차지했다. 이렇듯 반려 동물을 하나의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 문화적 인식은 반려 동물 증가에 한몫했다. 특히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혼자 장시간 집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 때문에 반려 동물의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유대 관계를 나눌 가족의 빈자리를 반려 동물과 함께하게 된 것이다. 또한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자신이 느끼는 고립감, 소외감, 이질감을 극복하는 경험 속에서 가족애가 형성되기도 한다고 수의사들은 설명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최근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000만이 넘어섰으며, 관련 산업 규모도 2조 원대로 성장했다. 2020년에는 6조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2년 유기 동물은 9만 9,254마리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며 그중 2만여 마리가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해 안락사를 당하고 있다. 집계되지 않는 숫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더욱이 유기 동물 안락사와 폐사가 비인도적이라는 비판적 여론이 다수이며 유기 동물과 관련된 각종 민원 제기 및 예산 투입 등으로 사회적 비용 또한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존재로 반려 동물을 인식해야

버려지는 동물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 1월 1일부터 애견을 소유한 사람은 전국 시·군·구청에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동물 등록제’가 전국으로 확대 시행됐다. 생후 3개월 이상인 동물에게 식별장치를 부여하고 등록증을 발급해주는 것이다. 식별장치에는 주인의 인적사항이 기재되어 있어 분실 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서울시는 반려 동물이 버림받기 전에 직접 인계받아 보호하는 ‘반려동물 인수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시 동물복지계획’을 마련했다. 이는 안락사 되는 대부분 유기동물의 비인도적 처리를 막고자 하는 방책이며 민원 발생 및 예산 투입 등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경제적 효과를 위한 대응책이다. 서울시는 사정상 반려 동물과 함께 생활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동물을 인수받아 입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에서는 연구 용역을 통해 수요를 예측한 뒤 인수 동물을 처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내년부터 시범 운영할 것이라 밝혔다.


  이처럼 각종 단체에서는 ‘동물 등록제’ 확대 시행과 ‘반려 동물 인수제도’ 도입 등으로 유기 동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감소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작한 지 2년이 넘은 동물 등록제는 내장형 칩을 반려 동물의 몸속에 삽입해야 하는 방식 때문에 주인들의 반감을 사고 있으며 실제로 반려 동물을 잃어버렸을 때에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유명무실하다는 평가이다. 동물 인수제 역시 반려 동물을 더 쉽게 포기하는 부작용이 생겨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제도인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관련 규제와 정책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반려 동물에 대한 시민의식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물 보호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물자유연대의 조희성 상임대표는 “아이들이 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하면 아무런 계획도 없이 사서 키워보자는 결정을 내리는 부모들이 아직 있다. 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감정이 있고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이해하고, 동물에게 책임을 다하는 마음이 앞서야 할 것”이라며 동물들의 생명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이를 낳았다가 쉽게 버리는 부모는 없다. 반려 동물도 마찬가지다. 점점 삭막해지는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 주는 반려 동물. 이제 단순히 내 옆에 두는 액세서리가 아닌 ‘나와 함께하는 또 하나의 가족’으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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