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 Ⅰ] 대한민국 수질상태 ‘빨간불’
[세계 물의 날 Ⅰ] 대한민국 수질상태 ‘빨간불’
  • 이진광 기자
  • 승인 2014.03.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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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진광 기자]

 

[세계 물의 날 Ⅰ] 수질오염

 

대한민국 수질상태 ‘빨간불’

 

내가 버린 폐수,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인간의 활동에 의한 폐수 등으로 물이 고통 받고 있다. 수질오염의 가장 큰 문제는 그 여파가 고스란히 인간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수질오염이 곧 지구의 오염일 정도로 물은 우리 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공사로 인한 녹조현상과 최근 기름유출사고 등으로 대한민국 수질은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3월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물의 소중함과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재고해보고자 한다.

 

 

“믿고 마실 물이 없어요”

국내 수질오염 수준이 심각하다. 최근 서울시의 약수터 수질이 4년 연속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2014년 먹는물 공동시설 관리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가 266개 약수터에서 실시한 1,536회의 수질검사에서 732번(47.7%)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 서울시 약수터 둘 중 하나는 먹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셈이다. 서울시의 수질검사는 미생물(일반세균·총대장균군·분원성대장균군·여시니아균) 4개, 건강상 유해영향물질(납·불소·질산성질소 등) 28개, 심미적 영향물질(경도·색도·수소이온농도·알루미늄 등) 14개 등 46개 항목을 측정한다. 시 관계자는 “샘이 깊지 않아 약수터에 장마철 집중호우로 빗물이 유입되고, 이용객 증가와 더불어 대기오염 물질 증가가 부적합률의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는 앞으로 장마철 임시 폐쇄기간을 설정해 운영하고, 취수시설에 대한 보강 및 소독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또한 수질 검사결과를 자치구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한편, 해당 약수터 주변에 크기를 키운 경고문을 붙여 시민들이 인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약수시설 입구에도 수질검사 결과(최근 6회)를 ‘적합’ ‘부적합’으로 기재하는 한편, 부적합 판정률이 높은 시설은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해 1년간 수질기준을 초과할 시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말뿐인 하천 살리기 사업

식수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확장공사 사업으로 인해 지역 하천도 고통 받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남양호는 최근 준설사업 지연으로 심각한 수질오염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양호의 COD(화학적산소요구량) 수치가 최근 몇 년 사이 감소하다 갑자기 증가하고 있어 전반적인 환경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 같은 남양호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며 수질악화로 인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은 “1973년 준공 후 40년 동안 준설을 하지 않아 저수용량이 저하됐고, 10여 년 전부터 경기도와 중앙부처에 준설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아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남양호 준설 사업은 올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사전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하고 2015년 이후 조사결과를 토대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검토해 실지예비타당성조사를 기획재정부에 신청해 검토 후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유류사고로 고통 받는 바다

2007년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에 이어 올 1월 31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싱가포르 유조선의 송유관이 파손돼 원유와 나프타 등이 바다로 유출됐다. 1995년 시프린스호 사고로 오랫동안 고통 받았던 주변 주민들과 어민들은 또다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충격에 휩싸여 있으며 심각한 피해에 직면해 있다. 파도에 밀려온 기름띠로 여수 신덕마을을 비롯한 주변 마을공동어장도 큰 피해를 입고 심한 기름 냄새로 주민들은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있는 등 해상 유류 유출사고는 어민들의 건강과 생계에도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해경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이송관 3개에 들어있던 기름이 대량 유출됐다. 현재까지 주민들과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이 동원돼 방제작업을 진행 중이며, 완전한 방제작업 완료 시기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량이 막대하지만 무엇보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이 지역 한 어민은 “현재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태여서 막막하다”며 기름냄새로 인한 구토증세 등 건강악화도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특히 여수의 수산물은 이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청정해역을 자랑하는 여수지만 지금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걱정했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마저

