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 Ⅱ] 대한민국은 엄연한 물 스트레스 국가
[세계 물의 날 Ⅱ] 대한민국은 엄연한 물 스트레스 국가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4.03.04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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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세계 물의 날 Ⅱ] 물 스트레스

 

대한민국은 엄연한 물 스트레스 국가

 

물 부족시대 물은 위기이자 키워드

 

 

대한민국은 공식적인 물 부족 국가이다. 이미 20년 전에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 의해 물 부족 국가로 분류 됐으며 2012년 OECD가 발간한 ‘2050 환경 전망’ 보고서에서도 물 부족 국가로 평가되었다. 아직은 낯선 물 스트레스 국가,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절실히 느끼게 될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 점점 줄어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물에서 태어났고 물 없이는 삶을 이어갈 수 없다. 우주 과학자들이 다른 별을 탐험할 때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물의 존재 여부다. 물은 곧 생명의 잉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 14억㎦는 지구 전체를 2.7㎞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양이지만,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담수는 전체의 2.53%에 불과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막대한 양의 담수는 대부분 만년 빙설과 지하수 등으로 존재하고 우리가 손쉽게 쓸 수 있는 호수나 하천수는 전체 물의 0.01% 이하인 약 10만㎦에 불과하다. 지구상의 물은 수증기나 물, 얼음과 같이 그 모습을 달리하면서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다. 전체 강수량의 대부분은 바다 표면에서 일어나는 증발로 인해 발생하는데, 이는 다시 강물이나 지하수의 형태로 바다로 흘러가 전체적인 물의 균형이 이루어진다. 이렇듯 지구상 물의 총량은 거의 변함이 없다. 그러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지난 100년간 세계 인구는 2배 증가했지만 물 사용량은 6배나 늘어났다. 결국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에서 미래의 물 전망에 대하여 어두운 보고서를 내고 있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2012년 발표된 OECD 환경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40%가 심한 물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세계기상기구(WMO)는 2050년 24억 3000만 명의 인구가 물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 추세라면 비위생적인 물로 인한 사망자가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의 10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세계적인 연구 이어져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세계자원연구소(WRI)가 ‘애퀴덕트 프로젝트’(Aqueduct project)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물 부족 스트레스에 관한 세계 지도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동과 일부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37개국은 이미 물 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각한’ 단계에 속했다. 지도상에서는 진한 붉은 색상에 해당하는 지역들이다. ‘극히 심각한’ 물 부족 스트레스는 그 국가에서 농업이나 가정, 산업에 쓰이는 물이 매년 80% 이상 감소해 해당 지역 내의 물 부족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퀴덕트 프로젝트를 수행한 연구진은 세계 181개국에 속한 유역 100여 곳에서 물 부족에 관한 위험을 발견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낮거나 중간 정도인 노란 색상으로 확인되며 일부 지역이 주황색으로 그보다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의 경우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서해가 접한 인천과 부천·시흥·평택 등 경기도 서부 일대와 천안 등의 충남 북부, 포항과 경주·울산·부산·창원 등 경상도 지역과 광주·순천·여수 등 전남 일대는 주황색으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물 부족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폴 레이그는 “물 부족 스트레스는 세계 여러 나라에 심각한 결과를 갖게 할 수 있다”면서 “가뭄과 홍수, 제한된 공급으로 발생한 경쟁은 국가 경제와 에너지 생산을 위협하며 심지어 우리 인류의 삶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국제 수준의 의사결정자들이 물 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한 지역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가장 심각한 지역에 주의를 돌리고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는 최초로 시행된 국가 차원의 물에 관한 평가로 전해졌다.

 

 

물 산업 광역화 경향 뚜렷

전 세계 물 산업은 광역화 경향이 뚜렷하다. 소비자 기술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물 기업의 전문화 경향이 발 빠르게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물 산업 인프라의 스마트화 등 기술혁신을 위해 물 산업 클러스터 구축의 필요성도 물의 미래를 위해 늘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한 전문가는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물 관리 외에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물을 낭비하거나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개인의 습관이 물 부족을 가져온다는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2050년의 OECD 물 수요전망은 2000년 대비 55% 증가할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에 수자원의 올바른 관리를 목적으로 가상수(virtual water), 물 발자국(water footprint) 개념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가상수, 물 발자국 도입 필요

