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Cover Story] 사상 첫 3선 서울시장, 민선 7기 시정 돌입
[이슈메이커_Cover Story] 사상 첫 3선 서울시장, 민선 7기 시정 돌입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8.08.07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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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사상 첫 3선 서울시장, 민선 7기 시정 돌입
 
‘시민의 삶 바꾸는 10년 혁명 완수할 것’
 
박원순 시장 트위터
박원순 시장 트위터

 

광장을 가득 메웠던 촛불 민심과 한반도 대전환의 기대감은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민선7기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 정치 지형에 큰 변화를 줬다. 사상 처음으로 3선 서울시장에 오르면서 오는 2022년까지 10년간 서울시를 이끌게 된 박원순 시장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취임식도 없이 빠르게 업무에 복귀하며 당선 공약인 ‘시민의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재임 10년’ 채우는 민선 7기의 출발점
 
박원순 시장은 지난 2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참배하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취임사를 발표한 뒤 본격적으로 시정 업무를 시작했다. 1기와 2기에 이은 시정 연속성을 고려해 별도의 취임 행사는 생략한 것이다. 박 시장은 처음 당선되던 2011년 1기 취임식 때 최초로 온라인 취임식을 열어 호응을 얻기도 했고, 지난 2014년 2기 취임식은 서울시청 앞에서 시민 아이디어와 재능기부로 꾸려 ‘비용 제로 취임식’을 열었던 바도 있다.
 
3기 임기를 연 박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 서울의 최대의 현안은 바로 시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앞으로 4년, 제 모든 것을 시민의 삶이 개선되는 데 걸겠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뒤 살피지 않고 오로지 시민의 삶을 챙기는데 전념하겠다”고 일성을 밝혔다. 이어 “지난 시간 보수정부의 반대를 이겨내며 시민의 삶에 투자하는 정책을 펼쳤지만 왜 더 과감하지 못했나, 왜 조금 더 속도를 내지 못했을까 하는 죄송한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고 지난 1, 2기 때의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3선 성공에는 민선 6기의 성공적인 운영이 기반이 된 것이 사실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52.8% 득표율로 2위 김문수 후보와 3위 안철수 후보를 크게 따돌린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 민선 6기 서울시는 복지와 안전, 노동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안전한 서울’에 대한 요구가 커진 상황에서 출범한 박원순 2기 시정은 안전 관련 정책에 방점을 뒀다.
 
이와 함께 복지 사각지대의 가구를 끌어안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시행과 청년수당 시행,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비율을 30%로 높이는 등 복지정책을 강화했다. 2012년 처음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해 1만 명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생활임금을 도입하는 등 노동정책에도 힘을 실었다. 이외에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도입해 2만대로 늘리고 60만 회원을 확보했으며, 낡은 고가도로를 공중정원으로 바꾼 ‘서울로7017’을 개장해 도심의 풍경도 바꿔 놓았다.
 
박원순 시장은 별도의 취임식을 생략한 채 현충탑 참배와 기자간담회를 열어 취임사를 발표한 뒤 본격적으로 시정 업무를 시작했다. ⓒ박원순 시장 트위터
박원순 시장은 별도의 취임식을 생략한 채 현충탑 참배와 기자간담회를 열어 취임사를 발표한 뒤 본격적으로 시정 업무를 시작했다. ⓒ박원순 시장 트위터

높아진 정치위상, 차기대권 경쟁력 ‘탄탄’

‘사상 최초의 서울시장 3선 고지 점령’이라는 명예를 안게 된 박원순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수혜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선 박 시장의 정치적 위상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쩍 커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소속 정당도 없이 시민운동가 출신이라는 이력 하나로 시장에 당선된 이래 그는 이번 선거에 이르기까지 매번 강력한 보수정당 후보들에게 낙승을 거두며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뿐만 아니라 3차례의 선거를 치르면서 매번 2위와의 표차를 벌리는 득표력도 발휘했다. 이로 인해 지방선거 이후 ‘여대야소’로 새롭게 펼쳐진 정치지형도에서 가장 두드러진 인물로 자리 잡게 됐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박 시장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자웅을 겨뤄볼 만한 당내 경쟁자들이 줄줄이 정치적으로 사형선고를 받거나 내상을 입은 상황도 박 시장의 존재감을 한층 뚜렷하게 만든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소속당 더불어민주당의 상황도 나쁘지 않다. 박 시장 본인의 선거보다도 자치구청장 선거에 적극 나서는 등 전체 서울지역 판세를 아우르고, 25개중 24개 자치구와 102명의 서울시의원을 탄생시키는 승리를 견인하면서 당내 입지가 탄탄해짐과 함께 정책 추진에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더불어 민선 5~6기를 거치면서 발탁한 ‘박원순 키드’들이 시정운영의 중심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때라는 점도 고무적인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원순 시장의 향후 임기 동안에는 첫 재임 당시부터 1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간부들이 시정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시정운영이 한결 원활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2년차를 맞아 서울시 정책과 정부 정책간의 상호호환성이 잘 부합한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와의 마찰로 시정운영의 맥이 종종 끊겼던 아픈 경험이 있는 박 시장으로서는 마음껏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시정 운영과는 별개로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보궐선거 당시 자신의 최대 우군이었다가 이번 선거를 통해 적으로 만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를 따돌리면서 이른바 ‘양보론’에서도 자유롭게 됐다. 그동안 박 시장은 안 후보의 ‘아름다운 양보’에 무임승차해 서울시장이 됐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번 승리를 통해 정치적 부채를 깨끗하게 청산했다. 박 시장 역시 선거 준비기간 “당시에는 이명박 정부의 독선에 우리가 맞서는 민주개혁진영의 동지로 함께 했던 것”이라면서도 “세월이 흐르면서 당적도, 가는 방향도 달라지고 서로가 다른 곳에 서 있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4년간 박원순 2기의 시정 운영은 각종 참사 속에 안전 관련 정책에 방점을 뒀다. ⓒ박원순 시장 트위터
지난 4년간 박원순 2기의 시정 운영은 각종 참사 속에 안전 관련 정책에 방점을 뒀다. ⓒ박원순 시장 트위터

