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물 - 예술진흥 부문] (사)한국서가협회 박양재 이사장
[한국의 인물 - 예술진흥 부문] (사)한국서가협회 박양재 이사장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4.04.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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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붓 끝에 담긴 서예인의 정신 오롯이 이어갈 터”

 

서예문화 융성으로 도덕성 갖춘 민족의 정체성 확립

 

 

슬쩍 눈을 감고 코끝을 감싸는 알싸하고 아득한 묵향에 몸을 맡긴다. 가능한 천천히 발을 옮겨 글씨를 보되 작은 하나가 아닌 큰 그림을 보도록 노력해보자. 글씨의 기품 있는 색을 보고, 전체적으로 볼 때 아무 거스름이 없는지 통일감을 살피는 것이다. 이어서 화선지 위를 수놓은 먹물의 번짐과 여백의 효과를 함께 품다보면, 붓 끝을 세우고 강약을 조절하면서 써내려간 서예가의 예술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마음으로 한 획 한 획을 그어놓은 작품을 보고 있자니 서예가의 인생을 마주한 듯하다. 이 같은 정성과 집중력으로 세상이라는 큰 화선지에 한 획을 긋는다면 어떤 작품이 완성될까? 궁금해진 기자는 주저 없이 (사)한국서가협회 박양재 이사장을 만났다.

 

 

제7대 (사)한국서가협회 이사장 취임

“문화예술은 21세기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이것이 국력증진의 동력이 되고 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제 정신문화의 진수라 말할 수 있는 서예문화 융성을 통해 잃어가고 있는 도덕성을 회복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되찾을 시기입니다. 붓 끝에 살아 움직이는 서예인의 정신이 찬란하게 빛날 수 있도록 서로 손잡고 힘차게 달려갑시다.”

제7대 (사)한국서가협회 이사장 취임한 박양재 이사장의 말의 실타래는 인터뷰 시작부터 협회 현안부터 비전까지 풀어놓느라 끝이 없어 보인다. 그만큼 (사)한국서가협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리라. 그는 임기 동안 협회의 위상을 높이고, 회원들의 권익을 향상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면서 동시에 원로회원과 신진회원들과의 교류의 장을 마련해 (사)한국서가협회의 도약의 기점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국전 30년사 최연소 특선의 영예를 안은 그이기에 이 세대들의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서 그는 한국 서예인구 1,000만 명을 대표하는 협회로써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더욱 신뢰성이 높은 공모전을 개최해야 함을 강조했다. 해당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가의 작품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심사와 함께 높은 문턱으로 인해 공모전에 참가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신진 서예가들의 입상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박 이사장은 “희망은 우리 삶에서 피어나는 꽃과 같고, 이러한 희망은 서예가가 작품을 만드는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라며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신진 서예가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라고 다짐했다. 박 이사장이 선거당시 내건 공약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1974년도부터 여산 권갑석 선생에게 서예와 예도를 사사하며, 1982년 제 1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특선을 받은 뒤 현재까지 한길을 걸어온 그는 서예진흥을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에 부합하는 협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서예교육이 정신을 수양하고 인격을 도야하는 예술임을 말로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관련학자 및 의료진들과의 연계를 통해 학문적으로 정립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서예의 우수성을 알리고, 왕성한 청소년 시기에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노령인구에게는 정신건강 및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통문인화의 현대적인 해석과 ‘리듬서체’ 발전

‘예술이란 다른 사람의 것을 흉내 내는 형태가 아니라 순연히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작품세계를 펼쳐온 박양재 이사장. 그가 운영하는 운학서예연구원 벽면에 걸린 작품들만 봐도 창조적인 예술의 혼을 담기 위한 박 이사장의 끊임없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표피적인 기교는 수십 년을 허송해도 창작예술로서의 완성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없이 자기 재료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해 나가는 그의 노력은 주목받아 당연하다.

예술이라는 하나의 대원칙 아래 행해지는 미술 장르에 대한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그는 시, 서예 뿐 아니라 문인화로 예술영역을 확대했으며, 서양화풍의 풍경화와 문인화의 경계를 타파하면서 현대문인화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중이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수묵과 채색물감과 닥나무, 흙 등의 재료를 혼용하면서 재료에 대한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인 화목인 사군자의 범주를 넘어 소나무와 활엽수를 아우르는 일반 자연풍경에 정물화까지 소재의 한계를 넘으면서 표현영역까지 확장한다. 이러한 시도를 놓고 과거에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전통적인 문인화에 대해 위기감을 느낀 그의 선구자적 작품 활동은 현재 많은 작가들에게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인화의 현대적 해석 이외에도 그는 ‘리듬서체’라는 창조적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듬서체라는 단어가 다소 낯설게 들린 기자에게 자신의 작품을 내민 박 이사장. 그가 보여준 작품은 글로 가득 차 있었지만, 왠지 모를 리듬감이 느껴졌다. 힘이 넘치면서도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강약의 대비로 리듬감이 느껴지는 그의 작품은 서예에 음악을 접목한 통합예술의 진수이다. 쉼 없이 인터뷰를 이어오던 그는 마지막으로 (사)한국서가협회 회원들을 비롯한 예술인들을 향해 체로키 인디언의 축복 기도를 인용한 인사를 남겼다.

“인디언들은 무지개가 언덕위에 뜨는 것이 아니라 어깨 위에 뜬다고 말했습니다. 즉 희망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창조적인 예술 혼을 발휘해 자신이 속한 곳에서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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