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Ⅲ] ‘물’값이 ‘금’값이 되는 세상
[세계 물의 날Ⅲ] ‘물’값이 ‘금’값이 되는 세상
  • 조명연 기자
  • 승인 2014.03.04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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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조명연 기자]

 

[세계 물의 날Ⅲ] 미래의 물

 

‘물’값이 ‘금’값이 되는 세상

 

우려가 아닌 현실로 다가온 ‘물’ 분쟁

 

 

과거 물은 항상 우리 곁에 있으면서 언제든지 마실 수 있는 자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수돗물은 마시기 꺼려하는 물이 되었고, 돈을 주고 마실 수 있는 생수가 생겨났다. 과거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급변하는 세계 물 시장과 우리나라의 물 관리사업이 주목되고 있다.

 

 

사먹는 ‘물’의 시대 도래

물 시장이 5000억 이상으로 성장하기까지, 우리나라 생수 개발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75년 9월 생산 전량을 수출하거나 주한 외국인에게 판매한다는 조건으로 제조 허가가 나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처음 생수가 판매된 것은 88서울올림픽 기간 중이다. 외국 선수들이 국내 수돗물의 안전성에 의심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생수 판매를 허용했다. 그러나 올림픽 뒤 근거 법률은 폐지됐고, 생수 생산업자는 범법자로 당국에 고발되곤 했다. 1989년부터 먹는 샘물의 국내 시판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본격화되었고 업자들은 생수 판매 허용을 요구하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줄기차게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생수 판매 금지 조처는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행복추구권)를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94년 3월 16일 국내에서 허용되면서, 정부도 1995년 ‘먹는 물 관리법’을 제정해 실질적인 생수 시판이 시작됐다. 그 이후 현재에 이르러서는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생수 시장에 발맞추어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의 과학ㆍ환경 전문 작가로 주요 잡지의 인기 기고자인 엘리자베스 로이트는 생수를 일러 "20세기 최대의 마케팅 성공작"이라 일컫는다. 단지 목마름을 달래기 위함이 아닌 건강까지 다스리는 물로 진화함으로써 물 자체가 대접받는 시대가 됐다. 이제 물은 물리적 자원이 아니라 사회적 자원이 되며, 수입 생수를 소비한다는 것이 자신의 사회적 위상을 과시하는 계급적 행위로 돌변하는 이유가 됐다.

 

▲2007년 이스라엘의 연구팀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건축물을 이용해 공기에서 하루에 최소 40ℓ 이상의 물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트렌드로 자리 잡은 ‘물’

20~30대 여성들에게 프리미엄 생수는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프리미엄 생수들은 물의 성분 외에 용기 디자인과 컬러에도 남달리 신경 쓰고 있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고급 수입산 생수 소비에 더욱 적극적인데 이는 물을 음료가 아닌 패션이자 트렌드 코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비앙은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한정판 생수 ‘폴스미스에비앙’ ‘에비앙바이이세이미야케’ 등을 선보였다. 스와로브스키는 생수병에 크리스털이 박힌 ‘블링H2O’를 내놓았고, 파리바게뜨 ‘오’는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생수병을 캡슐 형태로 디자인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 일반 국내 생수 가격은 2L에 1000원 정도이다. 그러나 외국의 생수가격을 보자면 천차만별이다. 빙하퇴적층 아래에서 뽑아냈다는 노르웨이의 보스 생수(Voss Water) 가격은 375ml에 5천원에서 6천원 사이 정도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외국 생수는 500ml에 2500원 선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고, 가장 비싼 생수는 블링H2O이다. 이 물은 산소수의 일종으로 450ml에 가격은 40$(4만8천원)이고, 350ml는 가격이 24$(2만 8천8백원)이다. 현재 수돗물 가격이 1L당 1원도 안 되기 때문에 엄청난 차이다. 휘발유 가격이 2014년 2월 기준 1800원 선인 것을 비교해본다면 지금의 물 가격은 기름보다 비싼 것이다.

생수가격이 병의 외관 때문에 비싼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안전한 물에서 시작해서 몸에 좋은 물을 선호하는 현재의 판도 때문이다. 웰빙 트렌드와 건강에 대한 관심도 프리미엄 생수 시장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요소다. 이에 따라 생수 매장도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강남점, 영등포점, 센텀시티점 등 4곳에 생수 전문 매장인 ‘워터바’를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워터 어드바이저가 상주하며 생수 정보와 시음 기회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역시 서울 명동 본점 생수 코너를 2009년 9월 워터바로 전환한 바 있다.

