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미래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주거방식
[이슈메이커=조명연 기자]
[House] 현대의 주거 트렌드
단순한 주거가 아닌 삶으로 다가온 ‘집’
과거부터 미래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주거방식
가족이 아닌 타인과 주거한다? 낯선이와의 동거 아닌 동거는 이미 새로운 현대사회의 주거 트렌드이다. 혼자 살아가기에 힘들고 벅찬 이 시대에 새로운 주거방법은 사람들에게 색다른 삶을 제시한다. 스웨덴에서 시작 된 컬렉티브하우스와 덴마크에서 시작된 코하우징, 일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알려진 셰어하우스 등 다양한 주거 형태가 등장하면서 현대사회의 주거 트렌드가 궁금해진다.
여성인권 신장과 함께 탄생한 '컬렉티브하우스'
세계는 이미 단순한 주거형태인 단독 주택이나 연립 주택이 아닌 또다른 제 3의 주거형태를 주목하고 있다. 그중 19세기에 나타난 '컬렉티브하우스'는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해 생겨난 복합주택을 말한다. 다양한 연령층이 공존하고 있는 이 주거형태는 각자의 생활 속에 공동 주거장소 즉, 유아센터나 주방을 두면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던 주거방식이다. '컬렉티브하우스'는 스웨덴의 알바 뮈르달이 “미래에는 크게 3가지 주거 형태가 존재할 것이다. 개인주택, 연립주택, 그리고 '컬렉티브하우스'이다”라고 이야기 했을 정도로 중요성이 부각되는 주거 형태이다. 다양한 연령층이 주거함으로써 존경과 깨달음을 얻게 되고, 값싼 비용으로 주거할 수 있으며 여성이 자유롭게 활동 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 '컬렉티브하우스'는 스웨덴에서 시작됐지만 1995년 한신(阪神), 아와지(淡路) 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공동체라는 힘으로 사용되었다. 재난이 휩쓸고 지난 자리에 가족을 잃고 좌절하는 일본 국민들에게 공동체라는 힘은 재건의 발판으로 자리 잡았다. 그 후 다양한 형태의 '컬렉티브하우스'가 생겨나면서 전 세계에서 애용하게 되는 주거 트렌드로 성장했다.
대부분의 주거방법은 19세기에 시작되어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큰 예로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고안된 '컬렉티브하우스'는 현재는 고령화된 노인들과 혼자 주거하는 여성, 아이보육으로 고민인 부부, 혼자 주거하기에 돈이 부족한 청년들 등 다양한 계층,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들이 살아가고 있다. 청소와 식사, 관리를 서로 나누어 분담하고 살아가는 '컬렉티브하우스'는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왕래를 하면서 이웃과 교재를 자연스럽게 이루고 있다. 현재는 일본에서 가장 왕성한 주거형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 정서에 맞는 형태로 차츰 변해가고 있는 정세이다.
▲출처 : 도서출판 클 |
뉴타운으로 다가온 새로운 마을 '코하우징'
이와 비슷한 형태인 '코하우징' 역시 덴마크에서 시작된 주거 형태로써 마을이나 연립주택에서 공동의 공간을 이용하면서 서로의 왕래를 이어가는, 어찌 본다면 '컬렉티브하우스'와 매우 비슷한 주거 형태이다. 1970년대 획일적 주거형태에 반발, 덴마크에서 시작된 '코하우징'은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독일 등지로 확대됐다. '코하우징'은 핵가족화와 고령화 대책으로 프라이버시는 충족하면서 공동생활의 장점을 접목시켰다. 그리고 주방 손님방, 어린이놀이방, 세탁실 등을 공동시설로 배치, 입주민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는 '코하우징'은 보통 30가구 안팎의 입주자들이 마을이나 연립주택에 모여 살며 각자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주택과 공용 공간을 설계하는 게 특징이다.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개조한다는 점에서 '컬렉티브하우스'와 다른 모습을 갖고 있는 '코하우징'은 복합주택이기보다는 마을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다고 보일 정도로 큰 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코하우징' 역시 좀더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에 자리 잡았다. 최근 마을공동체 회복 방안과 뉴타운 출구전략을 마련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하우징'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13일 오후 '코하우징' 주택 '소행주 1~3호'를 방문해 "서울시가 가진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해결책을 '소행주'가 제시하고 있다"며 "뉴타운 해제지역 같은 곳에 도입한다면 이상적인 주택 단지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사회에 자연스럽게 다가온 '코하우징'은 한국에서 뿌리를 깊숙이 내릴지 미지수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한국은 주택을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는 특유의 주거 문화가 있는데, '코하우징'은 맞춤형 구조 탓에 매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코하우징'에는 공용 공간도 있어 전용면적보다 분양가가 높아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입주자 설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같은 규모 연립주택보다 공사비가 10~15퍼센트 정도 비싸기 때문에 부담으로 다기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하우징'의 가치를 경제적 잣대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용면적은 줄어도 공용 주방, 공용 창고처럼 함께 쓰는 공간이 있어 가용 공간이 넓고, 공동체에 속한 유대감 등 무형의 이득까지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강미선 이화여대 건축학부 교수는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형태로 '코하우징'을 제안했다. 그는 “주거의 근본적 기능은 ‘돌봄 서비스’이고, 이는 1인 가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코하우징'이 확대되면 개인은 적은 비용으로 좀더 풍요로운 주거 환경을 확보하면서 그와 동시에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주거의 근본적 기능을 충족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가구 구조의 변화가 '코하우징'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령층과 1인 가구가 늘어날수록 사생활과 공동체생활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코하우징'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출처 tvn 응답하라 1994 캡쳐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셰어하우스의 일종인 하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