‘더 넓은 변화’ 약속한 3기 시정

박원순 3기 시정이 시작되면서 공약 이행으로 달라질 서울의 모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정책 기조와 공약 내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핵심 키워드는 ‘균형발전’이다. 민선 6기에서도 핵심 과제로 꼽혔던 낙후도심의 재생 사업은 기존 정책에 더욱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올해부터 서울 지역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에 포함되어 현재 7곳의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와 별도로 박 시장은 올해 시비 5,000억 원을 투입한 독자적인 도시재생사업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도시재생이 지역 주민들이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서울로 7017 주변만 해도 관람객 증가 외에는 두드러진 효과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일대의 임대료가 2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까지 감지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업지가 강북에 몰려있어 강남권과의 이해관계 충돌과 갈등 조정도 과제이다. 현재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지나 일자리 창출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스마트시티’ 사업 선정지의 대부분이 한강 북쪽 14개구에 속해 있다.
 
더불어 박 시장이 진행할 혁신의 키워드로는 경제와 복지, 남북관계가 꼽힌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부터 박 시장은 가장 자신 있는 정책으로 ‘자영업자 3종 세트’를 꼽았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핀테크 기술을 이용한 지급결제시스템인 ‘서울페이’를 하반기 중 출시해 카드 수수료를 0%대로 낮추겠다고 공언했으며, 병원에 가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유급병가 제도를 도입하고 고용보험료의 20%도 서울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아이 돌봄 문제를 해소하는 것도 시정의 핵심 목표다. 경력단절이나 저출산의 결정적 원인인 돌봄에 대한 공공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은 만큼 서울시 차원의 남북교류 정책도 활발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평축구 부활과 제100회 전국체전의 서울·평양 공동개최를 제안한 박 시장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평양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히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진정한 의미의 대북관계 개선을 위해 지방정부는 물론 지자체를 중심으로 하는 상호교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며 박원순 시장의 당내 입지는 물론 정책 추진에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 트위터
전문가들은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며 박원순 시장의 당내 입지는 물론 정책 추진에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 트위터

미세먼지와 협치는 해결해야 할 과제

박원순 시장의 향후 4년 임기의 가장 큰 과제는 높아진 시민의 눈높이다. 그리고 이 중 가장 먼저 꼽히는 문제가 미세먼지 해결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박 시장은 모든 시내버스를 친환경 천연가스 버스로 교체하고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했다. 동북아 13개 도시가 참여하는 포럼을 만들어 미세먼지 감축에 여러 가지 노력도 기울여왔다. 하지만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은 서울 내 초미세먼지(PM-2.5)를 4년간 20% 이상 감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지금까지 농도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작년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미세먼지 대토론회를 열고 미세먼지가 심할 때 대중교통 이용요금을 면제하는 일종의 ‘극약 처방’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 예산 150억 원만 소요한 채 교통량 감소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세 차례 시행한 뒤 취소됐다. 때문에 일각에선 서울시의 미세먼지 감축 여부는 민선 7기 시정의 성공 여부와 유력 대권 주자로 발돋움한 박 시장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또 다른 대표 브랜드인 시민사회와의 ‘협치’도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대두된다. 박 시장은 서울시에 입성한 이래 시정운영의 중심을 관료주의에서 협치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성과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 위원회가 2011년 103개에서 2017년 7월 189개로 증가하는 등 시민사회의 참여가 늘어났다. 하지만 위원회의 개방성, 현장성 강화와 여전한 관료사회의 저항과 비판적 여론 해소가 과제다. 이번 선거에서도 경쟁후보들의 공격 빌미가 된 이른바 ‘6층 사람들’은 시민사회진영 인사들에 대한 반감을 대변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3선 연임제한으로 인한 레임덕과 대권 잠룡으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시정 몰입도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존재한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모든 서울시장은 예외 없이 대선주자로 분류됐다”면서 “지난 대선에서도 중도 포기했지만 출마 의사를 밝혔던 만큼 이번에도 뜻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은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서울시는 전국 지방정부의 맏형이다. 서울시가 그간 펼쳐온 혁신 정책들은 다른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 하나의 모델이 돼 왔다. 지난 6∼7년 열심히 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모델을 생산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나”라며 일축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박 시장이 후보시절 공언했던 ‘시민의 삶을 바꾸는 10년’의 완성 못지않게 그 이후를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민선 7기 지방자치 시대의 출범과 함께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소신 행정을 펼치는 것이다. 시민들의 관심과 견제 활동도 함께 시작된 만큼 박 시장이 향후 공약을 어떤 방식으로 시정에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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