물은 단순한 마실 거리가 아닌 일종의 음료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화와 그에 따른 가격차이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직종으로 워터 소몰리에가 생겨났다. 물의 종류와 성분 및 특성, 맛을 구분하여 개인의 기회 및 체질에 때라 알맞은 물을 추천해주는 직업을 말한다. 미래에는 더 이상 단순히 타는 목마름을 채우기 위한 액체가 아닌 맛을 위한,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음료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현재 중동지방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부산지역에서도 ‘미래의 물’ 산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물 공급이 수요 따라가지 못해

산업이 발전하고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물의 사용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생태계 파괴와 수질오염 등으로 공급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자원으로서의 물의 값어치는 그만큼 더 커지고 있다. 과거 수자원 전문가들은 “2천 년대는 기름 값보다 물 값이 더 비싸 지리라고 예상한다”고 했으며 실재 지금의 생수 가격은 기름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는 국제분쟁이 기름이 아니라 물 때문에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피력했다. 그러므로 한정된 물을 더 많이 얻기 위한 나라간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이며, 물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나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제등용시스템분석연구소 소장인 파벨 카바트는 전 세계 물 사용량은 증가되고, 인구 증가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준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2013년 1월 한국물포럼 주최로 열린 ‘2015대구, 경북 재 7차 세계 물 포럼 준비 대 토론회’에서 ‘세계 물 시나리오’에 대한 기조연설을 한 그는 아시아 물 문제 해결이 미래 물 시나리오 첫 번째 과제라고 피력했다. 아시아 물 사용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세계에서는 보이지 않은 국가 간의 갈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더욱더 미래 물을 위한 연구가 시급해진다고 덧붙여 말했다. 많은 학자들이 걱정하고 있는 ‘미래의 물’은 학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제는 전 세계인들의 고민해야 될 문제가 되고 있다.

 

 

미래의 물을 위한 준비

우리에게는 좀 생소하지만 바닷물에서 소금기를 빼내어 민물로 만들기 위한 연구와 노력은 오래 전부터 거듭되어 왔다. 세포막과 같은 특수한 막을 이용해 소금을 걸러 내거나 끓여서 민물을 얻는 방법들이다. 이런 담수화 공장은 이미 100여 나라의 3천 5백여 곳에서 가동되고 있으며 물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해마다 15%씩 증가하고 있다. 지금은 중동지방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사업이고 현재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해수담수화 시설이 오는 4월부터 하루 4만 5천 톤을 생산해 인근 5만 명에게 식수를 공급한다. 2009년부터 공사가 진행된 이 사업은 부산시, 국토진흥원, 광주과학기술원, 두산중공업(주) 등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캐나다 ‘엘레멘트 포'라는 회사에서 공기 중의 습기를 물로 바꾸는 일반 가정용 물 제조기를 출시했다. 무게 20㎏의 미래형 에어컨처럼 생긴 이 제품의 이름은 ‘워터밀'이다. 워터밀은 습도 69%, 기온 33℃의 조건에서 하루에 약 14ℓ의 물을 만들 수 있는데, 이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수 양의 2배 정도이다. 이 장치는 주변 습도에 따라 대기 중 습기의 10~40%를 물로 바꾸는데, 주변 환경을 3분마다 점검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한편 석회질 광물로서 시멘트나 깁스의 재료로 사용되는 석고에서도 물을 뽑아내는 기술이 발명됐다. 네덜란드의 한 에너지 벤처기업 연구팀은 2008년 6월 사막 지역에서 발견되는 광범위한 석고에서 물을 분리하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7년 이스라엘의 연구팀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건축물을 이용해 공기에서 하루에 최소 40ℓ 이상의 물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거꾸로 뒤집어진 피라미드처럼 생긴 30㎡ 크기의 이 기구는 ‘WatAir'로서, 어떠한 악천후나 오염된 환경에서도 매일 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전기가 필요 없으므로 오지나 후진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들의 놀이터도 되고 비와 열을 피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피라미드형의 물 제조 기구는 영국의 엔지니어 회사인 Arup이 주관하는 국제적인 물 만들기 대회에서 입상해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다양하게 미래의 물을 준비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물은 단순한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액체분자이다. 하지만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는 적지 않다. 미래에는 분명 전 세계가 물 부족을 겪으며 허덕일 것이고,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활발하게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해수 담수화시설’들이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계자들은 “기름보다 비싼 물을 수입하면서 건강에 신경을 쓰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생존을 위한 물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의 물 과연 어떠한 인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며 양상을 보일지 그 미래의 모습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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