오염이라고는 몰랐던 아마존지역의 환경과 토착민들의 삶은 땅 밑에 묻혀 있는 석유 때문에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됐다. 미국계 석유회사들은 1964년부터 에콰도르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석유 탐사에 나섰다. 1967년 오리엔테 북부 수쿰비오스 주의 라고 아그리오에서 대규모 원유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전 개발은 주변 지역의 자연과 주민에게 ‘열대우림의 체르노빌’이라고 비유되는 환경 재앙을 남겼다. 석유회사가 라고 아그리오 주변 350여 개의 유정에서 17억 배럴의 원유를 에콰도르를 떠난 지 20년이 지났지만, 유정에서 흘러나온 유독성 폐수와 원유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석유회사는 에콰도르에서 1992년 철수할 때까지 20여 년 간 원유를 퍼내면서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유독성 폐수 4억 2,880만 배럴(6,813만㎥) 이상을 라고 아그리오 주변 강으로 흘려보냈다. 이에 따른 환경오염은 200만㏊에 이르는 에콰도르 아마존 열대우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렇게 오염된 땅에서 오염된 강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며, 그 속에 사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생활해 온 원주민들과 유전 개발붐을 따라 라고 아그리오로 들어온 이주민 등 3만여 주민은 암 발병과 기형아 출산, 유산, 출생 결함, 피부질환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역의 건강 피해와 관련해서는 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2.3배가량 높다는 등의 단편적인 조사 보고는 있으나 신뢰할 만한 종합적인 조사 자료는 부족한 상태다. 이에 대해 ‘아마존 워치’는 이 지역의 빈약한 의료 서비스 수준 때문에 질병에 대한 진단 기록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건강 피해는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에콰도르 대사는 “아마존에서 일어난 환경 재앙은 에콰도르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서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을 더는 용인해서는 안된다”며, 전 세계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캠페인에 참여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우리지역 수질,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진다

환경부가 물관리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시작한 수질오염총량관리제는 지방자치단체별로 목표 수질을 정한 뒤, 이를 달성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오염물질의 배출 총량을 관리하는 제도다. 최근 충청북도는 한강·금강 수질개선사업에 국비 902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 관계자에 따르면 수도권, 중부권의 광역상수원인 한강·금강 수질개선을 통한 안정적 수자원 확보와 상수원 상류지역 토지이용 제한 등의 재산권 행사에 규제를 받고 있는 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에 나설 것이라 전했다. 주요 사업은 하수처리를 강화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환경기초시설 설치비 340억 원을 투입해 청주, 충주, 제천, 청원군(남이), 영동군, 음성군 등 공공하수처리장 8개소를 신·증설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경남 양산시는 공적자원인 지하수의 안정적 관리와 보전을 위해 지하수 보조 관측망 설치사업에 사업비 3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강원도 양양군은 상수도 및 지하수 수질 관리를 위해 실시하는 정기수질검사를 적극적으로 확대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각 시·도·군에서는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질오염 대책, 실천이 중요

수질오염의 주범은 분해성 유기 물질이다. 유기물질은 탄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원소로 구성된 물질을 말한다. 이 물질이 물에 들어가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고 물 속 산소를 소모시켜 메탄, 황화수소 등 냄새가 나는 가스를 배출한다. 대표적인 예로 음식물 쓰레기, 분뇨, 폐수 등이 있다. 더불어 중금속들은 공장 폐수, 산업 폐기물 등에서 하천으로 유출된다. 중금속은 동·식물의 체내에 농축되기 때문에 인간의 건강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수질오염은 눈에 보이는 막대한 양의 산업사고와 폐수 등에서 실감하게 되지만, 개개인의 생활습관 개선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수질을 오염시킨다”며 개인의 물에 대한 자각과 실천이 큰 변화를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누구나 알고 있는 샴푸 및 세제 사용 자제, 음식물 남기지 않기 등 실생활에서의 작은 변화와 노력이 실천될 때 비로소 수질이 개선된다고 입을 모은다. 인간은 물 없이 살 수 없다. 내가 흘려보낸 생활폐수가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화살로 돌아온다는 점을 주지한다면 물은 우리생활의 동반자로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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