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리더의 조건
[기고] 리더의 조건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4.04.01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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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리더의 조건

 

옳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

 

덕성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이원복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는 언제나 확신과 오만에 가득 찼던 독재자였다. 절대 권력을 거머쥐고 신(神)에 가까운 카리스마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었던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던 그였으나 그의 그 절대 권력과 아무도 제동을 걸지 못했던 카리스마가 치명적인 독(毒)이 되고 패망으로 이끈 요인이 되어, 그는 아무도 제어하지 못하는 폭주열차처럼 마구 달리다 결국 탈선, 무참하게 폭파되고 말았다. 우선 그는 귀에 거슬리는 것, 듣고 싶지 않은 것을 듣지 않았고 눈에 거슬리는 것을 보기 싫어하였다. 그에게 비판적인 발언, 그의 견해에 대한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발언에 노골적으로 화를 냈고 올라오는 보고도 긍정적이지 아니한 것은 보는 시늉만하고 집어던지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자연 그의 주변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쌓이게 되어 예스맨만이 진을 치고 아무도 그에게 토를 달거나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그가 듣는 얘기는 오로지 그에 대한 찬사요, 모든 게 그의 뜻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뿐으로 좋지 않은 보고나 소식은 아래에서 여과되어 그에게 제대로 전달될 리가 없었다. 그러니 전쟁판이 패배 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는데도 승전보만 이어졌고 대세 자체를 잘못 판단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또 그는 폭격된 도시를 절대로 방문하지 않았다. 독일 전국이 연합군 폭격으로 완전 쑥대밭이 되어 가는데도 히틀러는 단 한 번도 폭격 받은 도시 현장을 찾지 않았으니 정말 놀라운 지도자가 아닐 수 없다. 전쟁 막판에 지하 벙커에 숨어 있으면서도 잿더미가 된 베를린 거리에 나와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정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었던 지도자였던 것 같다. 어쩌면 그는 원하지 않는 것을 듣고 보면서 나약해 지는 마음이 생길까 두려워 애써 외면을 하면서 오로지 자신의 신념과 확고한 의지를 다지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의 지도자들 가운데도 이런 스타일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리더의 의무가 보고 싶지 않은 것, 듣고 싶지 않은 것부터 인내하며 보고 들어 그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인데, 현실을 애써 외면하며 오로지 이상만 향해 달려 나가는 것은 마치 지옥에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아래의 불길은 보지 않으려 애써 외면하며 높고 푸른 하늘만 바라보는 자기기만일지도 모른다. 백번 옳은 말인데도 참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 입에 쓴 약 먹는 것, 귀에 거슬리는 말 듣는 것 아닐까?

 

이원복

덕성여자대학교 석좌교수

현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전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전 국가 중장기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먼 나라 이웃나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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