가상수는 1998년 존 앤서니 앨런에 의해 ‘농산물 생산에 사용되는 물’이라 정의됐다. 물 발자국은 가상수의 확장 개념으로 개인·집단·지역 등이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물의 총량이다. 수자원 및 물 사용량은 수입한 제품, 농·수·축산물 등의 생산 시 소비되는 물을 어느 나라가 사용하는 것으로 볼 것인가라는 측면이 중요하다. 예로 밀 1톤을 생산하는데 드는 물은 약 1000㎥이다. 밀을 수출하면 많은 양의 가상수를 수출하는 것이다. 이 물은 취수하지 않고 사용한 물이며 이후 물의 오염 및 흐름까지 평가해야 한다. 이에 국제동향은 물 발자국을 표준을 마련해 평가하자는 움직임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김만영 연구위원은 “지난 2009년 6월 이집트 카이로에서의 물 발자국 표준제정 제안을 시작으로 국제동향은 전 과정 평가(LCA)에 기초한 물 발자국 평가 및 보고를 위한 원칙 및 지침을 개발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환경성적표지제도에 물 발자국을 도입할 계획이다”라며 “환경성적표지 6대 범주인 자원소비, 지구온난화, 오존층 영향 이외에 별도 범주로 수자원 영향을 새로 추가해 올해 상반기 고시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증제도로서의 물 발자국은 이해관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라며 “수질특성, 취수 및 배주 지역 정보, 물의 양과 종류 등의 물에 대한 구체적 특성을 파악해 자료화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제정될 국제표준에 적합한 평가방법론 확립과 기초데이터 확보 필요도 선결과제이다. 물 발자국 적용대상 및 범위를 정의해 기초 목록을 구축하고 영향 평가에 필요한 각 수계별 물 부족 정보, 수질저하 등의 정보수집도 필요하다. 더불어 물 발자국의 정보 제공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물 발자국 정보는 탄소성적표지와 유사한 독립된 환경라벨로써 제공하는 방안과 환경성적표지의 범주 중 하나로써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환경영향을 줄여나가려면 제도가 지속적으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국민과 지자체의 물 발자국 인식확산도 중요하므로 방안을 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

 

 

빗물 재활용과 수돗물 마시기 등 작은 습관이 큰 도움 돼

개인이 물 부족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을 절약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친환경적인 노력이라고 해서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로도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 바로 빗물 재활용과 중하수도 재이용, 수돗물 마시기가 대표적인 방법이다. 우리나라 한해 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보다 많은 편이지만 여름에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제대로 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물 부족 국가에 들어간다. 하지만 반대로 빗물을 잘 활용하면 굉장히 많은 양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빗물을 이용해서 다양한 곳에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물의 재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각 광역시에서는 빗물을 모았다가 대형 경기장, 쇼핑몰, 테마파크에서 사용하거나 또는 소방용수, 비상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또 중하수도 역시 모아두었다가 조경용수나 스프링클러 등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도 종종 중하수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외에도 근본적으로 기후온난화를 막고 환경을 보호해서 물이 증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 바로 수돗물 음용이다. 수돗물이 생산되기까지의 탄소발생량과 생수를 만드는 데까지의 탄소발생량은 약 1000배 정도 차이가 난다. 쉽게 설명하면 한 사람이 하루에 2L의 생수 대신 수돗물로 마실 경우 1년간 소나무를 64그루를 심는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물론 국가적으로 수돗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이지만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검사항목보다 100 여개 더 많은 항목을 통과한 검증된 물이라고 한다.

 

 

효율적 물 관리, 절수에서부터

신규 수자원 개발보다는 효율적 절수 정책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물 절약은 얼마나 사용하는가보다 어떻게 사용하는가의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환경정보연구센터 이보삼 소장은 “적극적 수요관리 정책으로 수량의 신규개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라며 “또한 수도요금과 물 사용량의 가격 탄력성이 적절한 수준인지를 재산정해 수자원의 낭비를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예로 가정의 절수 양변기 교체 시 회당 13ℓ의 사용량이 6ℓ로 줄어, 전체 3134만 ㎥의 수돗물이 연간 절약된다”라며 “무엇보다 절수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물 스트레스의 해소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도 필요하겠지만 개개의 국민이 물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부터 이루어 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을 아끼는 습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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