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상징물 I] 역사·문화·사상 고스란히 녹아든 국가상징물
[이슈메이커_ 상징물 I] 역사·문화·사상 고스란히 녹아든 국가상징물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8.08.08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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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역사·문화·사상 고스란히 녹아든 국가상징물

 

의미 퇴색되지 않도록 꾸준한 관심 필요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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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역사와 문화, 사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국민의 합의로 만들어지는 국가상징물. 이는 대외적으로 국제사회에 국가의 존재를 알림은 물론 대내적으로는 사회의 도덕적 혼란방지와 국민통합을 유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국가상징물을 알아봤다.

 

국기 속에 담긴 국가의 역사

 

국가의 대표적 국가상징물은 바로 국기다. 고유의 그림과 문자, 도형 등을 이용한 국기는 그 이미지만으로도 해당 국가의 특징을 알 수 있다. 한번 완성된 국기는 해당 국가가 존속하는 동안 변하지 않고 그 나라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예외인 국가도 있다. 대표적 나라는 바로 미국이다. 미국의 경우 ‘성조기’를 국기로 쓰는데, 그동안 총 28번이나 국기의 모양이 바뀌었다. 1777년 처음 미국 국기가 만들어졌을 당시 별과 붉은색, 하얀색 줄이 각각 13개였다. 여기서 별은 당시 미국의 13개 주를 상징했는데, 이후 미국의 서부 개척 활동으로 주가 계속 늘어나며 현재는 50개의 별이 들어가 있다. 미국의 역사와 함께 변화해온 것이다.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 잭’은 역사의 변화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담은 국기다. 영국은 역사적으로 여러 왕국이 병합되어 형성된 나라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의 국기가 적절히 배합된 구조를 가진다. 기독교의 영향으로 십자가가 국기의 바탕이 됐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색깔들이 합쳐지며 현재의 영국 국기가 완성됐다. 이 가운데 북아일랜드의 상징이 빠진 것은 지금까지도 옥에 티로 남는다.

 

가장 많은 국가가 속해있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국가들의 국기에는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 바로 붉은색과 노란색, 초록색이 많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의 주인공은 가나다. 처음으로 국기에 이 세 가지 색을 사용한 가나는 아프리카 대륙 중 다른 국가보다 일찍 독립에 성공했고, 이때 만들어진 국기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가 독립한 후 국기를 제작할 때 많은 참고가 됐다고 한다. 더불어 이슬람권 국가는 종교의 상징인 초승달 모양이 두드러지는 특성을 보인다.

‘국기에 그려진 세계사’의 저자 김유석 작가는 “국기가 국가의 상징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국기는 대충 만들어지는 법이 없다. 탄생할 때든, 그 이후로든 국기는 그 국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고, 동일한 것은 없다”라며 “국기에 담긴 수많은 뜻은 글이 아니라 이미지로 표현되기에 국가를 이해하는데 국기는 아주 좋은 소재가 된다”고 전했다.

 

같은 듯 다른 국가상징물

 

국가를 상징함에 있어 국기 외에도 대중들에게 쉽게 인식될 수 있는 매개체가 있다. 바로 동물이다.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그 생물이 주는 존재감과 풍겨지는 이미지는 국가 이미지 형성에 큰 도움을 준다. 습성과 식성, 성향과 겉모습 등을 고려해 많은 국가들은 국가상징 동물을 선택할 때 고심을 하고 차별화도 고집한다. 하지만 예외인 동물이 있다.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라크, 인도네시아, 알바니아 등 많은 국가에서 현재까지도 국장에 사용하고 있는 동물, 과거 프랑스 국장, 루마니아, 스페인, 이집트, 심지어 에콰도르, 멕시코 등에서도 국기에 등장하기도 했던 ‘독수리’다.

 

독수리는 ‘제우스의 새’로도 잘 알려진 동물이다. 유피테르를 최고신으로 섬겼던 로마에서는 독수리가 최고의 상징으로 사용되었고, 로마는 동·서로마의 화합을 상징하는 비잔틴 제국의 ‘쌍두’ 독수리를 로마군단의 상장으로 내세웠다. 동로마제국을 계승했다고 자처했던 러시아 왕실도 쌍두 독수리를 사용했다고 한다.

 

국력이 강력했던 로마 제국의 배경에서일까. 미국은 영국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할 때부터 독수리를 상징으로 내세웠다. 영국 왕실의 상징인 사자에 대응하기 위한 동물로 독수리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반면, 로마제국부터 현재까지 약 1,000년간 유럽의 대표 상징물로 자리 잡고 있는 독수리는 독일의 상징이기도 하다. 독일의 독수리는 10세기 신성로마제국 이후 국장에 사용되는 국가의 상징으로, 히틀러의 나치 정권 당시에도 독수리를 국장으로 사용했었다. 나치 시대가 끝난 뒤 독일은 나치 시대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 유일하게 독수리만이 예외 대상이 됐을 정도로 독일과 독수리의 인연은 깊다. 그러나 미국의 독수리와 독일의 독수리는 다르다. 미국의 독수리는 흰머리독수리고, 독일의 독수리는 검독수리다. 같은 상징물이지만 의미가 다른 이유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의 늑대, 프랑스 수탉, 캐나다 비버, 케냐 사자, 중국 판다 등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국가상징 동물들이다. 동물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국가가 연상될 정도다.

 

국가기록원의 한 관계자는 “국가의 상장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오랜 세월 동안 국가가 형성되고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사상이 고스란히 녹아들게 된다. 때문에 각 나라는 다양한 형태의 고유 국가상징물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나라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부각시킨다”며 “국가상징물은 연령·신분의 고하, 빈부의 격차에 불구하고 그 나라 국민이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며 누구나 공감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가치를 지니기에 국가의 구성원들이 이를 승계·발전시키고,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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