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PLAN KOREA - 시니어 연구자 부문] KAIST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최병규 교수
[2014 PLAN KOREA - 시니어 연구자 부문] KAIST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최병규 교수
  • 이종현 기자
  • 승인 2014.03.04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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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종현 기자]

 

“산업계에 필요한 인재 양성이 저의 역할입니다”

 

산업공학 저서 집필, 미국 유명 대학 강의교재로 채택

 

KAIST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최병규 교수가 집필한 책이 미국의 명문 주립대학인 버클리 대학의 강의교재로 채택되었다. 미국 대학의 강의교재로서 국내 산업공학 서적이 선정된 첫 번째 사례이다. 오는 8월에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그는 국내 산업공학계의 권위자이다. 숱한 연구 성과들을 이룬 최 교수는 “교수는 연구자로서의 역할보다 교육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후진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산업공학의 선두자, 산업공학과 제 1호

산업공학(Industrial Engineering)은 시스템의 관리 및 개선, 목표의 최적화를 위한 학문이다. 국내 산업공학과 역사를 함께 한 서울대 산업공학과는 1973년 제 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최병규 교수는 이 대학의 1회 졸업생으로서 사실상 최초의 국내 산업공학도인 셈이다. 이후 한국과학원(현 KAIST)산업공학과 1회 졸업생으로 석사를 마치고, 미국 Purdue대에서 컴퓨터 원용 설계/제조(CAD/CAM) 분야 박사학위를 받고 1983년 KAIST의 교수로 취임했다. 그는 이 분야 국제 학계에 선도적인 연구결과들을 발표함으로써 우리나라 산업공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이바지했다. 1989년에 국내 최초로 3차원 제조(CAM)시스템의 국산화를 달성하여 벤처회사 ㈜큐빅테크(서울 구로동 소재)를 spin-off(정부출연기관의 연구원이 자신이 참여한 연구에서 얻은 결과를 가지고 창업할 경우, 정부 보유 기술을 사용하는 로열티를 면제해 주고 후에 신기술연구기금 출연을 의무화하는 제도)시켰고, 1992년 대형 선박 프로펠러 가공 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로 장영실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신개념 지능형 CAM시스템 Soft-Master를 개발해 이 기술을 해외 기업(불란서 Dassault Systems사 및 미국 Chrysler자동차)에 기술이전을 하는 등 산업계에 큰 영향을 끼쳐 2008년에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한국공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전문 분야였던 CAD/CAM 분야 뿐 만 아니라 발전하는 사회에 발맞추어 반도체/LCD등 첨단산업에 적합한 시뮬레이션 기반 생산운영 시스템도 개발해 또 하나의 벤처회사 ㈜VMS솔루션스(대전 테크노벨리 소재)를 spin-off시켰다.

최 교수의 행보는 세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으며 자주 인용된 논문 연구자(HCR; Highly Cited Researcher)에 네 번째로 뽑힌 한국인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그는 “컴퓨터 원용 제조(CAM)분야는 순수학문이라기보다는 응용학문이고 인기가 별로 없는 분야라서 HCR에 든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고 말하며 “제 논문은 한국 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개발하는 과정에 쓰인 것인데, 이런 기술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있어 영광입니다”고 전했다.

 

 

실용성 위주의 구성으로 해외 대학에서도 호평

최 교수의 저서 ‘이산사건시스템의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Modeling and Simulation of Discrete Event System)’은 국내 산업공학 서적으로는 최초로 해외 대학의 산업공학 강의 교재로 채택되었다. 이 교재를 선택한 버클리 대학의 산업공학과 슈루벤(Lee W. Schruben) 교수는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최 교수의 책을 “학술적 가치뿐 만 아니라 교육적 방법론도 뛰어납니다. 이번 학기에 개설되는 ‘이산사건 시뮬레이션(Discrete Event Simulation)’의 강의 교재로 쓰기로 했습니다”며 최 교수의 저서에 대해 극찬을 했다. 최 교수의 저서는 현재 KAIST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서 정규교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가 지금까지 강의를 해오면서 기록한 강의노트를 바탕으로 저술한 것이다. 2~3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미국 출판사인 John Wiley와 계약을 맺고 1년간 교재 집필에 온 힘을 쏟은 그는 완성된 책을 두고 “책을 집필하는 것은 마라톤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같은 장편은 아니지만, 영어가 일상화되지 않은 한국인으로서 영어로 된 교재를 쓰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고 전했다. 오랜 교육기간 중 10권 이상의 교재를 사용했지만 만족스러운 것이 없어 스스로 집필하게 되었다고 집필 이유를 밝힌 그는, 산업공학이라는 학문은 실제 산업에서 쓰일 수 있는 것을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교재들에서 있던 추상적일 수 있는 이론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학생들이 배워야하는 기본 이론과 함께 실용적인 내용들로 구성해 교재를 만들었다고 한다.

 

 

연구자이기 전에 교육자

오는 8월에 교수 임기를 마치게 되는 최 교수에게 기자는 후배 교수들이나 학생들에게 남길 말이 없는지 물었다. 그는 "저는 KAIST라는 좋은 환경을 얻어서 나름의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해 국내 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들이 되길 바랍니다"는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교수진들에게는 "교수들이 개인의 연구 업적을 노리기보다는 우수한 학생들을 길러내는데 썼으면 합니다. 교수는 연구하는 사람이기 전에 가르치는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며 따끔한 충고를 했다.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강조하는 최 교수는 본인이 작성한 교재가 버클리 대학의 정식 강의교재로 채택된 것을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KAIST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산업공학도 제 1호로서 산업공학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최 교수의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져, 우리나라가 산업공학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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