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연구의 선진국 도약 위한 치료 방안 제시
비만 연구의 선진국 도약 위한 치료 방안 제시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4.06.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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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Leading Researcher]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


비만 연구의 선진국 도약 위한 치료 방안 제시


능동적 연구를 통한 즐기는 연구 펼치다



최근 비만의 지속적인 증가추세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계는 2030년, 미국 인구의 51%가 비만일 것으로 예측했으며, 우리나라 역시 비만 인구의 꾸준한 증가율을 보이며 비만이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은 4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한다고 한다. 비만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당뇨병, 심뇌혈관 질환, 비만으로 인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비만 원인의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히다

불과 십수 년 전, 비만 연구의 선구자들이 예견했듯이 비만 인구는 전 세계 20세 이상 성인의 30%를 차지할 만큼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최근 비만의 원인이 뇌 속의 ‘섬모’라는 신경세포의 이상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비만 치료를 위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팀은 가천대학교 이길여암당뇨연구원 이봉희 교수팀과 미래창조부 한국연구재단 뇌원천기술개발사업과 기초연구사업(핵심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비만 원인의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생쥐를 대상으로 식욕을 조절하는 중추인 뇌 시상하부의 섬모(cilia) 길이가 비만 생쥐에서 모두 짧아져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혔다. 

  거의 모든 포유류의 세포는 그 표면에 마치 코털 모양으로 솟아 있는 한 개의 섬모(cilia)를 가지고 있다. 운동성 섬모는 세포의 운동성, 발생 중 좌우 구별 및 기관지나 신장세뇨관에서 체액의 흐름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비운동성 1차 섬모는 한 때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진화의 퇴화산물로 한 때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섬모가 청각, 시각, 후각 등 감각을 인식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세포의 안테나’와 같은 소기관으로 생각되고 있다. 과거, 섬모의 장애가 발생하는 사람의 유전병에서 비만증과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보고된 바 있으나, 섬모의 장애가 어떠한 기전을 통하여 비만증을 일으키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김민선 교수는 우리 몸의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는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섬모 길이가 선천적 혹은 후천적 비만증 동물 모델에서 모두 짧아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편 비만하지 않은 정상 쥐에 인위적으로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섬모 길이를 짧게 만들면, 시상하부 뉴런이 말초에서 오는 다양한 포만신호를 잘 감지하지 못하여, 과식증과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한, 대표적인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leptin)이 시상하부 뉴런의 섬모를 길게 만드는 작용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의학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5월 1일 자에 발표되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증이 식욕 조절 중추인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섬모가 짧아지면서 우리 몸의 에너지 과잉 상태를 잘 감지하지 못하는 일종의 ‘세포 안테나의 장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라며 “비만증에서 시상하부 신경세포 섬모의 장애가 발생하는 기전과 이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한 후속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고, 1차 섬모 연구에 대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다학제적 융합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라고 전했다.


▲김민선 교수와 연구진강길명(박사 후 연구원), 김현경, 길소영, 이찬희(박사과정), 임효선(석사과정)



국내 비만 연구의 수준 한 단계 발전시키다

우리 몸에서 식욕과 에너지 대사는 주로 뇌에 의하여 조절되고 있으며, 뇌의 한 작은 부분인 시상하부는 예로부터 섭식과 체중 조절의 중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뇌에 의한 대사조절을 통한 비만과 당뇨병, 식욕조절 등의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는 김민선 교수와 연구진은 시상하부에서 식욕과 에너지 대사 조절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비만증에서는 어떠한 장애가 발생하는지 이해하는 것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과거 신호전달물질(AMPK, FOXO1, NFkB)이나 뉴로펩타이드(Angptl4/Fiaf, Progranulin, Clusterin/apolipoprotein J) 등이 시상하부에서 섭식 조절에 주요한 조절 인자임을 밝혀 학계에 보고한 바 있는 김민선 교수와 연구진은, 새로운 식욕 인자들을 발굴해 이를 이용하여 비만증의 치료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또 다른 주요한 연구 주제로 설정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민선 교수는 “뇌의 분자 생물학적 기전에 의거해서 구체적인 비만의 기전을 밝히고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라며 “비만 연구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비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뇨병과 뇌하수체 질환과 관련된 내분비질환의 임상을 병행하며 다양한 연구 결과를 도출해내고 있는 김 교수는 비만에 대한 연구를 동물실험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비록 치열한 연구비 경쟁과 임상을 병행하며 따라오는 시간의 제약 등 많은 난관이 있지만, 연구를 즐기며 포기하지 않는 굳은 의지와 열정으로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국내 비만 연구의 수준을 높이고자 한다. 이러한 그의 진정성 있는 연구 자세가 국내 기초과학분야 발전의 초석이 되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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