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더글라스 케네디 - 당신의 삶에 묻는다. “What do you want?”
[단독]더글라스 케네디 - 당신의 삶에 묻는다. “What do you want?”
  • 경준혁 기자
  • 승인 2014.02.13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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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경준혁 기자]

[The Author and Book]

더글라스 케네디



당신의 삶에 묻는다. “What do you want?”


“삶에는 정확한 답이 없다.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선 위험을 감수하라”



드라마틱한 전개와 스토리가 돋보이는 ‘빅 픽처(Big Picture)’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가 지난 12월 방한했다. 170주 이상 베스트셀러라는 놀라운 기록을 가진 ‘빅 픽처’를 통해 이미 국내에 많은 독자 팬들을 형성한 더글라스 케네디는 2010년 ‘빅 픽처’를 필두로 2013년 ‘파이브 데이즈’까지 국내 독자들에게 총 아홉 권의 소설을 선보였다. 다작하는 작가임에도 태작이 없는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그를 만나봤다.





지난 12월 4일 압구정 현대백화점 토피즈홀에서 <빅 피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간 출간을 기념해 독자 200여명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신간 <파이브 데이즈>는 중년 여성인 로라가 진정한 ‘나’를 찾는 5일간의 여정을 그린 소설로, 현대인들의 고뇌와 갈등, 좌절과 희망이 적절히 어우러져 다시 한 번 독자들에게 삶의 방향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신은 행복한가, 불행한가? 선택이 결국 삶을 결정한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이날 ‘나의 삶과 나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더글라스 케네디가 처음 꺼낸 화제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저의 아버지는 항상 제게 변호사나 회계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했습니다”라며 말을 꺼낸 그는 “저처럼 현재 많은 사람이 가족의 압력에 의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케네디는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는 오늘밤에 ‘선택’이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 두 가지를 꼽으라면 선택과 변화일 것입니다. 그리고 더불어 여러분께 철학적인 질문을 하나 던질 것입니다. ‘나의 행복과 불행, 이것이 과연 나의 선택일까?’ 삶은 자신이 한 선택의 문제입니다. 운명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죠. 저는 결혼도 했고 이혼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험이 좋은지 나쁜지는 결코 단정지을 수 없어요. 이처럼 모두의 인생에 있어 이야기는 있지만, 진실은 우리가 해석한 버전만 있을 뿐이에요. 운명은 선택이고 인생은 모든 것이 해석입니다. 그 누구도 어떤 진실에 대해 전부 옳다고 말할 수 없죠. 삶을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불행한 일을 겪는 것은 삶을 사는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비극을 어떻게 바라보고 운명에 대처하느냐가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짓게 되는 거죠.”

  우리는 불행이 아닌 행복을 선택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전한 그는 자신의 이모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의 이모는 항상 밝고 유쾌했으며, 남편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늘 남자친구가 있었을 만큼 인생을 재미있게 사시는 분이었다. 그런데 하루는 이모가 갑자기 케네디의 딸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어린 시절 의료사고로 죽은 자신의 딸이 생각나서였다. 이모는 어린 딸을 잃은 비극을 수용하고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기로 선택했고, 그 선택으로 지금까지 밝게 살아왔던 것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우리 자신이 처한 운명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의 압력에서 벗어나 스스로 글을 쓰는 일을 ‘선택’한 그는 라디오, 신문 등 여러 언론 매체에 기고하고, 연극을 위한 극본을 쓰기도 하면서 약 20년간 무명 시절을 겪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비싼 양복을 입은 무기력한 표정의 사내의 어깨에 굉장히 비싼 카메라 가방이 걸려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 장면이 그의 대표작 <빅 픽처> 집필의 시작이다. 그의 나이 39살이었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그가 저술한 문학 작품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파이브 데이즈>는 ‘불행한 삶, 기존의 삶을 떠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이 담긴 책이라고 소개했다. “<파이브 데이즈>는 재미없는 삶을 살아가던 로라와 리처드가 만나 뜨겁게 보내는 5일간의 여정을 담은 책입니다. 주인공인 로라는 똑똑하고 아름답지만 자기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입니다. 집과 직장, 직장과 집을 매일 반복하며 무미건조하게 살아왔죠. 그러던 어느 날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한 로라는 그곳에서 자신과 닮은 남자 리처드를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으며, 삶의 유일한 도피처는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공통점을 공유하던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트게 되고, 결국 이 두 사람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변화를 꾀하게 됩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삶에는 정확한 답이 없으며,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소설은 큰 질문입니다. ‘What do you want?’ 이 질문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삶에는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이죠. 저 역시 제 자신이 하나의 큰 미스터리입니다(웃음). 저는 성공한 소설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저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글을 썼습니다. 그래서 제 글에는 내면갈등에 대한 표현이 많이 있기도 하죠. 저는 사람들에게 항상 소설가의 특권은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삶은 그렇지가 않아요. 불행한 삶이 더 나은 삶이 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반드시 선택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해서 삶을 이끌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뒤이어 참석한 독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다음은 독자들의 물음에 대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답변이다.

 


Q 영화화된 <빅 픽처>를 봤나요?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제 소설 중 지금까지 3개의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빅 픽처>입니다. 소설가 입장에서 소설의 영화화는 카지노에 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만큼 위험하고  모험적이라는 뜻이죠. 영화는 소설만큼 장면과 인물에 대해 세밀하게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해요. 그런 점을 고려하고 보았을 때, 영화 속에 책의 성격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괜찮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 영화화가 안 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실패했지만 저에게는 소설이 있기 때문이죠.(웃음)



Q 페이스북을 통해 수시로 글을 올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혹시 SNS 글을 모아 에세이를 낼 생각은 없나요?

제가 페이스북에 쓰는 글은 일상적인 삶이 아닌 철학적인 내용입니다. 그러한 글을 수시로 올리는 이유는 어떠한 책을 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매일 어떤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뇌 자극에 좋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상황이나 장면을 보고 글로 남겨 기록하는 활동은 새 소설을 쓰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나는 실제로 공항에서 남자를 향해 “What do you want!”라고 외치며 울고 있는 독일 여성을 보고 소설의 영감을 받은 적이 있어요.



Q 매일 쓰는 글의 양이 매우 많은 것 같습니다. 글 쓰는 작업은 어떤가요?

글을 쓴다는 것은 제 오랜 습관입니다. 또한 저 뿐만 아니라 글 쓰는 작업은 누구에게나 좋은 습관이죠. 저는 매일 글을 쓰는데, 글은 예술이기도 하지만 장인정신이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그만큼 글을 쓰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제가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바쁜지 그런 주변적 상황과는 상관없이 매일 꼭 2장씩은 쓰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매일 조금씩 쓰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고요.





Q 자신이 쓴 글에 대해 후회한 적도 있나요?

이 질문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항상 자신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입니다. 후회라는 것을 의구심이라고 말한다면 저는 매일 제가 쓴 글에 의구심을 느껴요. 그러나 이것은 작가 삶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저는 작가의 삶이란 ‘자신감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항상 자신의 글에 대해 의구심이 가져야 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힘이야말로 작가의 큰 자질이죠. 계속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글을 써 내려가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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