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前국가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
[단독 인터뷰]前국가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
  • 경준혁 기자
  • 승인 2014.02.13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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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경준혁 기자]



‘인생’이라는 새로운 마라톤의 출발선에 서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완주를 향해 달리겠습니다


흔히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은 그야말로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 종목이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지구력과 심폐능력, 육상스킬도 중요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일반적인 육상경기와 달리 오르막과 내리막이 구성되어 있는 마라톤 코스는 우리의 인생과 너무나 닮아있다. 수많은 장애물과 고난을 이겨낸 자만이 피니쉬 라인의 감격을 맞볼 수 있는 것이다.




전무후무한 ‘40회 풀코스 완주’의 기록. 풀코스 42.195km로 따졌을 때 무려 1687km에 달한다. 훈련을 위해 달렸던 거리까지 포함하면 무려 16만km, 지구 4바퀴를 달린 셈이라고 한다.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후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수많은 상을 휩쓴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 인생이 마라톤이라면 그야말로 수없이 많은 인생을 살아온 셈이다. 그런 그가 또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경영’이라는 새로운 마라톤을 출발한 그의 ‘41번째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세계적 마라토너의 삶, 그 후

◎ 최근 방송에서 자주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봉주 선수의 새로운 모습에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우연히도 연락이 닿아 방송출연을 시작했어요. 불멸의 국가대표라던가 댄싱 위드 더 스타 모두 새로운 도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즐겁게 진행했습니다. 지금의 제 생활이 모두 도전이니까요. 앞으로도 섭외가 들어오면 도전해 볼 생각이 있습니다.


◎ 한편, 최근까지도 ‘인천 실내무도아시안게임’ 성화 봉송 주자라든지, ‘단양팔경 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육상행사에 참가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아직까지도 체력 관리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물론 선수시절만큼 심하게 하진 않지만, 그때의 반 정도는 유지하려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컨디션을 좀 더 끌어올려서 아마추어 마라톤대회에 참가해볼 생각도 있습니다. 마라토너로서 은퇴는 했지만 마라톤 대회에는 종종 참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는 9월부터 12월 초까지 거의 매주 주말마다 마라톤 대회 초청이 들어와 참가했었습니다. 마라톤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데 빠질 수가 없더라구요. 




◎ 은퇴경기였던 2009년 10월, ‘40경기 풀코스 완주’ 달성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배웠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선수 생활동안 잠깐이라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으셨나요?
92년도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면서 무릎을 다친 적이 있었어요. 그때 6개월 간 슬럼프에 빠지면서 운동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시드니 올림픽 때는 넘어지는 바람에 성적이 안 좋게 나왔었습니다. 그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그런 시기가 길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내 맘을 추스르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고비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얼마나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느냐가 그 이후의 삶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런 시기를 잘 넘긴 덕분에 이후로도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1990년 데뷔 이후 20년 가까이 마라토너로서 살아오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저에겐 제가 참가했던 대회 하나하나가 다 소중합니다. 하지만 손에 꼽으라면 아무래도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입니다. 당시 3초 차이로 우승을 놓쳤던 게 지금까지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은메달도 제겐 크나큰 선물이었지만 그 차이가 단 3초였다는 게 저뿐만 아니라 당시를 기억해주시는 사람들에게도 아쉬운 순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01년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입니다. 당시 아버지께서 돌아가신지 얼마 안되어 맞이한 대회였습니다. 우승의 감격 속에서도 아버지께서 살아서 이 모습을 보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라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 2009년 10월 은퇴 후 벌써 4년이 넘었는데요. 더 이상 선수가 아닌 ‘전직 마라토너’ 이봉주로서 살아온 4년의 소감은 어떠신가요?
우선 그동안 사람을 많이 얻었다는 것이 좋은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운동할 때는 만나는 사람이 다양하지 않거든요. 코치님, 감독님, 동료들 정도였죠. 하지만 은퇴하고 나서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다양한 사람들과 그 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경험들을 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 우선 현재 손기정 기념재단 이사이자 대한육상연맹 홍보이사로서 후배양성과 육상스포츠 보급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유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육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최근 후배들 중에는 정진혁 선수가 눈에 띕니다. 기록도 좋고 올림픽 출전 경험도 있어서 잘 훈련하면 좋은 성과를 조만간 보여주지 않을까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후배 양성과 마라톤 중흥 위한 기반 다지기

◎ 최근 치킨 프렌차이즈 대표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셨는데요. 지도자의 길을 걸으리라 생각했던 국민들에게는 다소 의외의 결정이었는데요.
저에게도 생소한 도전이었습니다. 저희 선배님 한 분이 은퇴하고 나서의 경험들을 많이 조언해 주셨습니다. ‘뭔가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해라’라는 이야기셨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런 영향이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마라톤을 위해 재단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었거든요. 성장하기 위한 바탕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인거죠. 이를 통해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교육과 지도만큼이나 후배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재정적인 뒷받침이 부족하다’라는 점이거든요. 좀 더 맘 편하게 집중해서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제가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진심으로 대하면 언젠가 알아주실 거라 믿고 있습니다.


◎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하는데요. 마라톤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이 있으신가요?
마라톤에서는 좋은 기록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던 도중에 지치거나 힘들어서, 혹은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해 으레 짐작하곤 중도에 포기하곤 합니다. 저는 일단 출발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마라톤을 완주했을 때의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 본격적으로 새로운 길을 걸어가게 될 2014년이 될 텐데요.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선 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마라톤이었으니까요. 앞으로 후배와 단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침체된 마라톤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이 되고 싶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제가 마라톤 해왔듯 꾸준히 참고 이겨내면 언젠가 골인지점이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저희 이슈메이커 독자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마라톤을 즐기는 일반인들이 늘었음에도 프로 스포츠로서의 마라톤에는 관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마라톤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높아져서 다시 ‘마라톤 중흥’이 시작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2014년 모든 분들이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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