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Power] (사)한국여성사진가협회 제이 안 회장
[Woman Power] (사)한국여성사진가협회 제이 안 회장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4.03.03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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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꿈을 꾸고 있나요? 그렇다면 자신만의 색을 찾을 수 있죠”

 

제 5대 (사)한국여성사진가협회 회장 선출

 

 

“찰칵 찰칵” 브로드웨이 42번가 한편에서 지나가는 버스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누른다. 그것도 뉴욕에 4개월을 머무르다가 돌아서는 마지막 날이란다. 서울, 뉴욕, 파리 등 저마다의 색으로 표현된 도시를 촬영하는 작가다. 도심 속에서 색깔을 찾을 수만 있다면 기약 없는 기다림도 불사하는 이 사진가는 도시의 삭막함보다는 활력을, 어두움 보다는 밝은 모습을 렌즈에 담는다.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풍경이 도심 곳곳에 숨어있다며 이곳을 놀이터 삼은 그가 최근 또 다른 색을 찾아 나섰다는 반가운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서울 윤당아트홀에서 만난 제이 안(안정희) 회장은 빨간 머리 위에 화려한 깃털 모자를 쓰고 인사를 청했다. 사무실 곳곳에 놓인 작품, 립스틱 색깔 하나까지 범상치 않은 것이 없다. 형형색색의 그녀가 새로운 색을 찾기로 한 곳은 (사)한국여성사진가협회(KOWPA, 이하 여사협)다. 1998년 창립된 여사협 회원은 120여 명. 전업 작가가 대부분이다. 20대 신진 작가부터 사진 분야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중견 작가들, 70대 원로들까지 ‘여성 사진가’란 이름으로 모이고 있는 이곳에서 안 회장은 회장선거를 통해 선출된 최초의 회장이다.

“협회가 창립될 때와는 달리 사진문화 환경도 크게 변했습니다. 때론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과거에 얽매이기 보다는 도전정신으로 협회를 이끌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한 여성사진가협회가 여성작가 뿐 아니라 사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소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드립니다.”

한국 여성사진가를 만들어 내는 산실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안 회장은 회원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전시기획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내년 여사협 전 회원이 참여하는 회원전과 그룹전을 앞두고 학술세미나, 워크숍 등을 활성화 시킬 계획이다. 더불어 그는 사진예술계에서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길을 닦은 선배들의 정신을 물려받아 젊은 여성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적극 지원해주겠노라고 거듭 강조한다. 실제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Summer of Photography’ 전시회에서 ‘Gender Relation’이라는 주제로 참여할 작가를 추천해달라는 벨기에 문화원의 요청을 받고, 추천을 진행한 바 있는 그는 좋은 기회가 있다면 회원들 뿐 아니라 여사협에 소속되지 않은 젊은 작가들에도 기회를 줄 예정이다.

여사협이 여성 사진가들의 작품 활동만을 위해 뭉쳐진 단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곳 회원들은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데도 열심이기 때문이다. ‘결혼 이주여성들의 꿈’ 사진전이 대표적인데, 여사협 소속 작가 33명이 이주여성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형상화해 이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종의 예술치유 프로젝트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자신의 임기 동안 재능기부 활동을 더욱 활성화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안 회장은 금번에는 피사체를 바꿔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의 모습을 전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라져 가는 골목의 추억을 담다

뉴욕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이후, 도시를 사랑하는 사진가로 변신하기까지 안 회장의 삶에서 즐거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화와 언어의 장벽에서 빛이 보이지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꿈’을 향한 그의 열정을 꺾을 수 없었다. 지금도 꿈을 꾼다며 밝은 웃음을 지어보인 그는 화려한 도시를 잠시 뒤로 하고 사라져가는 골목길을 렌즈에 담고 있다. 4년 전부터 청계천 공구상가 골목을 촬영하고 있는 안 회장은 오는 3월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5번째 개인전인 ‘청계천-기억될 시간’을 앞두고 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허름한 간판과 새파란 비닐로 덮여있는 상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시계가 걸린 벽, 쏟아진 체인 등 대도시와는 다른 풍경이 조금은 쓸쓸하고 슬프지만 아름다웠다고 회상하는 그녀의 셔터는 공구상가 골목에서 쉴 새 없이 소리를 낸다. 사진촬영이 있는 날이면 골목길 어귀의 옛날 토스트 집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아침을 해결한다는 안 회장. 그가 바라보는 좋은 사진은 ‘기술’이 아닌 ‘이야기’이기 때문에 작품의 배경에 작가가 녹아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은 단순이 ‘찰칵’하고 셔터를 누르는 행위 자체가 아닙니다. 사진은 작가의 언어이고, 언어는 곧 사고활동이라고 할 수 있죠. 다시 말해서 자신의 생각이 반영된 기획과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본인의 색이 담긴 사진도 없게 됩니다.”

사진이 있기에 삶이 풍요롭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제이 안 회장. 모두가 삭막하다고만 느낀 도심에서 희망과 기쁨의 색을 발견한 그이기에 (사)한국여성사진가협회의 색을 찾아 떠난 그의 여정이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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