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어논술 전문 미담 언어교육 연구소 최 강 소장
[기고] 국어논술 전문 미담 언어교육 연구소 최 강 소장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4.05.01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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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이렇게 중요한 과목에 대하여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공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이것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가 아니라 효율성의 문제이자 결과적 질(質)의 문제입니다. 냄비에 물을 붓고 알을 넣고 물을 끓이면 삶은 달걀이 됩니다. 하지만 순서를 바꾼다면 삶은 달걀이 아니라 구운 달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물만 끓고 달걀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도 있겠지요. 오랜 세월 국어와 논술을 가르치면서 이런 경우의 학생들을 많이 봅니다.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는데, 개인과외, 논술학원, 속독학원, 입시 학원 다 다녀봤는데, 그런데 왜 성적이 오르지 않는 거냐?” 이런 식으로 초면인 저를 향해 하소연을 해옵니다. 때론 정말 배우면 몇 점이나 오르느냐고 점쟁이한테 묻는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말까지 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면 무엇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걸까요?


▲최 강 소장현 미담 국어논술 학원장현 신들린 언어논술 학원장현 해법 독서논술 세종·대전 북부지사장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겠지만 국어와 논술 과목은 특히 학습의 순서가 매우 중요한 과목입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학습(學習)’이 아니라 ‘습학(習學)’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학습은 먼저 배우고 익히는 방법이라면, 습학은 방법을 먼저 익히고 그에 따라 스스로 배워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습을 하면 정보를 습득하고 지켜야하기 때문에 소극적이고 정적(靜的)인 소유형의 인간이 되지만, 습학을 하면 방법을 먼저 익혀서 쏟아지는 정보들을 꿸 수 있기 때문에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존재(存在)형의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능 국어영역과 논술은 공부를 시작하는 순서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 순서에 따라 입시결과뿐 아니라 인생의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공자님은 학문의 목표를 일이관지(一以貫之)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일이관지’란 하나로써 세상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본다는 말이므로 도구과목으로써 국어논술의 본령과 다르지 않습니다. 수능 시험이 치러질 때마다 나오는 말 중 하나가 본직적인 읽기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부를 하라는 말입니다. 그것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입이 닳도록 하는 말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 아이는 어휘력이 부족하다, 집중력이 부족하다, 독해력이 부족하다, 학습능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잠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아이에게 우리가 언제 한번 제대로 된 ‘학습 방법, 독해 방법, 어휘 학습 방법’을 가르쳐본 적이 있나? 우리말, 우리글이기 때문에 너무 당연시하고 방치해온 것은 아닌가? 수험생들이 지문도 다 읽지 못하고 찍는 경우가 점점 늘어가고 있으며, 논술 시험에서는 제시문을 독해하지 못해 문제 해결은커녕 요약형 문제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나오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합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책좀 읽어라”라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기왕이면 어려서부터 제 눈으로 읽고 생각하고 감응하는 정확한 독서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본질적 읽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독해 방법과 그에 맞는 교재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정독(精讀)의 ‘정(精)’은 ‘자세히, 면밀히 읽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방앗간에서 벼를 정미하듯이 껍질과 알맹이를 분리시키는 독해의 원리를 비유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어휘력은 어휘의 양이 아니라 어휘를 추론하는 방법과 습관을 익히는 것이고, 독해력은 문장을 방앗간에서 정미하듯이 알맹이만 추려내어 핵심어를 잡아내는 능력을 기르는 일입니다. 이렇게 읽은 한 줄 한 줄이 모여 읽기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게 되고, 문단과 글 전체로 확장되면 글쓴이의 의도를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도출해낼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독해 과정을 반복하면 기억력을 높이고 배경지식을 만들어주어 사고력과 표현력이 좋아지게 됩니다.

읽기의 속도와 정확도, 기억력을 높이는 일은 국어·논술뿐만 아니라 모든 공부의 기본이겠지요?

그래서 도구 과목의 측면에서 국어 어휘를 확장해 나가는 효율적인 방법과 국어 문장을 독해해 나가는 방법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국어 어휘는 흔히 고유어와 한자어, 그리고 외래어로 삼중 체계를 이룬다고 합니다. 평면적으로 생각하면 어휘정보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어휘를 활용하는 능력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학습 현장에서 학생들의 언어 발달과정을 관찰해보면 사전을 많이 찾는 학생들이나 한자를 많이 아는 학생들이 월등히 어휘력이 더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 초등학교 때부터 독서논술이나 속독 관련 학원 등에서 어휘력 측정을 받아오는 경우는 아주 단순하게 정량적 평가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아이의 어휘력이 언어 발달의 측면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기란 무척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해력은 책을 많이 읽으면 무조건 좋아질 거라는 일반적 인식이 팽배해 있지만 실제로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정독 능력을 길러주기보다는 단순히 지식의 양을 늘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학교나 기관에서 쓰이는 객관식 평가지는 대부분 인상독해로도 정보를 예측하여 찍을 수가 있으므로 평가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휘력, 독해력을 향상시킨다는 의미부터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휘력’은 어휘정보의 양과 어휘 추론능력, 어휘를 사용하는 활용능력 등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구체화해볼 수 있으며, ‘독해력’은 문맥을 읽어 글쓴이의 의도를 놓치지 않고 핵심어와 핵심 구절을 모아 글쓴이의 설득구조와 이해구조를 정리하는 요약과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어휘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어휘재료에 해당하는 고유어와 한자어의 제자 원리, 합성 원리 등을 이해시키고, 우리말의 어휘 체계를 잡아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한자어는 중국의 한자를 소리만 빌려온 것이므로 어감에서 직접 추론이 어려우므로 기본한자 1800자를 초등 1000자, 중등 1300자, 고등 1800자 순으로 교육과정에 맞춰 미리 익혀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이것을 단순히 단어로만 암기하지 않도록 주의하여 하고, 한자를 배우면서 그 한자가 우리말에서 쓰일 때 어떻게 한자어로 활용되는지 그 사례를 연계하여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그 원리를 스스로 터득하게 되면 기본한자 1800자가 우리말 단어의 20만 단어까지 추론이 가능하므로 글을 읽고 말하는 언어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휘력은 향상되게 됩니다.

그리고 독해력 또한 아이에게 책읽기만을 강요하지 말고, 국어 문장을 이루는 요소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또한 정보적 측면에서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지를 관찰하고 판단하여 그 수준에 맞는 지문을 읽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어 문장구조는 실사와 허사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므로 조사나 어미의 쓰임을 이해해야 문장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략 11가지 유형의 문장 패턴을 복잡도에 따라 늘려가는 방식으로 책읽기를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로 아이들이 책읽기를 두려워하거나 못하겠다고 하면 그것은 낯선 단어와 길고 복잡한 문장 때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긴 문장은 구절단위로 자신의 호흡에 맞춰 끊어 읽는 습관을 길러줘야 하고, 내용의 복잡함에 당황하고 정리를 못하는 아이들은 단어와 구절의 그물망을 그리게 하여 중요도와 크기에 따라 핵심내용을 간추리는 연습을 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특히 10대의 학습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으며, 수학이나 영어 과목보다도 문제점이 쉬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습장애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언어능력은 속도와 정확도, 기억력을 비교 평가할 수밖에 없으므로 바르고 규칙적인 읽기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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